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멘토·코딩교육

[인생멘토 임작가] 아이가 잘 못하는 것을 보면 답답하신가요?

Buddhastudy 2025. 1. 9. 19:22

 

 

저희 부부는 어느 날 체육관에서 배드민턴을 치고 있었어요.

그런데 저희 옆 코트에서 어떤 아빠 한 분과 어린 딸도

배드민턴을 치고 있었죠.

아빠가 아이와 함께 운동을 같이 하는 모습은

대체로 정말 훈훈하고 흐뭇한 광경 아니겠어요?

 

그런데 제가 목격하게 된 부녀의 모습은

결코 그렇지 않았습니다.

아빠는 어린 딸에게 배드민턴은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한다며

아이가 실수를 할 때마다 지적하셨습니다.

아이는 배드민턴을 배운 적이 없는 아이 같았고요.

왜냐하면 정말 못하니까요.

그래서 아빠는 아이가 셔틀콕을 잘 못 칠 때마다

끊임없이 지적하며 비난하고

심지어 나중엔 배드민턴을 상대적으로 잘하는 다른 아이들과

자기 딸을 비교하시더라고요.

 

대략 15분 정도를 쉬지 않고 아이에게 지적하는 아빠와 딸의 모습을

저는 옆에서 관찰하게 되었는데요.

그 경험이 정말 색달랐습니다.

이게 정말로 듣기가 싫구나.

심지어 그 아이는 아빠의 끊임없는 잔소리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아빠의 지적대로 열심히 하려는 예쁜 모습이었어요.

 

저희 부부는 서로 말은 하지 못했지만

눈빛으로 굉장히 이상한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는 신호를

서로 교환하였습니다.

저는 속으로 생각하기를

아니 저렇게 예쁜 딸을 키우고 있으시면서

지치지도 않고 지적질을 하시는지

굉장히 불쾌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아빠의 지적질에도 불구하고

아무 말 않고 열심히 하려는 그 아이의 모습이 안쓰러웠습니다.

 

더군다나 그 아빠 본인도 배드민턴 초보였거든요.

자기도 못하지만

자기 딸은 자기보다 더 못하니까 가르치려고 하신 건데

초보가 사람 잡는다는 표현이 마음속에서 떠올랐어요.

 

모든 영역들이 다 비슷하지만

어떤 한 분야에서 잘한다는 평가를 받으려면

오랜 시간의 배움과 연습이 필요한 건데

배드민턴은 정말 더 그러하거든요.

 

여러분이 혹시 배드민턴을 잘하는 분들을 보시게 되면

그분이 이미 적어도

자동차 한 대 값의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셨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 아빠가 배드민턴을 잘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배움과 노력이 필요한지를 경험적으로 알았더라면

아이에게 결코 그렇게 하진 않았을 거예요.

 

오랜 배움과 연습이 없으면

성인이라 할지라도 바로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그 아빠는 본인도 초보이면서

그 어린 딸이 못한다고 비판, 지적, 평가지를 해댔고

그렇다고 제가 개입할 수도 없으니

참으로 답답했던 경험이었습니다.

 

아이가 아빠에게 듣는 말이

잘한다, 노력한다는 칭찬과 격려가 아니라

그렇게 치지 말라고 했지 내가 가르쳐 줬잖아.

이렇게 하라고 그렇게 하지 말라고 다른 언니들 저거 하는 거 봐봐.”

와 같은 말을 듣는다면

아이가 열심히 할 수 있겠습니까?

아 나는 왜 이렇게 안 될까?

나는 못하나 봐, 나는 해도 안 되나 봐

이런 식으로 오히려 자신감이 떨어지고

주눅 들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결국 그 활동이 재미가 없어지겠죠.

칭찬은 없고 계속 지적질만 받는데

아이가 어떻게 계속 노력할 수가 있겠어요?

 

그 아빠는 본인도 오랫동안 많이 배워야 하는 초보예요.

더군다나 본인은 남성이라

운동을 하는 데 있어 유리한 성인이죠.

그런데 본인 딸은 어린 데다가 여아란 말이에요.

 

그런 조건과 상황을 고려해 주지 않고

끊임없이 자기 딸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아빠의 모습은

저로 하여금

나는 절대 저 아빠와 친하게 지내선 안 되겠다는 결심까지 하게 만들었어요.

 

제가 만약 그 아빠와 가까워진다면

그분은 자기 딸에게 그러했듯이

저의 어떤 취약점들을 보시고

비판하고, 평가하고, 지적질을 할 것이 분명하거든요.

그런 사람과는 진정한 우정을 형성할 수 없습니다.

 

어떤 사람이 본인의 아이를 어떻게 키우는지를 제가 관찰하면

그 사람의 인성이 명확하게 평가됩니다.

어떤 사람의 육아 수준은

그 사람의 인성 수준과도 거의 동일하다고 해도 틀리지 않습니다.

