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적금도 하고 검소하게 생활을 하면서 지내다가
요즘 들어서 봇물 터지듯이 돈을 막 쓰고 다니고 있습니다.
돈을 쓸 때는 즐거움이 있지만 그 순간일 뿐
지나가면 아무 의미 없이 남는 게 없어서 허전한 마음이 듭니다.//
두 번째부터 먼저 얘기하면
저는 돈 안 써도 즐겁고 행복하게 삽니다.
별로 돈 안 써도.
‘돈 있으면 스님은 쓰긴 쓰잖아요?’
예, 주로 어려운데 나눠주거나 뭐 이러죠.
뭐 개인적으로 쓸 일이 별로 없어요.
근데 나는 제가 살 때
지금은 뭐 여러분들이 지원하고 이런 거지만
옛날에는 대부분 다 제가 개인이 벌었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신문 배달도 하고
그다음에 아르바이트도 하고
그 이후에도 학원 선생도 하고
이렇게 대부분 제가 벌어도
저는 뭐 그 일하는 재미지
그러니까 돈을 많이 벌면서도 맨날 음식을 500원짜리 1000원짜리 사 먹으니까
주위에서 ‘그 돈 다 어디에 쓰려고 하느냐?’
이런 얘기도 들었는데요.
근데 그건 뭐 사람에 따라 다르니까
안 쓰고도 여기 다만 한 가지
재밌게 살 수 있다는 거예요.
내 어린 친구는 늘 나한테
“사람이 돈을 버는 이유는
술 먹고, 담배 피우고, 연애하고, 바둑 두고, 장기 두고, 화투 치고, 춤추고 노래하고
이런 거 하려고 돈을 버는데
너는 돈은 버는데 그런 걸 하나도 안 하니까 무슨 재미로 사느냐?”
그래서 늘 저한테 ‘정말 사는 재미가 있냐’ 하는 거
하나는 ‘너 나하고 이렇게 친한데 나 몰래 딴 사람하고 놀고
나하고는 그거 안 하는 거 아니냐’
이런 두 가지 의문을 늘 가졌거든요.
그런데 뭐 담배 안 피우는 사람한테 물어봐요.
담배 피우는 사람은
담배 안 피우고 무슨 재미로 사나 하지만
담배 안 피워도 살 수가 있고
담배를 안 피우면 스트레스가 어떻게 풀리나 하는데
담배 안 피우고도 스트레스 풀 일이 있고
술 안 먹고 어떻게 사나, 술 안 먹고 어떻게 사업을 하나 이러는데
술 안 먹고도 사업 잘하는 사람이 있고
커피 마시는 사람은 커피 안 마시고 무슨 재미로
차 마시는 사람은 고급차 그거 마시는 재미로 사는데
그거 안 마셔도 얼마든지.
스님들 다 뭐 차도 나고 한잔 나누고 있는데
저는 뭐 다기 같은 것도 없고, 차 마시는 그런 문화도 없어요.
커피도 거의 안 먹고
그래도 뭐 사는데 아무 지장이 없어요.
결혼하는 재미, 애 키우는 재미
뭐 그런 거 없이도 사는 데 문제가 없어요.
그래서 뭐 나이가 70인데도 제가 자기보다 더 웃고 살잖아요.
근데 내가 생각할 때는
나이가 30대다 그러면
젊은 것만 갖고도 엄청난 재산 아닐까?
자기 좀 알려진 법륜 스님
자기가 지금 당장 70이 돼서 법륜 스님 될래?
뭐 아무것도 없더라도 30대 자기 될래?
나는 바꿔주려면 얼마든지 바꿔줄게요.
나는 뭐 지금이라도 바꾸자 하면 대번 바꿀 수 있다면 바꿔버리겠어요.
그런데 그러니까 그런 재미는 있다.
재미라는 게 혀끝에 스치는 재미,
손끝에 스치는 재미
그것만 재미가 아니에요.
그거는 이제 쾌락이라 그러죠.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근데 제 초등학교 친구들, 시골에 내려와 있으니까 가끔 보는데
한 15년 20년 전에 만났을 때는
만나면 술 먹고, 노래방 가고, 담배 피우고
그런데 요즘 70이 돼서 만나니까
요번에 술도 별로 안 먹고, 담배도 피우는 사람이 한두 명밖에 없고
그래서 왜 그러냐니까
아이고 그거 뭐 요샌 다 체력이 안 따라서 그 짓도 못한다고
다 건강 챙기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그러면 제 인생에 재미가 없느냐? 아니라는 거예요.
