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생각해 보니까 어머니와 제가 아버지를 죽음으로 내몬 것 같습니다.
제가 아버지의 죽음과 어머니와의 관계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릴 때는 아버지는 나쁜 사람이고
어머니는 좋은 사람처럼 알지 않았습니까, 그죠?
그런데 그거는 아버지가 나쁜 사람이고 어머니가 좋은 사람인 것처럼
본인이 그렇게 느낀 거요, 본인 마음에.
왜? 아버지는 술 먹고 주사하고
엄마는 나한테 밥 챙겨주고 울면 달래주고 빨래해서 옷 갈아입혀 주고하니까
나한테 잘하니까 어머니는 좋은 사람
나한테 잘못하니까 아버지는 나쁜 사람
이런 거지.
객관적으로 아버지가 나쁜 사람이고 어머니가 좋은 사람인지
사실 그건 우리가 알수 없어요.
그런데 자기가 커서 어머니하고 살아보니까
자기도 어머니하고 살기 힘들죠.
그러면 아버지도 힘들었을까 안 힘들었을까?
힘드니까 술 먹고 좀 행패를 피웠을까 안 피웠을까?
그러면 지금 아버지가 좀 이해가 되요 안 돼요?
너무 이해되면 안 되고 ㅎㅎ
아무튼 아버지가 술을 마시고 행패를 피우는 게 나쁜 짓인 줄 어릴 때는 알았는데
내가 커서 보니까 엄마 같은 분하고 같이 살려면
남편이 참 힘들었겠다.
그러니까 엄마는 아이에게는 따뜻한, 나는 아이니까, 아이에게는 따뜻한 보살피는 엄마이지만
남편에게는 그렇게 싹싹한 엄마는 아니다.
그런데 자기가 어른이 되니까 역시 엄마하고 또 부딪히는 거요.
그래서 자기가 “아, 아버지가 꼭 나쁜 사람은 아니었구나”
그렇다고 아버지가 좋은 사람이다, 이렇게 말할 필요는 없지만
아버지가 꼭 나쁜 사람은 아니었구나“
그러면 과거에는 아버지가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내가 겪어보니까
아버지가 꼭 나쁜 사람은 아니었구나, 이렇게 되듯이
지금 엄마하고 부딪히니까 엄마가 나쁜 사람이다, 이렇게 생각하는데
과거에 내가 어릴 때를 생각해보면
엄마는 나쁜 사람이 아니잖아, 그죠?
그러니까 /늘 나를 기준으로 해서
나한테 잘해주면 좋은 사람이고
내 맘대로 안되면 나쁜 사람이다/ 이런 평가를 내가 하고 있는 거예요.
어릴 때는 엄마가 나한테 잘해주고 아버지가 잘 안해줬기 때문에
엄마는 좋은 사람, 아버지가 나쁜 사람이고
아버지는 없고 엄마는 있는데
엄마가 지금 나한테 다 컸는데 자꾸 잔소리하고 뭐라고 뭐라고 하니까
또 엄마가 안 좋은 사람이 된다, 이런 얘기예요.
/좋은 사람, 안 좋은 사람은 사람에게 있는 게 아니라
내 평가에 있다.
내 평가는 나한테 잘하느냐? 못하느냐를 기준으로 평가를 하게 된다./
이런 얘기에요.
우리가 어떤 사람, 정치지도자 어떤 사람을 나쁜다고 평가하는데
그 사람을 따르는 사람도 있어요 없어요?
좋다 그러죠.
우리가 북한 지도자에 대해서 비판적인데
북한은 또 그 사람이 훌륭하다고 그러고
우리가 중국 지도자에 대해서 비판하는데
또 그 사람은 훌륭하다 그러고.
미국 같은 데서 보면 트럼프를 열렬하게 따르는 사람도 있고
트럼프 대통령을 인간 취급도 안 하는 사람도 있지 않습니까, 그죠?
그러면 그 사람이 나쁜데 좋아하는 게 아니고
그 사람은 그 사람일 뿐인데, 다 자기 기호, 자기 성향, 자기 이념, 자기 종교, 자기의 이익
이런 관점에서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다,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이다.
이렇게 평가하는 거예요.
지금 본인도 어릴 때는 엄마는 자기한테 잘해주니까 좋은 사람이고
아버지는 술 먹고 가끔 주사나 하지 나한테 해준게 아무것도 없잖아요.
밥을 줘도 엄마가 주고, 빨래를 해줘도 엄마가 해주고, 보살펴줘도 엄마가 보살펴주고.
그러니까 나를 보살펴주니까 엄마는 좋은 사람
엄마를 괴롭히니까 아버지는 나쁜 사람, 이렇게 된다는 거예요.
그런데 지금 그 좋던 엄마가 갑자기 사람이 나빠졌느냐?
아니에요.
그때 내가 좋아할 때도 그분이고
지금 내가 싫어할 때도 똑같은 사람이에요.