 

그 아빠는 부모로서도 그렇고

인간적으로도 너그럽지 않고, 친절하지도 않은 겁니다.

 

부모에게 친절, 성품 특성이 부족하면

아이를 결코 잘 키울 수 없어요.

친절하지 않은 부모는 아이의 동기를 짓밟거든요.

 

부모의 끊임없는 지적질을 견딜 수 있는 아이는 없습니다.

제가 그 아빠에게 물어보고 싶은 말은

당신은 당신 딸 나이대에 잘했냐는 거예요.

 

개구리 올챙이 시절 생각 못하고

본인도 한때 모든 것이 미숙했던 어린아이였으면서

본인도 못했으면서

심지어 지금도 못하는 초보면서

아이에게 너무 비판적으로 하지 말고, 좀 친절하게 하라는 겁니다.

 

부모와 아이가 같이 활동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추억을 쌓는 것이 의미가 있지

잘하는 게 뭐가 그리 중요합니까?

자기 집에서도 아니고 밖에서 아이에게 그렇게 지적질을 해대면

저 같은 사람이 관찰하게 되잖아요.

 

본인이 아이를 평가했듯이

본인도 어떤 사람인지, 어떤 부모인지

저같이 인성에 대해 오래 공부한 사람들에게

디테일하게 평가될 수 있어요.

 

아이는 아직 어리니까 당연히 아직은 못하죠.

많은 부분들에 있어 부족합니다.

키도 작잖아요.

그 딸아이는 말랐었고요. 키도 작았어요.

왜냐하면 기껏 해야 초등학교 3, 4학년 정도밖에 안 된 거니까요.

 

그럼 부모가 좀 너그러워야 하죠.

아이가 배우면서 점차 성장할 것임을

긍정적으로 믿어주고, 잘할 수 있다고 격려해 줘야죠.

 

본인이 초등학교 수학 정도는 할 수 있다고

아이가 수학을 좀 못한다고

아이에게 지적질하고 답답해하는 부모들 많습니다.

 

마찬가지 상황입니다.

그런 부모들 본인은 고등학교 수학은 잘했을까요?

아이가 아이이기 때문에

미성숙한 것임을 감안하고 좀 너그럽게 봐줘야죠.

 

언젠가 키도 크고, 더 배우고, 성장하면서 잘할 겁니다.

아직 못할 뿐이에요.

아이가 나중에 크면

언젠가 부모의 능력을 능가할 수도 있어요.

부모가 이제 나이 들면

성인이 된 자녀에게 의지하고 의존할 수도 있겠죠.

 

지금 현재 부모가 아이보다 능력이 높다 하여

혹은 아이가 어떤 부분에서 부족해 보인다 하여

아예 못하는 그 부분을

답답해하고 못마땅 해하지 말라는 겁니다.

 

제가 직접 목격했던 그 아빠의 모습은

부모로서 실격이거든요.

매우 못하는 겁니다.

그런데 본인은 이런 평가를 누구에게도 안 받고 살잖아요.

그런데 왜 아이는 지적하고 평가하고 비판하냐고요.

본인 딸이니까?

 

제가 오늘 말씀드린 내용은

그 딸아이의 마음을 대표해서 말씀드린 거예요.

아이들이 제 말을 들으면 너무나 좋아합니다.

아이들도 마음이 답답한데

저 같은 교육자가 자신들의 마음을 대신해서 언어로 표현해 주면

참으로 좋아할 수밖에요.

거기엔 인간적인 이유들이 다 존재합니다.

그 아이가 아직은 아빠를 사랑하고

아직 순수한 어린아이라서

뭐가 뭔지 잘 모르고 있겠지만

아이가 크고 성장하면서 이 과정을 결국 다 깨닫게 됩니다.

 

아이가 성인이 되면

그런 아빠는 이제 자신의 자녀에게 평가받습니다.

이제 성인이 된 그 딸은

그런 아빠와 자신의 인생에서

어느 정도까지 같이 할지를 결정할 거예요.

 

부모가 아이를 키운다는 건

결국 나와 다른 인간과 사랑의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부모들은 자신과 비슷한 아이를 본인들이 낳았지만

그건 결국 부모와 다른 인격체입니다.

자식이라고 해서 무조건 부모를 사랑하고

부모를 공경하고, 효도해 주지 않습니다.

 

모든 육아 과정은 올바른 과정이 되어야 하고,

과정에 부족함이 없을 때

비로소 자녀는 부모를 사랑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번 사례의 아빠처럼

불친절하게 아이를 대하게 되면

자녀가 부모를 사랑할 수가 없어요.

 

아이 키우는 모든 부모님들은

아이가 좀 미숙하더라도

좀 너그럽게 여유를 가지고 친절하게 아이에게 대해주시기를 바랄게요.

 

아이의 미숙함이 나의 신경을 건든다면

이 말을 꼭 기억하세요.

나도 그 나이 때엔 미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