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주제는 친구입니다.
나는 내 친구를 선택한 것일까요?
아니면 그냥 우연히 친구가 된 것 일까요?
내 곁에 남겨두어야 할 진정한 친구는 누구인지 이야기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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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들을 한번 스캔해 봅시다.
어떻게 이 친구들을 처음 만나게 되었나요?
고등학교 같은반, 혹은 대학교 과동기였나요?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친해진 경우가 많을 거예요.
근접성과 우정의 관계에 대한 아주 유명한 고전 연구 하나 소개해드릴게요.
심리학자 Leon Festinger가 MIT대학의 기숙사 건물에 사는 결혼한 학생 커플들이 서로 얼마나 친한지 살펴봤어요.
10번에 사는 사람은 바로 옆집인 9번과 친할 가능성이
복도 끝에 있는 6번과 친할 가능성보다 4배가 더 높았어요.
6번은 바로 아랫집인 1번과 친할 가능성이
복도 중간집들에 비해 2배가 높았구요.
서로 물리적으로 가까울수록 심리적으로도 가까워질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복도 저 끝에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을지도 모르는데,
우연히 옆에 있는 사람과 친구가 되는 거죠.
그런데요, 친구는 내가 적극적으로 선택해서 향기로운 인연을 이어가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한입쌤이 여러분께 진짜 친구 구별법을 제안드립니다.
첫 번째 기준은 심리학자 조던 피터슨의 조언이에요.
우선 나에게 나쁜 일이 생겼을 때 그 친구의 반응을 눈여겨 보세요.
내가 얼마나 멍청한 짓을 했는지, 내 단점에 대해서만 길게 얘기하는 친구가 있어요.
혹은 자기에겐 더 끔찍한 일이 있었다며 결국 본인 이야기만 늘어놓는 친구도 있죠.
이런 사람은 진짜 친구가 아닙니다.
진짜 친구는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또 들어주고 함께 아파해요.
그 사람이 나의 일로 슬퍼하는지 잘 보세요.
잘 모르겠다면 나는 슬플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 생각해보세요.
또 나에게 좋은 일이 있을 때, 그 친구의 반응도 눈여겨 보세요.
어떤 친구는 내가 이 행복한 순간을 길게 즐기도록 내버려 두지 않아요.
대충 축하하고는 바로 자기 얘기를 꺼내죠.
미묘하게 자기 자랑을 하거나 심지어 자기가 아는 지인이 얼마나 더 대단한지 얘기해요.
아마 속으로
“재는 운이 좋네, 쳇, 내가 재보다 못한게 뭐야?”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한번 친구는 영원한 친구니까 관계를 유지할 의무가 나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나에게 그런 의무는 없습니다.
오히려 내 주변을 진짜 친구들로 채워야 하는 의무가 나에게 있을 뿐이죠.
두 번째 기준은 이 친구가 나에게 얼만큼의 시간과 돈을 쓰는가에요.
마음이 중요하지 돈이 중요하냐고요?
둘 다 중요합니다.
마음이 가는 곳에 돈도 가거든요.
제 친구 A에겐 아끼는 후배가 있었어요.
후배는 1년에 두세 번씩 선배 A를 찾아와서 힘든 회사생활에 대한 조언을 구했어요.
이런 관계를 십년 넘게 이어오던 A는 문득 지금까지 후배가 밥을 산 적이 한 번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사실 그 후배는 돈과 시간, 그 어느 것도 제 친구를 위해 쓰지 않았어요.
자기가 힘들 때만 찾아와서는 밥을 얻어먹고 갔죠.
A는 결국 이런 결론을 내렸어요.
그 후배에게 나는 매번 힘든 이야기를 쏟을 감정 쓰레기통이었구나.
여러분 중에도 남에게 퍼주기만 하는 분들 계시지요?
그 예쁜 마음이야 잘 알겠지만, 일방적인 호의는 관계의 상호성을 깨뜨리기 때문에 건강하지 않아요.
평소엔 코빼기도 안 보이다가 필요할 때만 연락하는 친구들은
여러분을 에너지 충전소로 ‘사용’하고 있을 뿐이랍니다.
세 번째 기준은 이 친구와 함께 있을 때 나는 성장하는가?입니다.
이런 친구들에게서는 멀어져야 해요.
내가 새롭게 도전할 용기를 잃게 만드는 친구
내 발전을 방해하고 해야할 일을 미루게 만드는 친구
옳지 않은 일에 나를 끌어들이고 어울리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소개해주는 친구
이런 친구들에게서 변화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멀리 도망가세요.
말씀드린 세 가지 특징을 친구에게서 반복적으로 발견했다면
이제 연결고리를 끊어야 할 때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해요.
인간은 지독하게 사회적인 존재여서 한번 맺은 인연을 유지하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어요.
사회심리학자 로이 바우마이스터에 따르면
반드시 끊어버려야 할 관계조차 어떻게든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게 사람입니다.
이제부터 가짜 친구들을 밀어내고 진짜 친구들로 당신의 인생을 채우세요.
우연히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내 친구가 아닙니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닮고 싶은 사람
존경스러운 사람
마음을 나누고 싶은 사람이 보이면 다가가 보세요.
나는 내 친구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언젠가는 서로에게 I’m so happu for you
내일을 자기 일처럼 기뻐해 주는 그런 친구를 곁에 두실 수 있을 거예요.
늘 여러분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