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는 36살 된 딸이 있습니다.
딸은 방 안에서 고양이 15마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직장을 다니는 데도 돈이 부족해서
매번 돈을 달라고 해서 고양이들에게 최선을 다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해결 방법이 없고 저도 힘이 없습니다.//
엄마로서 걱정이 되겠지만
그러나 자녀분들이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남을 때리거나
또 사기를 치거나
또 성추행을 하거나
이런 사람도 많은데
지금 고양이 키우는 거는 그렇게 남에게 큰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세상에 비난을 받는 어떤 범죄적 행위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서 너무 큰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산에 있는 동물을 함부로 죽인다든지
동물을 학대하는 것은 잘못됐지만
지금 따님처럼 이렇게 고양이나 개에게 집착하는 것은
일종의 정신질환에 속합니다.
좋게 말하면 동물을 애호하고 사랑하는 거라고 하지만
이것은 거의 정신질환에 속하기 때문에 치료를 요한다.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정신질환의 치료는 남이 강제할 수 없습니다.
본인이 가서 치료받아야 한다.
옆에서 권유해 볼 수 있지만.
그런데 정신질환에서 가장 큰 문제는
본인이
“아, 내가 우울증이 있구나, 내가 분열증이 있구나
내가 뭐에 집착하고 있구나, 결핍증이 있구나”
이렇게 본인이 어느 정도 자각해서 병원에 간다면
그 경우는 대부분 치료가 어렵지 않습니다.
정신질환 치료의 어려운 점은
본인이 그걸 인정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래서 이 정신질환 중에도 의처증이나 의부증의 치료가 어려운 이유가
그 정신질환은 사회생활, 모든 생활에 정상적인데
그 남편이나 아내를 의심하는 그 한 가지만 병이기 때문에
주위에서도 부인이나 남편을 제외하고는
그 사람이 정신질환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고
본인은 더더욱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치료받을 길이 없다.
치료를 필요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아내가 잘못했다, 남편이 잘못했다’
이 생각만 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지금, 이 고양이를 키우는 것도
‘본인은 동물을 사랑해서 그렇다, 야생에 버려진 동물을 자기는 보살핀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게 어떤 집착이다, 집착이라는 병이다, 편집증이다
이렇게 얘기한다고 해서 받아들여지기가 매우 어렵다.
그래서 정신질환의 경우는
어떤 과잉 행동
자살을 시도하거나, 폭력을 행사하거나, 길거리에서 절을 하거나
누가 봐도 이상한 행동이다, 하는 정도가 될 때만 강제 입원이 가능하다.
그럼 이 정도
직장도 다니고 고양이만 키운다,
이것은 강제 입원을 시킬 방법이 없다.
엄마로서 ‘병원에 가서 상담을 한번 해보자’ 정도 제안은 할 수 있지만
현재 제가 보기에는 받아들일 확률이 매우 낮다.
그러니 그냥 두는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보여집니다.
그러면 그런 것을 보는 내가 너무너무 힘들죠.
여기서 내가 뭘 도와줘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본인의 삶이 힘들고 갈등이 생깁니다.
여기에 자기 나름대로
내가 어릴 때, 아이가 어릴 때 내가 잘못한 거, 그거 지금 생각할 필요가 없고
성인이 되었기 때문에
자기 인생은 자기가 사는 거다.
같이 생활하는 게 어렵다 싶으면
본인이 조그마한 월세나 전세라도 하나 구해서
지금 질문자가 이사를 가는 방법이 있다.
딸 보고 가라 그러면 갈 거 같지 않으니까.
그렇게 해서 안 보고 사는 게 제일 낫다.
자기 나름대로 그냥 살도록.
그럴 때 중요한 것은
인생을 어떻게 사는지 자기가 정해서 살기 때문에
부모·자식이라도 너무 관여하고 간섭하게 되면
사이에 갈등이 생기고
또 본인 인생이 너무 피곤하고, 힘이 든다, 이런 얘기에요.
상대를 미워하거나 원망하는 건 내가 반성해야 할 일이지만
이런 경우에
지나친 집착을 하고, 옛날에 내가 잘못한 걸 후회한다는 것도
질문자도 정신적으로 일종의 질환에 속한다.