재미는 있다.
이건 첫째 말씀드리고요.
그건 확실하다, 내가 체험한 거잖아요.
그런데 그다음에 두 번째는
자기가 그렇게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걸 즐기고
그렇게 살고
통장에 앵고를 내고 그렇게 살든지
차곡차곡 저축하든지
그거는 나는 어느 게 더 좋다 나쁘다고 말할 수 없어요.
부모는 차곡차곡 저축해서 살아라 이럴 거고
윤리적으로는 그렇게 할지 모르지만
저는 그건 자기 선택이다.
니 좋은 대로 살아라.
남의 물건을 뺏거나, 훔치거나, 때리거나, 성추행하거나
이거 남한테 피해를 주니까 그러지 마라 하지만은
자기가 보라고 자기가 다 써버리는 거야
뭐 그거 자기 자유예요.
그런데 이런 말초 신경을 중심으로 하는 건
담배 피우는 거하고 똑같아서 중독성이 있다는 거야.
중독성이 습관성이 있다.
그래서 그거를 실컷 해버리면 떨어지지 않겠냐?
그건 보통 보면 10에 9은 아니에요.
실컷 하면 할수록 더 욕구가 커진다.
습관성이 있기 때문에
담배를 하루에 10개피를 실컷 피워버리면
이제 안 피우지 않겠냐
그게 안 되는 거하고 똑같다.
그러니까 그렇게 하루살이로 살아도 괜찮고
아주 근면하게 살고, 계획적으로 살고
그중에 자기가 볼 때 좋은 걸 선택해서 살면 돼요.
...
자기가 지나치다 하면 안 하면 되잖아요.
‘내가 술을 먹으면 너무 많이 먹습니다’그러면
만약에 소주를 한 병 먹는다 그러면 반병으로 줄이면 되고
두 병 먹는다 하면 한 병으로 줄이면 되잖아요.
자기가 안다며? 많이 먹는 거를.
모르면 ‘술이 두 병 세 병 다 먹어도 괜찮습니다.’
이러면 고치기 어렵지만
자기가 ‘두 병 먹으니까 몸이 부침이다’
그러면 ‘몸이 부치면 한 병 먹어라’
근데 뭐 자기가 자기 소비 수준이 좀 지나치다 그러면
자기가 안 하면 되지.
‘못 합니다. 아는데도 안 됩니다.’
그러면 그건 병이지 뭐
병원에 가서 치료받아야지 뭐.
방법이 없지.
자기가 아는데 자기가 못한다
몰라서 못하는 건 내가 가르쳐 줄 수 있지만은
아는데 못 하는 거?
그건 방법이 없지, 아는데 못 아는 거는
‘아는데 못 한다?’
아는 게 아니에요.
자기 무의식 세계에서는
‘젊을 때 한때 이것도 한 때 아니냐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늙어지면 못 나나니
그게 지금 무의식 세계에 있어가 한 때 아니냐’
생각은
‘아이고 이러면 안 되는데’ 해도
마음에서는 ‘아이고 아직 한 때인데 젊을 때 못 놀아서 나중에 후회한다’
이런 게 무의식 세계에 있으니까
‘안 되는데 안 되는데’ 하면서도 계속 그렇게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뭐 앵코가 나는 게 아니라
마이너스 통장이 되고, 신용불량이 되도록 한번 놀아봐요.
뭐 어때?
그래 신용불량이 돼서
그것도 안 되면 서울역에 앉아서 박스 하나 깔고 앉아서
받아서 계속 술 마시고 하면 되지
뭐 안 될 게 뭐가 있어
뭐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인데
까짓것 한번 즐겨봐요. ㅎ
...
즐겨보기로 결심했어요?
자기가 뭐 ‘안 하겠다’ 하지만
‘됩니다’ 이건
‘담배 끊어야지’ 하면서도 계속 피우는 거하고 똑같은 거예요.
그러면 그게 안 끊어지는 게 아니라
무의식 세계에서는
그 순간은 어떠냐?
‘까짓것 그 담배 안 피우고 오래 살면 뭐 하노?
한 대 피우고 일찍 죽는 게 낫지’
이런 게 그 순간은 딱 작용하기 때문에 그게 안 되는 거예요.
