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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와사비에 대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자, 그런데 “와사비가 뭐냐? 와사비는 일본말이잖아. 고추냉이라고 해야지!” 라고 하는 분들이 계실 것 같은데요
이 얘기부터 잠깐 할게요.
와사비는 일본이 원산지인 식물입니다.
이걸 고추냉이라고 부르는 게 더 이상해요.
와사비는 식물학적으로 고추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식물이고
냉이와는 더더욱 상관이 없습니다.
이 식물의 학명은 Wasabia japonica Matsum입니다.
야포니카, 다른 말로 자포니까입니다.
일본에서 나는 와사비라는 뜻이지요.
본래 이름이 와사비에요.
우리가 일본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기 때문에
와사비대신 부를 수 있는 뭐 좀 순화된 말이 없을까 하다가
고추냉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방송에서도 출연자가 와사비라고 말하면 자막처리할 때 고추냉이로 적던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뭐 굳이 그래야 할까 싶습니다.
아보카도, 브로콜리 뭐 이런 채소를 굳이 우리말로 바꿔 부르지 않듯이
와사비도 그냥 쿨하게
뭐 우리가 아베 총리를 아베라고 부르고
오사카를 그냥 오사카라고 하듯이
와사비도 본래 이름으로 저는 그렇게 할게요.
자, 이 와사비를 초밥에 쓰게 된 이유가 있습니다.
초밥이 상하지 말라고 쓰게 된 거에요.
일본 사람들이 생선초밥을 만들어 먹은 역사가 꽤 되죠.
냉장고가 없던 시절부터, 밥알에 초친 다음에 뭉치고 그 위에 회를 올려놓은게 초밥인데
그걸 상온에 그냥 놔두면 상하기가 쉽죠.
그런데 밥과 생선 사이에 와사비를 발라놨더니 잘 안 상하더라.
그걸 발견한 겁니다.
상하게 만드는 것이 뭔가요?
세균이죠.
와바비는 세균이 증식하지 못하도록 하는 항균작용이 있었던 겁니다.
사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향신료를 쓴 목적은
음식의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후추, 정향, 계피, 생강, 마늘...
뭐 이런 것들이 다 항균작용이 있습니다.
와사비는 뿌리를 쓰는 건데요
뿌리에 시니그린이라는 성분이 들어있습니다.
고추의 매운 맛은 캡사이신, 와사비의 매운 맛은 시니그린
알아두면 쓸만한 지식입니다.
매운 고추를 먹으면 막 불이 나지만
와사비를 먹으면 코가 뻥 뚫리면서 시원해지죠.
고추는 뜨거운 매운맛, 와사비는 시원한 매운 맛입니다.
와사비를 강판에 갈면 미로시네이즈라는 효소가 활성화됩니다.
이 효소가 시니그린 성분을 분해시키면 알릴-이소치오-시아네이트라는 휘발성 성분이 만들어져요.
이 휘발성 성분이 입으로 들어오면 위로 쫙 올라갑니다.
코끝을 찡하게 한 뒤에 정수리까지 그 느낌이 올라가죠.
이거 묘한 쾌감이 있어요.
와사비의 진정한 효능은 항균작용입니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살모넬라균, 비브리오균, 대장균, 포도상구균, 연쇄상구균 등에
항균효과가 있고요
곰팡이가 생기지 않게 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이 항균효과만 따지면 마늘보다 수십배 우수하다는 연구 보고도 있습니다.
똑같이 횟집에 와서 회나 조개류를 먹었는데 어떤 사람은 탈이 나고 어떤 사람은 안 나죠?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 하나는 와사비를 잘 발라먹었는가 아닌가
이런 차이도 있을 겁니다.
와사비가 꼭 횟집, 초밥집에서만 기특한 건 아니고요
고깃집에서도 쓸 만합니다.
여름에는 고기에서도 식중독균이 증식하기 쉽죠.
고기를 덜 익혀 먹게 되는 경우도 있으니까 말입니다.
이때에도 와사비를 발라서 드시면 좋습니다.
서양에서도 이런 걸 먹어요.
그 이름은 호스래디쉬입니다.
래디쉬는 무죠.
