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인 생각들이 나의 마음을 옭아맬 때가 있다.
불안, 초조, 우울, 분노의 감정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마음을 휘젓는다.
감정과 연결된 생각은
내가 무언가를 할 때마다
“난 못할 것 같아”
“역시 노력해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
“아무도 날 좋아하지 않아”
“난 누가 봐도 별로야”와 같이 부정적으로 변질되어
우리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
우리는 누구나 마음 주머니가 있다.
마음 주머니에 얼마나 많은 불순물이 있느냐에 따라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다르다.
평소에는 마음의 불순물이 많아도
바닥에 가라앉아 있어 느끼지 못하지만
누군가 내 마음을 건드려 주머니가 요동칠 때면
온통 흙탕물이 돼버린다.
사람마다 불순물의 양과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가라앉아 다시 잠잠해지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다르다.
불순물이 가득한 마음 주머니를 달고 사는 건
인생이 가볍지 못하고 자유롭지 못한 상태이다.
부정적인 감정과 기억들은
수시로 떠올라서 나를 분노하게 하고
무너뜨리기도 한다.
우리는 왜 이렇게 상처투성인
고통 같은 삶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걸까?
도대체 무엇 때문에 삶이 힘든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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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의 생각과 마음 챙김 개념을 통해서
이에 대한 설명과 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우리는 순간을 살고 있다.
지금 살고 있는 순간은 시간에 따라서
계속 나를 지나가고 있다.
시간이 흘러가듯 순간도 흘러간다.
우리 눈앞에 지나간 순간들은 다시는 볼 수 없다.
끝없이 흘러가는 순간 속에서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따라
우리 삶은 완전히 달라진다.
고요하고 평온해질 수 있고 불안하고 우울할 수도 있다.
내가 출근을 위해 지하철을 탄다고 생각해보자.
사람들은 계속해서 나를 스쳐 지나간다.
내 눈앞에는 앉아 있는 사람, 서 있는 사람, 정차한 곳에서 내리는 사람, 올라 모르는 사람 등
나는 그저 움직이는 장면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
지하철이 속도를 내면서 정거장은 계속해서 바뀐다.
순간들이 흘러가고 있지만
나는 그저 지하철에서 들려오는 소리. 보이는 풍경
그리고 나의 몸에서 느껴지는 다양한 감각들에 집중하고 있다.
이렇게 현재에 집중하는 순간은 고요하고 평온한 상태이다.
이는 장자의 심재
즉 마음을 비우는 상태와 유사하다.
모든 생각들을 비워내고
내 삶은 편안하게 흘러가고 있다.
이때 모든 순간들은 나에게 주는 선물 같은 경험들이다.
삶은 한없이 가벼워진다.
지금이 순간을 머물기 때문에
나에게는 어떠한 집착이나 부정적인 생각들 없이
삶은 부드럽게 흘러가고 있다.
그런데 마음의 고요가 깨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저 멀리서 직장 상사가 걸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 상사는 어제 회의 시간에 팀원들 앞에서 나에게 면박을 줬었다.
내 눈은 상사에게로 고정된다.
상사는 핸드폰으로 열심히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나는 상사를 발견하기 전과 똑같이 지하철을 타고 있지만
더 이상 사람들이 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고
내 모든 신경은 상사의 행동에 집중하게 된다.
상사와 나 사이에는 거리가 있고
지하철에 사람이 많아서 그가 보였다가 보이지 않았다가 하지만
나는 이미 상사에 대한 생각으로 고정되어 있다.
동시에 기분이 불편해지기 시작한다.
상사의 부정적인 말들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아직 나는 출근하는 길인데 내 머릿속은 대책 회의가 열리고 있다.
상사가 했었던 말 중에
“일 똑바로 못하나?”라는 말이 계속 머리에 맴돌았다.
그럴수록 불안과 걱정의 감정이 올라온다.
내 생각은 다시
“다가가서 아는 체를 해야 하나? 아니면 그냥 모른 체 할까?
라는 고민으로 이어진다.
상사와 나 사이의 거리가 꽤 있어서 모르는 척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과거에 각인된 상처들이 나보고
어떤 행동을 하라고 계속 재촉한다.
“아는 체 안 했다가 지난번처럼 또 혼나면 어떡하려고 그래?”
“아니야 괜찮아 오히려 더 멀리 떨어지자”
이와 같이 불안한 생각들이 계속해서 떠오른다.
내리는 정거장이 다가오고 있지만 내 의식은 계속해서 상사에 대한 생각으로만 가득하다.
이때가 바로 나에게 문제가 발생하는 지점이다.
나는 상사에 대한 생각들로 가득 차 있고 더 이상 순간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흘러가는 나의 순간이 멈춰버린다.
이게 바로 장자가 말했던
스스로의 생각에 얽매여 있는 상태이다.
마음을 비우지 못하고
부정적인 과거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나의 모든 의식을 눈앞에 상사에게 빼앗겨 버렸다.