길게 생각하면, 지나놓고 생각하면
‘이러면 안 되는데 건강이 나쁜데’ 이러지만
담배가 피우고 싶은 그 순간에는
딱 사로잡힘이라 그래
다른 거 아무 생각이 안 들어
‘죽어도 좋다’ 이렇게 돼.
사람이 그런 경우 허다합니다.
화가 팍 난다.
평소에 누가 칼을 가져와서 ‘너 죽이겠다’고 하면
“아이고 살려주세요” 이러잖아요.
근데 화가 팍 났을 때 누가 칼로 찌르겠다 그러면 어때요?
오히려 옷을 벗고
“그래, 찔러라 찔러” 이래 나오잖아요.
그러죠?
미쳐서 그런 거예요, 미쳐서.
눈에 뵈는 게 없는 거예요.
그런 것처럼 딱 먹고 싶거나 성추행하고 싶거나
이 욕망에 확 사로잡히면
그 순간은 감옥 가는 거도, 아무 생각이 없는 거예요.
딱 필름이 끊어지고
그때만 딱 하는 거예요.
여기 짐승들도 보세요.
토끼도 겨울에 배고프면 그거 딱 덩굴 걷으면 덫에 걸려 죽는다 이래도
생각 안 하잖아요.
낚싯밥 딱 들이키면 물고기가 팍 물잖아요.
그거 먹으면 죽는데
그 순간은 딴 게 아무 생각도 안 나는 거예요.
이걸 사로잡힘이라 그래요.
부부지간에도 화가 확 나면
그 순간에 막 제 자식을, 제 남편을, 제 아내를
막 때리거나 칼로 찌르거나 이런 일이 생기잖아요.
그 순간은
아무, 필름이 딱 끊어지고
오직 고기만 꽉 집중이 된단 말이에요.
그게 미친 증상이거든요.
지나놓고 보면 이해가 안 돼.
자기가 봐도.
내가 왜 이랬는지
그래서 후회한단 말이야.
그러니까 자기도
지금 그 순간에 담배 피우고 싶은 그 순간처럼
소비에 딱 사로잡히면
통장이고 뭐고 미래고 뭐고 아무것도 없어지고
거기만 딱 사로잡힌다는 거예요.
그걸로 한두 번 해보고
이러면 내가 미래에 별로 안 좋다
이렇게 생각하면
그걸 자꾸 합리화하면 안 돼
안 됩니다. 이런 소리 하면 안 되고
딱 끊어야지
그러면 당분간 어때요?
자기가 저도 어릴 때 젊을 때 해봤는데
일단 ‘한 달간 아무것도 안 사고 안 쓴다’ 이렇게 한번 살아봐요.
있는 것만 먹고 얻어먹고
일단 어떤 것도 돈 주고 안 산다
이렇게 한번 살아봐요.
처음에는 불가능할 것 같죠?
됩니다.
그러니까 한 4km 안에 있으면 차도 타지 말고 걸어 다니고
만일 멀다 하면
딱 한 달짜리 교통패스만 딱 하고 더 이상 안 쓴다.
자가용이 있으면 놔놓고
현금은 일체 안 쓰고 카드도 안 쓴다.
제한된 범위 안에 거, 이것만 갖고 생활한다
없으면 굶는다 얻어먹는다
이렇게 딱 해서 한 달 두 달 살아보면
아무 문제도 없습니다.
자기같이 그렇지 않아도 우리 지금 정토회에서는
이런 일에
‘한 달 소비 안하기’에 참가하는 사람이 있거든요.
한 달 해보는 거예요.
그럼, 보통 하루 있다가 떨어지는 사람
이틀 있다 떨어지면
3일 있다 떨어지는 사람
스님은 밥 일체 안 먹고
30일, 50일, 70일까지 해봤거든요.
음식 딱 끊고
근데 뭐 음식 안 먹는 거에 비해서, 이런 거야 쉽지 뭐.
‘차 안 타기’ 그게 밥 안 먹는 거하고 어떻게 비교가 되겠어요?
이렇게 딱 해서
자기가 그걸 끊으려면 그렇게 해야 되는 거예요.
그런 딱 도전을 해서
한번 자기를 소비 중독성으로부터 탁 벗어나야 되는데
여기에 욕구 불만이라는 게 있어요.
심리적으로 분석하면.
병원에 가서 분석을 해보면
이 심리가 이 욕구 불만이 어릴 때 강했던 것이 있으면
이런 소비가 통제 안 되는 사람이 많거든요.