근데 호스래디쉬라고 한거 보니까 뭔가 좀 쎈 무라는 뜻 같습니다.
연어나 스테이크 요리에 나오기도 하는 소스인데요
꼭 무 갈아놓은 것처럼 흰색의 소스입니다.
제가 프라하에서 한 음식접에 갔을 때, 고기 요리와 함께 이 호스래디쉬 소스가 나왔는데
그게 뭔지도 모르고 고기를 푹 찍어먹었다가 화들짝 놀랐습니다.
이게 와사비하고 맛이 똑같아요.
또 스테이크에 겨자 소스가 나오는 경우도 많지요?
이 와사비, 겨자, 무, 배추, 브로콜리, 양배추 뭐 이런 채소들이 사실은 다 과가 같아요.
겨자화과, 다른 말로 십자화과에 속하는 식물들입니다.
왜 무가 어떤 무는 되게 맵잖아요?
그 매운 맛이 와사비의 매운 맛과 성분이 같은 거에요.
알건 모르건, 항균효과가 있기 때문에 초밥에다가 무순도 얹는 거고
스테이크에 겨자 소스도 쓰는 거랍니다.
와사비 쓰는 것처럼요.
자, 제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와사비 제품을 한 번 조사해봤어요.
국산제품 중에 “연화사비”라고 써있는 제품이 있어서 성분표를 보니까
와사비로만 만들어진 건 아니더군요.
와사비분말은 19%밖에 안 들어있고, D-소르비톨이라고 하는 감미료도 들어있네요.
물, 와사비 다음으로 가장 많이 들어간 것이 D-소르비톨이라니, 거참.
와사비 맛이 워낙 쎄니까 좀 달달한 것을 첨가한 거죠.
그리고 와사비에 녹색 빛깔을 만들기 위해서 합성색소도 넣었네요.
일본에서 수입된 와사비 제품도 봤어요.
역시 D-소르비톨이 전체 성분 중 27%나 되는군요.
와사비는 9.5%의 서양와사비가 9.2%가 또 들어있네요.
이 서양와사비가 아까 말했던 호스래디쉬일 겁니다.
일본산 제품에도 역시 합성향료와 합성색소가 들어있네요.
물론 먹어도 되는 거니까 넣은거지요.
하지만 안 들어가 있다면 더 좋은거겠죠.
우리가 마트에서 사는 와사비는 주로 와사비 가루를 가지고 만든 거라서
쭉 짜면 곱게 나옵니다.
그런데 일식집에 가면 입자가 굵은 생와사비가 나오죠?
좀 다릅니다.
그래서 주로 업소에서 사용되는 생와사비 제품도 조사해봤습니다.
이런 건 생와사비의 함량이 60%가 넘어가니 그래도 좀 와사비답네요.
하지만 역시 감미료나 색소가 들어가있네요.
와사비의 색깔이 녹색이긴 하지만요
실제로 갈면 그렇게 녹색은 아니에요.
그런데 시중에 나오는 와사비제품들은 녹색이죠.
그게 다 색소를 써서 그런 거예요.
굳이 그러지 않아되 될텐데
왜들 그렇게 색소를 쓰는지, 좀 아쉽네요.
얼마전에 미운우리새끼라는 프로그램에서 궁상민이라고 불리는 그 이상민씨가
일본 여행을 간 장면이 나왔었느데요
포장마차에서 고기를 먹다가 생와사비를 갈아먹는 장면이 나왔었습니다.
자기가 마트에서 샀던 생와사비를 꺼내서
즉석에서 강판에 갈아서 고기에 팔라 먹는 장면이 나왔어요.
야, 이거 제대로 한 거죠.
제가 이 동영상을 제 블로그에 삽입해뒀으니까요
와사비의 생김새와 색깔이 어떤지 한 번 보세요.
자, 하여간 이제부터 회, 초밥, 고기 등
좀 염려가 되는 음식을 먹을 때는
와사비를 발라 먹어보세요.
이게 배탈을 예방하는데 분명 도움이 됩니다.
생와사비를 벅을때는요
간장에 풀어서 먹지 마시고요
회나 고기에 발라서 먹는 것이 더 맛있습니다.
그렇게 한번 즐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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