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시댁과 친정의 경조사가 겹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여기 우리 집사람이 있지만
우리 집사람은 추석 때 친정에 한 번도 가본일이 없어.
40년 동안, 올해 결혼 40주년인데.
그 얘기는 뭐냐,
우리 같은 경우는 맏며느리고, 내가 큰아들이기 때문에
우리가 행사를 주관해야 되는 거야.
우리가 주인이야.
처갓집에는 대단히 죄송하고, 어떨 때는 친정에 가고 싶은 마음이 왜 없겠어.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친정은 친정인데.
지금까지의 전통은 시댁을 우선으로 한다.
이게 지금까지의 방식이고
우리 집은 어떻든 그런 방식으로 앞으로도 할 공산이 큰데
그런 경우가 많을 거야. 아마 이제 요즘 핵가족이기 때문에
대가족일 때는 그게 가능한데, 핵가족일 때는 친정과 시댁이 겹친다.
그랬을 때는 편법인데,
(양가의 거리가 멀면) 할아버지 제사지내러 신랑이 가고,
어머님 생신은 따님(신부)이 가는 방법이 있을 테고
그래서 가정에 룰을 만들어 놓을 필요가 있어요.
그걸 가례라고 그래. 家禮(가례. 가정의 관혼상제에 대한 예법)
집안의 예법을 하나 만들어 놔야 해.
그래서 어르신들이
‘우리 집안은 어떻게 하겠다’ 라는 그런 룰을 하나 만들어 놓을 필요가 있겠다.
그런 경우가 많을 테니까.
박PD
“특이한 이야기긴 한데 저희 할머님 두 분이 생년월일이 똑같으세요.
제 입장에서 친할머니 외할머니가 완전 생년월일이 똑같으세요.”
그런 경우 외할머니 하고 친할머니의 생신이 같다.
그러면 상의를 해서
친할머니는 오전에 하게하고 외할머니는 저녁에 식사를 같이 하게 하는 방법,
그렇게 해서 서로 얘기를 하면 될 수 있는 문제라고.
그런데 왜 이게 문제가 되냐.
얘기를 안 하는 거야.
얘기를 안 하고 처분만 바라보는 거야.
어르신들 하는 대로 처분만 바라다보니까
어른들은 어른들 대로 서운하고
젊은 사람은 젊은 사람대로 서운한 거야.
凡諸卑幼(범제비유) 事無大小(사무대소)
必咨稟於家長(필자품어가장) 하라.
(모든 일은 항상 어른께 의논하는 것이 좋다.)
라는 말이 있는데
아랫사람이 윗사람한테 여쭈어보는 거야. 여쭙는 거야.
그런데 지금은 여쭙는 게 없어.
윗사람은 시키는 대로 하라 이거고
아랫사람은 이게 아닌데도 들어야 되고
그러다 보니깐 이게 단절이 돼버리는 거거든.
그래서 나는 이게 대화 대화 그러는데, 부모와 자식 간에도 이런 대화
정말 민주적으로 또 자식이 얘기했을 때 그걸 들어주는 넓은 마음,
또 부모님이 얘기했을 때 들어주는 자식들의 넓은 마음
그런 마음이 있다면 좋겠다. 생각을 하고
젊은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인데
어른들은 젊은 사람들이 상의하면 되게 고마워해.
고마워 한다고.
존재의 이유를 밝혀주니까.
“아, 우리를 인정하는구나. 그렇게 해서 고마워해.
반대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내가 이렇게 말씀 드리면
“짜식! 처갓집에 기울어 가지고!”
이럴 거라고 생각을 하지 말라는 거야.
그럴 수도 있어.
그럴 수도 있고, 그런 가정도 많고, 그런데 다 그런 것은 아니야.
젊은 사람들이 어떤 문제를 가지고 상의를 해오는 것에 대해서 대단히 고마워해.
‘아! 우리의 존재를 인정하는 구나.’
어른들이 제일 서운한 게 뭐냐.
존재를 인정하지 않을 때 서운해 한다.
앞으로 그런 문제가 있을 때는 상의하면 가능해. 상의하면.
자식 잘 되기를 바라지.
자식 잘못되기 바라는 부모가 어디 있어.
그냥 독단적으로 그럴 거라고 생각을 하고
우리 아버지 어머니는 꽉 막혀서 이런 이야기하면 싫어하실 거야.
미리 결정내리지 마라. 이 말이야.
부모도 신세대여.
할아버지 세대에 비해서.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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