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학

[이재성 박사의 식탁보감] 콩이 나에게 맞을까# 콩국수 먹고 좋았나, 안좋았나?

Buddhastudy 2020. 3. 5. 20:42


...

이번 여름에 냉콩국수 좀 드셔보셨나요?

고소하니 맛있죠?

근데 걸쭉한 콩국수 먹고나면 좋지 않은 분들이 있어요.

생각해볼 점이 있습니다.

 

소화력이 좋고 장이 좋은 사람들은 콩을 먹어도 별 탈이 없습니다.

그러나 평소에 소화가 잘 안 되고 장이 안 좋은 사람들은

콩국수 먹고 안 좋을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소화기관, 특히 장이 콩을 잘 처리할 수 있는 몸인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콩이라고 부르는 것이 종류가 되게 많은데요

콩국수 해 먹는 콩은 대두입니다.

뭐 별로 크지도 않은데 이걸 대두라고 하네요.

이거보다 더 큰 콩도 많은데...

 

영어로는 soybean이죠.

우리는 이 콩을 주로 메주 쓰는 데 썼죠.

그래서 메주콩이라고도 합니다.

 

, 이 대두는 단백질 함량이 40%나 됩니다.

소고기의 단백질 함량이 25% 수준인 것을 생각한다면

대두는 정말 대단한 단백질 덩어리죠.

 

그런데 이 대두의 단백질은 소화가 그렇게 썩 잘되지 않는 단백질입니다.

콩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먹으면 배탈이 잘 나요.

왜냐하면, 콩 속에는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의 작용을 방해하는 물질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주로 트립신의 작용을 방해하기 때문에 트립신 저해제라고 말합니다.

 

트립신, 생물시간에 배웠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시나요?

트립신은 우리 몸의 췌장에서 분비되는 단백질을 잘게 쪼개는 소화효소입니다.

시험에 많이 나왔던 겁니다.

 

, 콩 입장에서는 말이죠, 이게 종자거든요.

장차 대를 이어 자신의 종족을 번성시켜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콩종자에 주어져 있습니다.

땅속에 박히고 물을 빨아들였을 때만 발아가 돼야지, 함부로 싹이 나면 안 되는 거예요.

아무 때나 발아되지 말라고, 콩이 트립신 저해제를 갖고 있는 거 같아요.

 

근데 우리는 콩을 먹고 싶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취한 방법이 뭐냐면 콩을 푹 익혀서 먹는 것이었습니다.

열을 가해서 푹 익히면 콩에 있는 트립신 저해제가 비활성화됩니다.

만약 콩을 덜 익혀서 트립신 저해성분이 그대로 살아있는 채로 뱃속으로 들어오면 문제가 생깁니다.

 

우리 몸은 어떻게 해서건 그 콩단백질을 다 소화시키려고

췌장에서 더 많은 트립시노겐을 분비하려고 애를 씁니다.

그러다가 췌장이 붓고 무리가 갈 수도 있지요.

 

췌장의 기능이 좋다면야 모르겠지만

콩 단백질을 충분히 다 소화시킬만큼 트립시노겐을 분비하지 못하면

결국, 소화가 덜 된 단백질이 대장으로 흘러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면 배에 가스가 차면서 빵빵해지고, 방구가 많이 나오고,

자칫 방구 뀌다가 설사 나오는 황당한 일도 생깁니다.

 

소화가 덜 된 단백질이나 펩타이드 분자가 만약 장벽을 통과해서 들어오면

우리 면역시스템이 과민해지면서 염증반응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콩은요, 절대 날 거로 먹으면 안 되고요, 푹 익혀서 먹어야 합니다.

 

그런데 푹 익혀도 트립신 저해성분이 완전히 비활성 되는 것은 또 아니라서요

평소에 소화가 잘 안 되고 장이 안 좋은 사람들은 콩을 너무 많이 먹지는 않도록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콩국수는 콩밥으로 먹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의 콩을 섭취하게 되는 음식 형태입니다.

콩국이 만약 걸쭉하게 나오는 콩국수라면 상당히 많은 양의 콩을 갈은 거예요.

그래서 여러분, 콩국수를 먹고 나서 자신의 장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한번 살펴보세요.

 

배탈까지는 아니더라도 배가 더부룩하고, 가스가 차고, 영 불쾌하다... 하면

, 나는 콩 종류를 너무 많이 먹지는 말아야 되겠구나이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런 분들은 밀가루 음식 먹었을 때도 소화가 잘 안 되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밀가루 국수를

소화가 잘 안 되는 콩국에 말아서

얼음처럼 차게 먹는다?

이거 장이 안 좋은 분들에게 썩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우리 또 콩을 볶아서 간식으로 먹기도 하지요?

소화가 잘 안 되고, 장 안 좋은 사람한테는 썩 좋지 않은 방식입니다.

입에서는 잠깐 고소하지만, 먹고 나면 배가 더부룩해지고 기분이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소화력이 떨어진 분들은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

 

콩을 먹는 가장 좋은 방법은

푹 익힌 다음에 발효까지 시켜서 먹는 겁니다.

된장, 청국장, 낫또와 같은 형태로 말입니다.

이 세균과 효모가 미리 소화를 시켜놓은 걸 먹는 거죠.

 

이 콩에 좋은 점이 한둘이 아닙니다.

다음에 기회를 잡아서 콩의 유익에 대해서 또 알려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