지금은 나하고 이해관계가 부딪힌다.
그러니까 내가 보기에 힘든 사람이 된다.
그래서 이 두 경험을 같이 생각해야 해요.
옛날에는 아버지가 나쁜 사람이었는데,
지금 보니까 아버지가 꼭 나쁜 사람이라고 할 수 없다.
옛날에 엄마가 좋은 사람이었는데
지금 겪어보니까 엄마가 꼭 좋은 사람이라고 할 수 없구나.
옛날 기준은 엄마는 좋은 사람, 아버지는 나쁜 사람인데
그러면 지금은 다시 아버지는 좋은 사람, 엄마가 나쁜 사람이냐?
그게 아니라
원래 엄마하고도 아버지도 좋은 사람도 아니고 나쁜 사람도 아니고
그냥 그 사람인데
그때 그때 나한테 내관 점에서 나하고 관계해서 얼마나 나에게 이익이 되느냐?
여기에 따라서 이렇게 평가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자기가 어릴 때 엄마의 얘기를 듣고 아버지를 나쁜 사람이라고 했다.
왜 엄마 얘기를 들었느냐?
엄마가 나에게 잘해줬기 때문에 내가 엄마편이 되어 버린 거요.
그런데 아버지와의 갈등이 있던 엄마이기 때문에
자기가 크니까 결국은 엄마가 볼 때는 자기가 지금 누구 역할을 하고 있다?
생긴 것도 비슷하고 하는 짓도 비슷한 거요.
그러니까 엄마하고 갈등이 생기는 거요.
자기 속에는 지금 아버지가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자긴 또 엄마의 그런 행동을 또 아버지가 못 견뎌 하듯이
자기도 못 견뎌 한다.
자기 속에는 엄마의 그런 영상도 있고 아버지의 영상도 있는 거예요.
만약에 엄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하고 살았다 그러면
자기는 또 아버지하고 또 부딪힐까? 안 부딪힐까?
부딪히겠죠.
왜냐하면 그때는 자기 속에 있는 엄마의 영상이 아버지하고 부딪히고
지금은 자기 속에 있는 아버지의 영상이 엄마하고 부딪히는 거다.
그래서 제가 늘 이야기하잖아요.
이혼하더라도 아이들에게 내가 자꾸 남편을, 엄마가 남편을 미워하면
아이들에게 아버지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고
그것이 지금은 내 편이 될지 몰라도
시간이 흐르면 나하고 다시 자식하고 갈등의 원인이 된다.
그런 원리로 이거는 굉장히 자연스러운 거예요.
특별한 게 아니고.
과거 전생의 인연도 아니고 하느님의 벌도 아니고 사주팔자도 아니고
자연스러운 원리예요.
그러니까 지금 자기가 아버지에 대해서는
”아, 아버지를 그동안 미워했는데, 아버지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
내가 아버지를 잘못 알고 미워했구나.“
이게 먼저 참회가 되어야 해요.
”아버지 죄송합니다.“ 이렇게 참회가 되어야 하는데 이게 지나쳐서
”내가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아갔다.“
이렇게 가는 거는 그 또한 잘못된 거예요.
아버지는 자기 명대로 살다가 그냥 돌아가신 거고
그걸 뭐, 자기가 칼로 찔러 죽이거나, 자기가 물에 빠뜨려 죽였다면 몰라도
그게 아니라 서로 갈등하다가 죽었다고 자기 책임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또 너무 넘어가 버렸다.
그래서 그것이 다시 자기를 괴롭힌다. 이런 얘기에요.
그다음 또 엄마는 지금 어릴 때 내가 엄마가 좋았던 이미지를 생각하면서
지금의 엄마를 생각하지 말고
똑같은 엄마인데, 옛날에 좋아했잖아, 그죠?
그러니까 날 키워주고, 나를 따뜻하게 보살펴줬던 그 엄마를 생각하면서
어머니에게는 항상 ”감사합니다“ 이렇게 기도를 해야 돼요.
그 못돼 보이는 아버지에게도 내가 지금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기도하는데
그 좋은 엄마한테 감사합니다. 소리 못할 이유가 없잖아요.
...
아버지가 고통스럽게 돌아가는 것을 자기가 고통스럽게 했어요?
본인이 술먹고 본인이 어려워서 그렇게 돌아가신 거 아니오.
...
자기는 지금 무책임한 거예요.
한때는 아버지를 미워하고,
아버지를 미워할 때는 어머니를 괴롭힌다고 어머니 핑계 대고 아버지 미워하고
지금은 어머니를 미워하면서 또 아버지 핑계 대고
잘한다, 사람이 성인이 되어서 내 핑계만 대는 거는.
그러니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어머니는 어머니가 아버지로부터 약자니까
아주 어린 아이라도 자기 편이 있어야 해요.
그래서 그게 뭐, 어머니가 나빠서 그런 게 아니라
누구든지 다 그렇게 돼요.