이것도 일종의 정신질환입니다.
술이 통제 안 되는 거나 똑같은 정신질환에 속하거든요.
그러니까 자기가 도저히 안 되면
의사의 처방을 좀 받아서 치료를 해야 되고
그다음에 자가치료, 수행이라는 건 자가치료
자가 치료를 한번 해보려면
자기가 그냥 과소비가 아니라
소비 자체를 그냥 한 달간 그냥 완전히 멈춰버리는 거예요.
회사를 안 가는 한이 있더라도
이 병부터 먼저 고친다
이렇게 단호하게 딱 하면
그거 뭐 굶는 것도 하는데 그거 고치는 게 뭐 어렵겠어요.
...
집에서 직장까지 거리가 얼마예요?
차로 1시간이면 그럼 자기 안 써보고 어떻게 살래?
그건 말이 안 되는 얘기잖아.
직장 한 달 안 다니고 살아볼래요?
그러니까 봐
금방 실천도 못할 얘기를 하면 어떡해? ㅎㅎ
자기가 한 달 돈이라는 개념을 없이 살아보겠다 이러면
직장 다니는데 지금 뭐가 필요하냐?
교통비가 필요하다
그러면 교통비는 대중교통으로 한꺼번에 딱 끊고
그 사이에는 걸어다니는 한이 있더라도
택시나 일체 안 타고
그게 떨어지면 직장을 안 나가든지, 걸어가든지
둘 중에 하나를 한다.
이래 정해야 이게 위기를 극복하지
살다 보면 도저히 지키지 못할 일이 벌어지게 된다 이거야.
그럴 때 그 위기를
안 하고 넘겨야지
그럴 때 가서 해버리면
그거 다 공연이 고생만 하지 업장소멸은 안 되는 거다.
그러니까 절대적으로 안 할 수 없는 일
첫째는 병 고치려면 직장 한 달 휴가 내버리면 돼요. 거리가 멀면
두 번째는 직장 가까이 가서 어디 친구 집에 가서 걸어 다니든지
안 그러면 지금부터 회사 다니는 거는
대중교통으로 카드로 딱 정립해서
그만큼만 딱 정립해서 그것만 갖고 살든지
이렇게 하고 나머지는 일체 안 산다.
물도 수돗물 마시고
커피도 안 먹고
이렇게 딱 해서 안 사고 한번 살아봐야 돼.
나는 옛날에 새싹회 활동하다가 딱 바꿀 때
절에 들어가 부목을 했어. 3개월간
머슴살이를 하면서 일체 아무것도 안 썼어.
그러니까 그건 가능하죠.
근데 불쌍하다고 신도들이 와서 자꾸 호주머니에다가
천 원짜리를 넣어주고
우유를 갖다 주고 그러더라고
간식도 안 먹고, 돈도 안 쓰고 살아보겠다는데.
그러니까 자기도 딱 정해서
하려면 그렇게 확실히 해야 된다 이 말이에요.
그걸 뭐 하다가
‘야 이거는 정말 안 됩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안 돼.
차비가 없으면 그날 회사를 안 가고
월급을 좀 잘리고
욕으로 얻어 먹고
그런 걸 다 감수해야 위기를 넘어간다.
단식을 하면 죽을 것 같아.
‘죽어도 좋다’ 이렇게 생각해야
그 위기가 극복이 되는 거예요.
하려면 그렇게 딱 계획을 세우고 해야지
흐지부지하면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안 되고’
도전하는 것부터 잘 안돼.
그럼 자꾸 자학 증상이 생기는 거야.
‘나는 문제야’이렇게 돼.
자기 아무 문제가 없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자기를 문제라고 자꾸 생각하지 말고
그럴 바에야 그냥 마이너스 통장이 나오도록 써버리고 정신 차리든지
안 그러면 지금 여기서 멈추든지.
문제는 없어요.
그러니까 쓸데없는 도전을 하면
자꾸 실패하니까 자꾸 자학 증세가 생겨
우리 인간은 누구나 다 생긴 그대로 완전해.
아무 문제가 없어.
근데 자꾸 자기가 욕심을 내서 그걸 못하니까
자꾸 자기가 부족함을 느끼고
자기는 뭐 안 되는 사람같이 자꾸 생각하는 거예요.
자기는 아무 문제가 없다.
자기는 온전하다
이대로도 좋다
이런 관점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자기 병을 치유할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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