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생긴 후회들을 되돌아보니
정신 건강과 우울증도 함께 거론이 됩니다.
후회하는 마음이 정신 악화와 관계가 있을까요?
그런 부분들을 어떻게 헤쳐 나갈 수 있을까요?//
사람은 잘못할 수도 있습니까?
아니면 항상 잘하기만 합니까?
질문자는 예수님이나 부처님처럼
자신이 성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잘못할 수도 있는 일을 잘못한 것인데 왜 후회를 합니까?
질문자가 과거의 일을 후회한다는 것은
잘못하지 말아야 하는데 잘못했다는 뜻인가요?
질문자는 잘못을 해서는 안 되는 사람입니까?
당신은 잘못할 수 있는 사람입니까?
잘못하면 안 되는 사람입니까?
실수를 견디기가 벅찬 이유는
내가 잘못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
그것도 지나간 뒤에 그런 생각을 하지
그런 일이 있기 전에는 그런 생각을 못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제가 질문자에게 묻지 않습니까,
질문자는 성인인가요?
사람은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실수와 실패를 합니다.
이 경험을 토대로
다음에 잘못할 확률을 줄이는 쪽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또 잘못하게 되면
다시 잘못할 확률을 줄이는 쪽으로 나아가면 됩니다.
잘못을 하면서 잘못할 확률을 줄이는 쪽으로 나아가야 해요.
그런데 질문자는 이미 지나간 일을 움켜쥐고
계속 후회하고 있습니다.
이미 지나가버린 일은 돌이킬 수 없습니다.
지나간 일을 후회하면 미래에 무슨 좋은 일이 생기나요?
내가 잘못한 일에 대해
반성하고 잘못을 줄여나가는 것은
미래에 도움 됩니다.
그러나 과거에 잘못한 걸 갖고 울고 있다면
미래에 무슨 도움이 될까요?
그래서 옛날 선사께서
'넘어진 자 땅을 짚고 일어난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넘어졌다면
후회를 해야 할까요, 땅을 짚고 일어나야 할까요?
그런데 왜 질문자는 앉아서 계속 울고만 있습니까?
후회는 내가 잘못하면 안 되는 사람이라는 전제 때문에 생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성인이냐고 물어본 겁니다.
후회하는 것은 반성이 아닙니다.
나는 잘못을 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 때문에 후회가 생깁니다.
잘못한 자기를 용서하지 못할 때 후회가 일어나는 거예요.
질문자는 이름이 성인일 뿐이지
완벽함을 갖춘 성인이 아닙니다.
질문자는 잘못을 할 수 있는 사람이에요.
잘못을 줄이기 위해서는
그동안의 실패를 참고해서 앞으로 잘못을 줄여나가야 합니다.
인류 역사를 한 번 살펴보세요.
실패를 통해서 인류는 계속 발전해 왔습니다.
수없이 실패한 경험을 통해 오늘날의 문명을 이룬 겁니다.
그래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하는 말이 나온 거예요.
실패가 좌절을 가져오는 이유는 욕심 때문입니다.
‘나는 잘못할 수도 있는 사람이다’
이렇게 인정을 할 수 있어야 후회하는 마음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나를 인정하는 순간 동시에 나를 개선할 수 있게 됩니다.
제가 어렸을 때의 경험을 들려 드릴게요.
저는 어릴 때 구슬치기를 굉장히 잘했어요.
친구들에게 딴 구슬을 단지에 가득 담아 보관했었습니다.
그런데 50년 지난 지금, 그 많은 구슬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어릴 때 지혜가 있어서
구슬치기 해서 딴 구슬을 다시 친구들에게 나눠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만약 그랬으면 누가 제 친구를 찾아가서
‘법륜 스님은 어릴 때 어땠습니까?’ 하고 물어보면
‘법륜 스님은 어릴 때부터 자비심이 많아서
구슬을 따서 집에 돌아갈 때 다시 우리에게 나눠주었습니다’
이렇게 말할 겁니다.
그렇게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데 저는 그렇게 못 했어요.
지금 누가 제 친구들한테 똑같이 물어보면
‘법륜 스님은 어릴 때 우리 구슬을 다 가져갔다’ 하고 얘기할 거예요.
저는 그때의 경험을 지금의 저에게 물어보곤 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 중에
구슬 같은 것이 무엇일까?’
지금 내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중에
죽을 때 돌아보면
어릴 때의 구슬처럼
아무 쓸모없이 여겨질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는 거죠.
그러니 질문자도 과거의 잘못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과거의 잘못을 경험 삼아
미래의 실수를 줄이는 쪽으로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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