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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심리학] 다 버렸더니 남은 것은 공간이었다! 양준일의 현상의 시작점이 된 단어 '공간'의 심리학적 의미, 그리고 빅토르 프랭클의 공간! Yang Joon-il Syndrome

Buddhastudy 2020. 10. 5. 20:08

 

 

오늘의 주제는

양준일의 공간과 빅트로 프랭클의 공간입니다.

이코노미스트에 실린 제 글을 영상으로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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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다 똑같아, 거기서 거기야.’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이기적이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나요?

큰 어려움이 닥치면 누구나 좌절하고

감사하기보다는 불평을 늘어놓죠.

 

홀대를 당하면 누구나 취축되요.

그래서 어떤 땐 사람 다 똑같아 보여요.

 

그런데 모두 알듯이 사람은 다 똑같지 않습니다.

사람이니까 비슷하지만 사람이니까 정말 다릅니다.

 

가장 최악의 상황에서 인간이 서로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를 목격한

한 사람을 소개해드려요.

오스트리아 출신 정신과 의사 빅토르 프랭클입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중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수감되었고 가족을 모두 잃었어요.

오랜 시간 기차를 타고 아우슈비츠 역에 도착한 프랭클은

삶과 죽음의 첫 관문을 통과합니다.

 

유대인들은 남녀 각각 한 줄로 서서

한 명씩 친위대 장교의 앞을 지나가야 했어요.

장교는 무심한 표정으로 한 사람씩 훑어보고는 손가락으로 오른쪽 혹은 왼쪽을 가리켰어요.

 

프랭클은 오른쪽으로 가라는 지시를 받았는데

왼쪽 손가락 방향을 따라 움직인 90%의 사람들은 역에서 바로 화장터로 직행했습니다.

사형 판결이었어요.

 

상상을 초월하는 참혹한 일들이 벌어지는 수용소.

이곳에서 프랭클은 사람이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삶을 놓아버리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존재의 의미를 잃어버리지 않았던 사람들도 있었어요.

 

대체 이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프랭클은 궁금했어요.

 

어떤 상황에서도 인생은 잠재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걸 말하고 싶어서, 자유를 찾은 후, 그가 쓴 책이

<죽음의 수용소, Man’s Search for Meaning>에서입니다.

 

가장 유며한 구절은 이거예요.

/인간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 갈 수 있어도

마지막 남은 인간의 자유

, 어떤 상황에 놓이더라도

자신의 태도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는

빼앗아갈 수 없다./

 

아우슈비츠에서도 나치가 한 인간으로부터 빼앗을 수 없었던 단 한 가지가 있었어요.

삶에 대한 태도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였습니다.

 

프랭클의 조언을 하나 더 들어볼까요?

저는 이 구절이 충격적이었어요.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있다.

그 공간에는 우리의 반응을 선택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우리의 반응 속에 성장과 자유가 있다.

Between stimulus and response there is a space.

In that space is our power to choose our response.

In our response lies our growth and our freedom./

 

프랭클의 공간이 한동안 제 마음을 채우고 있었어요.

그래서 가수 양준일이 뉴스룸 인터뷰에서 공간을 언급했을 때

, 제 마음에 파장이 일었습니다.

 

--

Q. 우리가 못 본 동안의 삶은 어땠나...

 

쓰레기를 많이 버려야 하는, 그러니까

쓰레기라는게 머릿속에 있는 쓰레기를 많이 버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을 했었어요.

왜냐하면, 나의 과거를 보면 꼭 그게 나의 미래로 이어진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 거예요.

그래서 이런 생각을 자꾸 버려야지, 버려야지..

내 머리에 가득 차 있는 나 자신에 대한 편견이라고 해야 할까요?

편견을 버리려고 노력을 생활처럼 했어요.”

 

앵커: 다 버렸더니 남는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남는 것은 공간이었던 것 같아요.

그 공간을 나의 과거로 채우지 않는 게 목적이었어요.

근데 자꾸만 돌아와요.

그래서 계속 버리고... 새로운 게 들어와야 하는데...

그 공간을 만드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목적이었어요.

 

슈가맨에 나와서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슬프지 않았어요.

그냥 현실이었기 때문에.

그런데 내가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큰데

모든 대한민국이 저를 받아주는 따뜻함이

그걸 다 녹여주셔서

더 이상 제 과거가 나를 괴롭히지 않는 것 같아요.

그냥 감사해요.//

 

예상하지 못했던 단어 공간

허를 찔린 느낌은 저만의 것이 아니었어요.

인터뷰 영상에 이런 댓글이 달렸습니다.

 

과거를 버리고 남은 게 뭐냐는 물음에

공간이라고 대답하는 것을 보고 눈물이 났습니다.

버리면 비워둬야 하는데 두려움에 자꾸 무언가를 채우려 했던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어요.

