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야기는 제 습관 분투기입니다.
거머리 같은 노트북 컴퓨터와 나의 수면 습관
습관을 만드는데, 뭐가 가장 중요한지 아실 수 있도록
제 실패담을 공유해 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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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동안 고민하던 제 고민은 수면 습관이었어요.
자정부터 몇 시간 동안 영상을 보는 거요
저의 오랜 하루 마무리 루틴이었죠.
딸 아이한테 들키고 싶지 않았던 달콤하고도 파괴적인 습관이었어요.
마지막 루틴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매일 밤 충분했답니다.
오늘은 고생했으니까 생각 없이 놀자.
오늘은 한 일이 아무것도 없네.
에이, 기분 나쁜데 영화나 봐야겠다.
이왕 보기 시작했으니까 마지막 에피소드까지 깔끔하게 끝내자.
딱 10분만 더 보고 자야지.
취침 시간이 새벽 1시에서 2시로 가끔은 3시가 넘기도 했다.
당연히 매번 대가를 치릅니다.
다음 날 아침, 몸도 무겁지만, 마음은 더 무거웠어요.
새벽 4시에 잠든 어느 날, 저는 인정했어요.
이쯤 되면, 바닥을 친 거라고요.
제가 아침형 인간이 될 순 없어요.
하지만 인생에 다시 오지 않을 소중한 하루를 이런 식으로 시작하다니
상황이 이 지경이 된 후에야
저는 침실에서 노트북 컴퓨터를 제거하기로 결심했어요.
언젠가는 이렇게 고백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면서요.
“여러분, 이것이 제 습관 여정에서 가장 효과적인 선택
골든 초이스였습니다.
그 후로 제 삶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과연 그랬을까요?
천만의 말씀요.
노트북 퇴출 후 한 달이 지난 어느 날,
몸살감기에 든 것처럼 으슬으슬 추웠거든요.
초저녁에 침대로 기어들어 갔어요.
멀뚱멀뚱 천장을 보고 누웠는데, 나의 노트북이 그리워졌지 뭐예요.
괜히 떠나보냈나 싶었죠.
“다시 데리고 오자, 오늘만.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까.”
그렇게 침실로 들어온 노트북을 다시 내보내기까지
또 몇 달이 걸렸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그 후 2년 동안
노트북이 침실로 슬그머니 기어들어 온 사건이
몇 번이나 발생했어요.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몇 달까지 머물다가
다시 쫓겨나곤 했죠.
노트북은 절대 혼자 방으로 들어오지 않습니다.
항상 나쁜 수면 습관을 데리고 나타납니다.
사실 노트북보다 더 질긴 상대는 핸드폰이었어요.
“아, 핸드폰은 포기할 수 없어. 알람을 맞춰야 되잖아.
절대, 절대! 아무것도 안 보고 오디오북만 들을 거야.
그래 독서는 꼭 필요한 거잖아, 안 그래?“
과연 제가 오디오북만 들었을까요?
노트북이 없는 날엔 핸드폰이 열 일을 했답니다.
노트북의 시원한 스크린 대신 핸드폰의 작은 스크린을 쳐다보느라
눈이 더 시뻘게졌어요.
좋은 수면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노트북과 핸드폰을 모두 침실에서 내보내야만 했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들이 지겨워할 정도로
헤어졌다 만났다를 반복하는 지지리 궁상 커플처럼요
저는 노트북과 이별과 만남을 몇 번이나 반복한 후에야 헤어질 수 있었어요.
/유혹을 환경에서 제거하라/
이 법칙을 알면서도 외면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예요.
환경이 내 행동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그깟 노트북 하나 방에서 내보낸다고 크게 달라질 게 있겠어?
내 한심한 수면 습관이 단지 노트북 때문이겠냐고.
마음먹기에 달린 일이야.
중요한 건 내 생각과 의지라고!
오늘부터는 무조건 12시엔 취침! 오케이?“
누구나 이렇게 환경의 영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성을 가지고 있어요.
결심한 바를 이루기 위해서
나에게 필요한 것은 환경 정비가 아니라
정신 승리의 다짐이라고 착각합니다.
그런데 환경의 영향을 무시하는 사람들은
한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뭘까요?
자기 통제력이 신통치 않아요.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자기의 행동을 조절할 줄 알아야 하는데 이걸 잘 못 해요.
마음속엔 열망이 있지만 이걸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거예요.
환경의 영향을 무시한 대가는 생각보다 큽니다.
2. 그렇게 사는게 견딜만 했기 때문에
파괴적인 수면 습관에 괴로워하면서도 환경을 바꾸지 않았던 두 번째 이유는요
그냥 솔직히 말하면 그렇게 사는 게 견딜 만했기 때문이에요.
아직 바닥을 치지 않은 거죠.
다음날 겉으로는 멀쩡해 보였어요.
일도 마감 시간에 끝내고 별문제 없어 보였죠.
그러나 곧 바닥을 칠 날이 오더라고요.
남들은 몰라도 나는 알아요.
조금씩 내 안에서 삶의 토대가 무너지는 소리가 들려요.
”아, 이러면 안 되는데
그만하고 싶은데, 나는 왜 이래야 할까“
이런 내면의 소리가 들린다면 저처럼 오래 버티지 마시고
지금 환경에서 유혹을 뽑아 버리세요.
”그깟 노트북 하나 방에서 내보낸다고 크게 달라질 일 있겠어?“
이제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노트북을 내보내야.
유혹을 환경에서 제거해야
잠을 잘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제게 노트북이 있었다면
여러분에게 어떤 유혹이 있나요?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 환경에서 없애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냉정하게 제거해 보세요.
늘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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