물에 빠지면 지푸라기라도 잡는다, 이런 얘기 있잖아요.
아버지의 압박을 견디려면
애라도 내가 껴안고 애한테 아버지 욕을 하면서라도 그걸 버텨서 살아야 하는 거예요.
도망 안간 것만 해도 고맙다, 이렇게 생각해야지
어머니를 미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생각이 드네요.
아버지가 어떻게 돌아가셨는데, 자기가 마음에 계속 걸려요?
그런데 그게 왜, 자기가 술 먹고, 자기가 그렇게 사는데
어떤 여자가 남편이 맨날 술 먹고 행패 피우는 거를 정성을 들여서 보살펴라, 하는 것은
자기는 아버지니까 그렇게 할 수 있지만
엄마가 뭣 때문에 그렇게 해야 할 이유가 없잖아요.
...
어머니가 시켰으면 어머니한테 밥 얻어먹는 건 생각 안 하고
어머니가 시킨 것만 나쁘게 생각하나?
자기가 안 하면 되지.
자기가 엄마가 시켜도 안하려면 안하면 되지, 자기가 해놓고 왜 책임을 어머니한테.
어려서 몰랐으면 내가 그때 몰라서 내가 그랬다.
아까 몰라서 아버지를 미워했다, 몰라서 그랬다 하는 것은
자기가 몰라서 그랬다는 참회를 해야 할 일이지.
왜 책임을 어머니한테 미뤄?
그럼 어머니 지금 보면
자기 커서 보면
자기가 지금 모든 걸 다 알아요?
어머니는 그때 그걸 다 알까?
그렇지. 어머니도 자기 살기 어려워서 아우성을 친 것이지
나쁜 의도를 가진 것은 아니라는 거요.
자기가 지금 옛날 어머니 나이가 되었을 거 아니오.
그런데 자긴 지금 잘 알아?
자긴 지금 어머니도 미워하고 성질내는 수준인데
엄마는 그러면 아빠가 술 먹고 주정하고 병석에 누워있으면 짜증 날까 안 날까?
그래. 그런 엄마를 이해한다면 그 엄마를 미워할 일은 아니지.
그렇게 생각해서 자기를 자꾸 괴롭히세요.
자기가 괴롭고 싶어서 그렇게 하겠다는데 누가 뭐라고 그러겠어?
그러니까 어릴 때 아버지를 미워한 것을 지금 후회하듯이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자기 죽을 때까지
”아, 내가 어머니한테 잘할 걸“ 어머니를 미워한 걸 또 후회하게 돼요.
그래서 옛날에 불효자가 부모 죽으면 더 슬피운다, 이러지 않습니까.
그건 바람직한 게 아니에요.
아버지를 어릴 때 미워해 놓고 돌아가신 뒤에 아버지에 대해서 후회하는 거를
그거 한번 경험해보고 딱 멈춰야 하는데
지금 똑같은 일을 어머니에게 또 반복하고 있는 거요.
그래서 어머니 돌아가시면 이거보다 더 울어요. 더 후회하고.
바보 같은 짓이다.
한번 실수 했으면 됐지, 똑같은 것을 두 번 반복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그러니까 지금 어머니에게, 지금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해서 후회하고 걱정하는 건
아무 누구한테 도움이 안 돼요.
지금 자기가 해야 할 일은
내가 어머니한테 똑같이,
아버지 살아있을 때는 미워해 놓고 돌아가시고는 후회하고 하듯이
어머니 살아계실 때 또 미워하고, 어머니 돌아가시면 또 후회할 일을
같은 잘못을 지금 반복하고 있다.
지금은 아버지 생각할 때가 아니고
어머니에 대해서 그 일을 반복하지 않는게 중요하다.
그래서 아버지에 대해서는 참회를 하고
어머니에 대해서는 항상 어머니가 무슨 말을 하든
”네, 어머니 그렇게 하겠습니다.“ 말로라도 이렇게 한번 해보세요.
어떻게 하든,
”어머니,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렇게.
반대를 먼저 하지 말고,
”내일 집에 오너라“ 그러면
”알겠습니다“ 이렇게 오늘 대답해.
”내일 안 돼요“ 이러지 말고.
그리고 내일 아침 되어서
”아이고 갈려고 그랬는데 어머니 죄송합니다. 오늘 일이 있어서 못 갑니다.“
이렇게 자꾸 연습을 해봐요.
어떤 말을 해도
”네, 어머니 알겠습니다.“ 이렇게 먼저 하고
다음 날,
”어머니 그런데 제가 죄송합니다, 안 되겠습니다.“
이렇게 하는 연습을 해.
자기가 지금 어머니하고 부딪히는 건
‘네’ 소리를 안하기 때문에 자꾸 부딪히는 거예요.
스님한테 ‘네 알겠습니다’ 하듯이
엄마한테 그렇게 해야 한다.
ㅎㅎ
그러면 조금 풀릴 거예요, 예.
'법륜스님 > 즉문즉설(2021)'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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