 

비워둔 이 공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공간은 자극과 나의 반응 사이에 존재합니다.

 

자극은 이 공간을 통과해서 나에게 전달되고

나의 반응도 이 공간을 거쳐 밖으로 나갑니다.

 

이 공간의 생김새는 사람마다 달라요.

자신에 대한 편견, 과거에 대한 후회로 머릿속을 채운 사람은

어떤 공간을 가지고 있을까요?

 

좁고 얕은 공간을 가진 이 사람은

자극이 들어오는 순간 반사적으로 반응합니다.

하지만 넓고 깊은 공간을 가진 사람은

공간에 머무르면서 생각해요.

그리고 자신의 반응을 선택합니다.

 

고통을 피할 순 없어도

고통을 대하는 나의 태도를 선택할 수는 있어요.

그래서 자극은 한 가지인데 반응은 가지각색이죠.

 

이는 개인이 가진 선택의 힘을 의미합니다.

이 선택은 자극과 나를 분리시키고 나를 자유롭게 해요.

끝까지 내 소유로 남을 마지막 자유는

삶의 의미를 선택할 자유입니다.

 

프랭클의 증언에 따르면 아우슈비츠에서도 선택의 자유가 있었어요.

삶을 포기하고 남을 원망하는 선택도 있었고

희망을 이야기하고 타인을 위로하는 선택도 있었습니다.

 

사람의 품격은 그가 처한 상황

, 자극에 따라 결정되지 않아요.

자극에 대한 반응을 선택하는 그의 힘에 달려있다고

프랭클은 이야기합니다.

 

--

양준일의 공간 언급은

제가 예상한 대로 반응언급으로 이어졌어요.

 

MBC라디오 여성시대에 출연한 그가

대입 실패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학생에게 건넨 조언을 들어보세요.

 

이번에 대입 불합격으로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노력해온 12년이 허무하게 느껴지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눈물만 나요.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우리가 상황은 조절 할 순 없지만

상황에 반응은 할 수 있어요.

떨어졌다는 사실을 너무 바라보지 말고

그 상황에 내가 어떻게 반응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면

실패가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어요.

이 상황에 숨겨져 있는 소중한 보석이 있어요.

그것을 찾아보세요.

 

저도 많이 떨어졌거든요.

그 과정 자체가 제가 여러분 앞에 설 수 있게 해줬어요.

 

대학에 떨어졌다는 것이 울어야 할 일이 아니라

감사할 일이 될 수 있다고 믿어요.

저도 그렇게 살았기 때문에.

 

흔들리지 마세요.

인생은 공부도, 시험도 아니고

시험의 결과가 본인이 아니에요.

 

자신의 가치를 잊지 마세요.

실패가 아니라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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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내 소유가 아니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내 소유다.

 

실패를 또 다른 성장의 기회로 전환하는 것도

나의 선택이다.

 

실패로부터 배우겠다고 결심할 때

실패를 과정으로 해석할 때

보석을 찾을 수 있다./

그가 이렇게 말하고 있어요.

이게 바로 프랭클이 강조한 반응을 선택하는 힘입니다.

 

공간을 과거로 채우는 사람은

실패의 결과와 자신의 가치를 구분하지 못합니다.

 

학생은 시험 점수가

회사원은 연봉이나 직급이

가수는 음원 순위가 자신의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당면한 현실이 곧 자신이라고 믿죠.

남들의 평가에 즉각적으로 반응할 뿐

선택의 권리는 포기한 상태입니다.

 

현실은 그저 자극일 뿐, 내가 아니에요.

자극과 나 사이에 있는 공간에서

내 반응을 선택하는 과정은

곧 자신의 존재 의미를 발견하는 과정이에요.

 

그 결과물로 드러난 인격은

평온하고 따뜻하며 진솔하고 정직합니다.

 

이것이 많은 팬들이 양준일의 맑은 표정에서 감지했던 덕목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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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내가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큰데..“

 

추측하건대 그는 비참한 상황에서도 삶의 의미와 존재의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믿은 것 같아요.

의미를 찾은 사람은 상황을 견디는 힘을 얻습니다.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

철학자 니체가 한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네요.

 

프랭클이 말하는 공간은 개인의 인격입니다.

현실과 지각이 다른 이유는

이 공간 때문이에요.

 

사람마다 얼굴 생김새가 다른 것처럼

이 공간의 생김새도 제각각이죠.

 

나의 공간은 어떻게 생겼나요?

이 공간엔 무엇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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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다 버렸더니 남는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남은 것은 공간이었던 것 같아요.

그 공간을 과거로 채우지 않는게 목적이었어요.“

 

빅토르 프랭클의 공간과 양준일의 공간

그리고 나의 공간

여러분은 이 공간을 어떻게 가꾸고 싶으세요?

 

늘 여러분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