그래서 그런 딸을 둔 엄마도 행복하게 살아야 하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한집에 살면서 일체 관여를 안 하든지
안 그러면 집을 주고, 살도록 주고
자기가 작은 원룸이라도 하나 구해서 나가서 생활하고
딸이 이후에 어떤 문제가 생기더라도
인생에 대해서 너무 후회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그 나름대로 살다가 그 나름대로 죽는 거니까.
세상에 보면,
부모가 볼 때는 가슴 아픈 일이 많잖아요.
스님들이 출가해서 산속에서 고행하고 사는 거 보면
부모로서는 얼마나 가슴 아파요.
그러나 본인이 그렇게 정해서 사는 걸 어떡하겠으며
또 먼 외국에 가서 사는 거 보면 또 그걸 어떡하겠으며
또 맨날 히말라야 산꼭대기로, 맨날 등산하는 사람들
부모가 보면 얼마나 위험한데, 가슴 아프겠으며
용병이 되어 맨날 전쟁터에 돌아다니는 아들을 보면 그 부모가 얼마나 가슴 아프겠으며
그러나 그것이 사회적 범죄가 아닌 이상은
본인 인생을 어떻게 살든지
그것은 각각의 인생이기 때문에
내 자식이라고 내 부모라고, 내 형제라고 그걸 어떻게 할 수 없다.
그래서 20살 때까지 잘 키웠든 못 키웠든
키운 것으로 내 일은 끝났어요, 이미.
그러니 더 이상 여기에 연연하게 되면, 자기까지도 인생이 괴로워지고 피곤해진다.
결혼생활에서는 남편 때문에 괴롭고
살만하니까 딸 때문에 괴롭고
또 딸이 문제가 해결되면 또 자기한테 다른 게 나타나고
이게 인생이에요.
그러니 남편하고 헤어진 거기에 연연해할 필요가 없습니다.
원래 태어날 때 혼자 태어났는데
혼자 살아도 괜찮아요.
둘이 살 수 있으면 둘이 살고, 혼자라 해도 본전이잖아요.
그러고 딸도 마찬가지다.
20살이 되었으면 출가해서 비구니가 되든지, 수녀가 되든지,
직장 다니면서 혼자 살든지, 고양이를 키우고 살든지, 개를 키우고 살든지
오지 여행을 하며 살든지, 국제 봉사를 하면서 살든지
거기에 너무 연연하게 되면
본인 인생이 늘 괴로워진다.
그런 데서 이 문제는
딸을 어떻게 변화시키겠다고 한다면
그건 괴로움이 끝없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내가 원하는 바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큰 범죄도 아니기 때문에
내가 집착만 놔버리면 별일 아니에요.
그러니까 딸이 고양이에 집착을 못 놓는 거나
자기가 딸한테 집착 못 놓는 거나
똑같은 거예요.
50보 100보에요.
옆에서 보면
‘고양이 그거한테 뭣 때문에 집착하나’ 하지만
제가 보면
‘다 큰 딸한테 뭣 때문에 집착하나, 그래서 그렇게 괴롭게 살면 뭐 하나’
그런 생각이 든다.
그러기 때문에
같이 살면서 집착이 잘 안 놔지면
이사 가서 마음 편히 사는 게 중요하지
집이 큰 게 뭐가 중요합니까?
손바닥만 한 방에 살아도
내가 마음 편히 사는 게 훨씬 더 중요하지 않나.
이렇게 생각해요.
'법륜스님 > 즉문즉설(2023)'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법륜 스님의 하루_ 어떻게 하면 화를 안 낼 수 있을까요? (2023.05.05.) (0) | 2023.06.26 |
---|---|
[법륜스님의 세상보기] 한반도에 전쟁이 날까 걱정됩니다. (0) | 2023.06.22 |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20. 할머니를 병원에 모셔도 괴롭고 집으로 모셔도 괴롭습니다 (0) | 2023.06.20 |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_ 불안과 긴장 때문에 평소 실력을 발휘하지 못해요 (0) | 2023.06.15 |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19. 남편은 아기가 어린이집에 다니기를 원합니다 (0) | 2023.06.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