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12년에 미국으로 이민을 왔습니다.
인종이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고 있고요.
어려서부터 그런 환경에 노출된 경우가 적어서인지
다른 인종 사람들을 보면 경계부터 하게 되고
서로 의사소통은 하지만 영어 울렁증이 함께 와서
늘 긴장되고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합니다.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겉보기에
제 자신이 경계심이 크다는 걸 많이 느낍니다.
그 이유와 어떤 마음으로 극복할 수 있을지
스님께 여쭙고 싶습니다.//
그건 극복이 쉽지 않아.
지금 인종이 다른 사람하고 같은데
할 건, 나하고 다르니까 나도 모르게 경계가 될 수밖에 없고
모국어가 아니니까 영어가 유창하지 않으니까
말을 할 때 자꾸 더듬거리게 되고, 망설이게 되고, 자신감이 없는
그걸 어떡하겠어.
자기만이 겪는 게 아니라 모든 사람이 다 겪는데.
그러나 어차피 이렇게 사는데,
어차피 버리고 한국에 와서 살게 아니라면 어차피 살려면
조금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살아야 하겠죠.
그런데 자기 개들이 서로 놀 때, 털이 검고, 희고, 노란 개들이 어울려 놀 때
“검은 개 저건 빼자, 노란 개 저건 빼자” 이렇게 차별할까 안 할까?
암놈 수놈 차별할까 안 할까?
“암놈이니까 놀지 말자, 수놈이니까 놀지 말자” 이렇게 할까 안 할까?
자연계에는 성차별, 인종차별이라는 게 없어요.
인간세계에 지금 이런 게 있다는 것은
이것은 자연스러운 게 아니다.
인간의 인식상에 오류, 무지로 인해서 생겨난 잘못된 관습이다.
그러기 때문에 자기도 한국사람으로 태어나서 한국 사람하고만 살아보는 게 좋을까?
일본사람하고도 같이 지내보고 친구를 해보고, 중국 사람하고도 친구 한번 해보고
또 황인종만 할 게 아니라 흑인하고도 같이 지내보고
또 백인하고도 한번 같이 지내보고
이게 다양한 게 좋잖아,
맨날 꽃을, 장미꽃이 좋다고 장미꽃만 보고 사는 게 좋으나?
코스모스도 보고, 진달래도 보고, 이게 안 낫나?
그러니까 여기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거야.
“왜 인종이 다른 사람하고 같이 사나”가 아니라
“아, 나는 다양한 게 좋다.”
피부 빛깔이 다른 그걸 어떡해? 피부 빛깔이 다른 걸.
그래서 인종적으로 보면, 적도 쪽에 있으면 검고,
저 위로 러시아 쪽으로 올라가면 더 희고 피부가 금발인 거 있죠?
나라가 발전하는 거 하고 아무 관계 없고
태양광선하고 관계가 있는 거요.
그건 피부 빛깔이 검을 뿐이고, 피부 빛깔이 흴 뿐이고
코가 우뚝 솟을 뿐이고, 코가 작을 뿐이고.
코끼리도 종류마다 다 다르고
고양이도 종류마다
개도 큰 개 있고, 작은 개 있고 종류마다 다 다르잖아.
사람도 덩치가 큰 게 있고, 작은 게 있고
피부 빛깔이 다른 것도 있고
생김새가 조금 다른 것도 있고
이렇게 다양한 거야.
다양한 사람들을 보고 살면 좋지.
그런데 어릴 때부터 다양한 사람들 속에서 자란 이게 자연스러움인데
우리같이 소위 단일민족
황인종에도 중국만 가도 56개 소수민족이 있잖아.
우린 그냥 딱 우리 하나 민족밖에 없어.
일본만 가도 아이누족이라고 저 훗카이도 가면 원주민이 있어.
대한민국에는 원주민이라는 게 없어.
소수민족도 없고.
베트남에 가도 소수민족이 굉장히 많아.
이런 나라는 드물어.
요런 동네에 가서 살다가,
/한국에서 살던 습관 때문에 어색한 거예요./
그러니까 이거를 긍정적으로 봐서
옛날 사람 같으면 한국에서 태어나서 한국밖에 못 살았는데
나는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어디서 산다? 미국에서 살아보고.
또 한국 사람만 만나거나 중국 사람만 만나거나 일본사람만 만나는 것도 아니고
나는 서양사람도 만나고, 아프리카 사람도 만나고
검은 사람도 만나고 노란 사람도 만나고 흰사람도 만나고
난 다양성 속에 산다.
이걸 자꾸 긍정적으로 생각해.
“아, 인종적으로 못 살겠다” 이러지 말고.
두 번째는 당연히 미국에서 태어나서 어릴 때부터 영어만 한 사람하고
한국말 내 하다가 이제 이민 가서 영어 하는 사람하고
내가 아무리 영어를 잘해도 미국 사람만큼 못할 거 아니야.
반대로 미국 사람 자기도 아무리 한국에 와서 오래 살아도 한국 사람보다 한국말을 잘할까 못할까?
그래. 그건 자연스러움이야.
자기가 영어를 떠듬떠듬한다고 외국 사람이 자기 놀릴까?
영어 서툰 건 너무 당연하게 생각해.
자기가 괜히 유창하게 하려고 자꾸 욕심을 부리기 때문에 더 두려움이 생기는 거요.
자기가 못하는 걸 인정해라, 이 말이야.
그걸 카바해서,
‘내가 너만큼 나도 잘한다’ 이렇게 자꾸 생각하지 말고
부족한 걸 지적을 받으면
“아이고, 아직 제가 영어가 서툽니다. 온 지 얼마 안 됩니다.”
이렇게 얘기하든지
“10년이 되도 혓바닥이 잘 안 돌아가네요.”
이렇게 얘기하면 되지.
미국 사람도 우리나라에 와서 내 아는 사람 20년 살아도 한국말 발음이 정확할까? 안 할까?
안 해. 딱 들으면 벌써 저거 알 수 있어.
어떤 건 잘 못알아 듣고 그래.
그러니까 그걸 서툰 거를 당연하게 받아들여라.
서툰 걸 숨기려고 하지 마라.
이렇게 해도 좀 긴장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2가지
다양한 속에서 산다
서툰 건 당연하다.
요것만 명심하면 조금 나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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