법륜스님/즉문즉설(2024)

[법륜스님의 하루] 욕구를 알아차린 후에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2024.06.21.)

Buddhastudy 2024. 7. 1. 19:53

 

 

스님께서는 욕구를 따르지도 참지도 말고 알아차리라고 말씀하셨는데요.

내가 지금 뭔가 하고 싶구나하고 알아차린 후

그 행동을 하고 싶어도 하지 않고

알아차리기만 하고 있으면 참는 것 아닌가요?

또 제가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을 때

알아차리고 나서 음식을 안 먹는 것도

결국은 참는 것 아닌지요?

욕구를 알아차린 후에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욕구를 알아차린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욕구를 알아차리기만 하면 됩니다.

알아차린 후에 뭘 어떻게 한다는 건

의도가 있는 겁니다.

 

먹어야 한다’, ‘먹지 말아야 한다’, ‘뭘 해야 한다하는 건

다 의도가 들어간 것입니다.

어떤 의도를 갖게 되면

스트레스를 받아서 힘이 듭니다.

그러나 알아차리는 것은 힘이 안 듭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바다를 보면서

파도가 들어오는구나’, ‘파도가 나가는구나’, ‘햇빛이 났구나’, ‘구름이 흐르는구나이렇게만 하지

구름을 멈춰야 한다’, ‘햇빛이 나와야 한다이러지는 않잖아요.

그것처럼 지금 먹고 싶어 하는구나하고

알아차리기만 하면 됩니다.

먹어야지이러면 욕구를 따라가게 되고

참아야지이러면 욕구에 저항하게 되는데

둘 다 자신의 의도가 반영된 것입니다.

의도를 갖게 되면 스트레스를 받게 돼요.

 

먹고 싶다고 먹는 것과 먹고 싶어도 참는 것은

정 반대 같은데,

둘 다 공통점은 의도를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는 욕구를 따르고자 하는 의도가 있고,

다른 하나는 욕구에 저항하는 의도가 있는 것입니다.

욕구를 따르면 과보를 받게 되고

욕구에 저항하게 되면 스트레스를 받게 되기 때문에

결국 이래도 문제이고 저래도 문제가 되는 거예요.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되면 기분이 좋고,

자기가 원하는 대로 안 되면 기분이 나빠집니다.

, 고락(苦樂)을 계속 겪게 됩니다.

 

먹고 싶어 하는구나하고 알아차린 후

그걸 따라서 먹어야지또는 안 먹어야지하는 의도를 일으키지 않으면,

먹지 않으니까 과보를 받지 않게 되고

저항하지 않으니까 스트레스도 받지 않게 됩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알아차림이 지속되지 못합니다.

처음에는 먹고 싶어 하는구나하다가

먹어야지하거나

그래도 안 먹어야지이렇게 되기 때문에

결국 참는 게 됩니다.

 

다만 먹고 싶어 하는구나

이렇게 알아차리기만 하면 됩니다.

먹고 싶어 할 때마다

질문자가 참는 쪽으로 가기 때문에

알아차리는 것과 참는 것을 잘 구분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둘을 구분하기 좀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먹고 싶어 하는구나하고 알아차리는 것도

결국은 안 먹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참는 것과 알아차리는 것이 현실에서는 같기 때문에

구분이 좀 어려울 수 있어요.

그러나 참는 것은

의도가 있어서 에너지가 들어가니까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알아차림은 그냥

먹고 싶어 하는구나’, ‘저 사람이 길을 가는구나’, ‘저 사람은 빨간 옷을 입었구나하고

다만 알아차리는 것이기 때문에

에너지가 들지 않습니다.

나도 저 옷을 입어 봐야지라든지 왜 저런 옷을 입고 다니지?’ 이러면

에너지가 드는데,

그냥 그렇구나할 뿐이기 때문에

에너지가 들지 않습니다.

 

질문자는 처음에 그렇구나하고 잘 알아차려 놓고는

그다음에 안 먹어야지하기 때문에

참는 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구나하고는 먹어야지하면서 욕구를 따르게 되니까

알아차림을 유지하지 못하는 거예요.

 

그냥 다만

먹고 싶어 하는구나’, ‘담배를 피우고 싶어 하는구나

이렇게 마음이 일어나는 것을

다만 알아차리기만 하면 됩니다.

 

알아차림은 한 번만 하는 게 아니고

찰나 찰나를 계속 알아차려야 되는 거예요.

처음에는 알아차렸지만

두 번째에 놓치면

바로 욕구를 따라가거나 저항하는 쪽으로 가게 됩니다.

그래서 알아차림이란 찰나를 말합니다.

그 찰나 찰나에 알아차림을 계속 유지하는 것을 지켜본다

이렇게 표현합니다.

 

표정을 보니까 그렇구나하는 게 아니네요.

그런 것 같긴 한데하면서 긴가민가하는 눈치네요.

쉽지 않은 일이니 자꾸 연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