평온했던 아침이었지만
상사가 내 눈앞에 나타나면서 걱정과 불안한 감정이 올라온다.
처음 지하철을 타고
눈앞에 장면들이 흘러가듯 지나갈 때
나의 삶은 한없이 가벼운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상태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다.
이를 현재 머무르는 상태라고 표현한다.
바로 마음챙김에서 추구하는 상황이다.
장자가 말하는 어떤 개념이나 물욕 등에 집착하지 않고
나조차 잊어버린다.
이곳에서 내가 나 자신이 된다.
이 상태는 우리의 본래 모습이다.
인간은 본래 고요하고 평온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가볍고 자유로운 상태가 된다.
좋다 싫다 나쁘다 평가하지 않고
그저 있는 그대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나를 힘들게 하는 건 상사와 과거에 겪었던 좋지 못한 경험이다.
그 경험이 머릿속에서 상사를 마주칠 때마다 떠올라서
나도 모르게 긴장하고 불안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순간에 존재하면서 가볍게 살다가
과거의 부정적인 경험을 기반으로 하는 좋지 못한 생각들 때문에
평온함을 방해받는다.
마음챙김에서는 이를 저항이라고 부른다.
이것이 저항인 이유는
우리 삶에 족쇄 같이 작용해서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을 무던히도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리를 갉아먹는 생각은
과거의 경험으로 만들어진다고 현대 심리학은 설명한다.
과거의 경험이 특정 상황 속에서 방아쇠가 되어
부정적인 생각들이 떠오르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부정적인 생각들이
내 머릿속에 자주 떠오르고 오랫동안 지속되면
우리는 불안함에 시달리거나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생각의 몸부림은 우리의 능력을 많이 제한한다.
보통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할 때 긴장되기 마련이다.
목소리가 떨리기도 하고, 머리가 하얗게 변하기도 한다.
그 이유는 우리가 온전히 발표에 집중하지 못하고
눈앞에 사람들의 반응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발표를 해야 하는데
마음속에서 끊임없이
“저 사람 표정 봐, 내 발표가 형편없는 게 분명해
발표를 망치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들이 발표하는 행동의 쇠사슬을 채운 듯이
나의 능력을 제한한다.
이렇게 부정적인 과거의 경험이 쌓여 불안과 걱정의 감정이 올라오고
내가 지금 하고자 하는 것들을 방해해서
결국 나의 능력이 제한되는 원리이다.
인지행동 치료에서는 우리가 불안하게 되면
현실을 왜곡해서 해석한다고 한다고 한다.
즉 부정적인 생각이 가득하면
지금 벌어지는 일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틀리게 해석하는 것이다.
그러면 소통의 오류가 발생한다.
직장에서 분명 상사가 A라고 이야기했는데
그것을 왜곡해서 비라고 받아들이는 일이 벌어진다.
잘못된 판단을 하고
그게 맞는다고 믿어버리게 된다.
그렇게 우리의 삶 구석구석에서 제약이 생긴다.
그래서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의 나를 구속하지 않고 살아야 한다.
그래야 삶의 모든 면에서 더 자유로울 수 있다.
새가 날아오르기 위해서는
먼저 몸을 가볍게 해야 한다.
그리고 바람의 흐름을 따라서 날아야 한다.
바람의 방향을 거슬러 저항하여 올라가려고 할 때
새는 추락한다.
여기서 저항은 부정적인 생각들이며
바람의 흐름을 따르는 것은 순간을 살아냄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삶이 가벼워지고
순간을 살아갈 수 있는 걸까?
딱 한 가지만 기억하자.
‘알아차림’이다.
마음챙김을 하면 올라오는 생각들을
그저 알아차리는 것만으로도
우리 참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한다.
내 마음속에 부정적인 생각들이 올라올 때마다
“내가 지금 이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라고 알아차려 보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나를 붙잡고 있었던 생각들이 저절로 흘러가게 된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더 놓아지게 된다.
알아차리면 생각이 소멸된다.
생각이 소멸되는 이유는
부정적인 생각은 존재하지 않는 허상이기 때문이다.
존재하지 않기에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라고 알아차리는 것만으로 사라진다.
우리 본래의 삶은 가볍고 자유롭다.
다양한 과거의 부정적인 경험들이 쌓이면서
마음이 무겁게 되고
우리의 삶을 제약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나의 삶을 갉아먹는 집착이나 부정적인 생각들을
더 촘촘하게 알아차린다면
우리는 더 자유롭게 되어 삶이 한층 더 가볍게 될 것이다.
과거의 부정적인 경험들이
더 이상 현재의 나의 발목을 잡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원래 우리가 그랬던
고요하고 평온한 모습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고요하고 평온한 모습이
우리의 원래 모습이기 때문이다.
오늘도 우리가 마땅히 누려야 하는 순간에 선물들을 누리자.
평온으로 가득한 순간들을 계속해서 맞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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