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자 공부를 하다가
좀 신기한 어원을 발견해서
여러분들과 함께 공부하려고 합니다.
오늘의 주인공 한자는 바로 견딜 ‘내(耐)’
인내심, 내구성
이럴 때 쓰는 한자 견딜 ‘내(耐)’입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그림이냐고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가 조개를 그렸던 적이 있는데
댓글로 기영이인 줄 알았다고.
(기영, 검정 고무신 주인공...^^)
제가 글씨도 좀 별로인데 그림은 정말 못 그립니다.
그래서 미리 그려왔어요.
오늘 설명할 글씨는
직접 실험하면서 기냐 아니냐를 판단하시게 될 겁니다.
제가 오늘 발견한 내용은
바로 아주 오래전에는 ‘면도를 해주는 형벌이 있었다’입니다.
아니 공짜로 면도까지 해주는데 감사할 일이지
이게 형벌이라니 말이 됩니까?
그래서 여기저기 내용을 뒤져봤습니다.
과연 이 말이 진짜인지 확인을 위해서죠.
네이버에 이 한자를 검색했더니
이런 말이 나오네요.
‘견딜 내(耐)는 원래 구렛나룻을 깎는 형벌이었으나’
정말이네요.
그래서 중국 사이트에서도 검색을 했습니다.
‘옛날에 수염과 털을 2년 동안 깎아내는 형벌이라 하고’
2년 동안 민짜로 살아내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
두 말하면 잔소리죠.
우린 그럼 실험을 위해서 글씨부터 써보겠습니다.
먼저 견딜 ‘내(耐)’의 조상을 찾아봤더니 이렇습니다.
수염 ‘내(耏)’라는 한자예요.
이걸 잘 보니 말이을 ‘이(而)’와 터럭 ‘삼(彡)’으로 되어 있어요.
원래 말 이을 ‘이(而)’는 사람의 턱수염을 나타내고요.
터럭 ‘삼(彡)’은 귀 아래 구렛나룻을 가리킵니다.
석 ‘삼(三)’자를 닮아서 이름도 터럭 ‘삼(彡)’이에요.
이건 생긴 게 완전 비슷하죠.
터럭이라는 게 바로 털인 거죠.
그럼 다시 그림으로 돌아와 봅니다.
도대체 수염에서 이 글자들이 어디에 있느냐는 겁니다.
우선 턱선을 가로획이라고 보고
그 밑으로 수염이 줄줄 나 있죠.
여기에 말 이을 ‘이(而)’를 직접 써보면
정말 수염 속에 숨어 있는 것 같긴 합니다.
이 양쪽은 구렛나루 터럭 ‘삼(彡)’이 살짝 살짝 보이는군요.
그림상으로 보니 분명 글씨 모양이 수염에 그대로 나타나 있습니다.
이 수염을 면도를 해주는 형벌이 있었다고 하니
우리는 오늘 이 그림 속의 아저씨에게 면도 형벌을 내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갓을 쓰고 오셨으니 양반인 것 같네요.
갓부터 벗기겠습니다.
너무 세게 벗기진 마시고 살살 벗깁니다.
아주 살살요.
갓을 다 벗기니 상투가 나타났군요.
지우개 가루가 날리니 후하고 불어줍시다.
이발을 하기 전에 우선 상투를 잘라내야겠죠.
이건 좀 마음이 상할 수 있겠네요.
어떤 죄를 지으셨나 몰라도 잘 견디시길 바라고요.
상투를 지워보겠습니다.
이렇게 놓고 나니까 정말 벌을 내린 느낌이 오네요.
지우개 가루는 또 불어주세요.
턱수염이 너무 기니까
가위로 아랫부분을 좀 잘라주겠습니다.
면도할 때 너무 길면 힘드니까요.
신체발부 수지부모라고 애지중지 아껴왔던 수염이지만
잘못을 했으니 우선 잘라줍시다.
짧게 잘라줘야 이따 면도하기가 좀 쉽겠죠.
이제 수염을 다 깎아낼 시간입니다.
콧수염, 턱수염, 그리고 구렛나루 순서로 싹 밀어주겠습니다.
이 양반의 얼굴이 드러나는 순간이네요.
굉장히 슬픈 얼굴입니다.
자 이제 마지막으로 머리털까지 밀어보겠는데요.
문헌상으로는 수염과 털은 맞는데
머리카락까지 다 자르는 건지는 확실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우리는 실험을 하는 거니까 과감하게 밀어주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후하고 불어주니
드디어 형벌이 완성되었습니다.
정말 힘든 얼굴을 하고 있는 게 보입니다.
문헌에 의하면
수염을 자르는 뜻을 가진 수염 ‘내(耏)’자는
확실하게 법률로 자리 잡은 형벌입니다.
그래서 이 한자에서 터럭 ‘삼(彡)’이 빠지고
형벌, 법을 뜻하는 마디 ‘촌(寸)’으로 바뀝니다.
그렇게 오늘날 우리가 쓰는 지금의 견딜 ‘내(耐)’로 변하게 된 거예요.
이 벌이 얼마나 힘들고 괴로웠으면
견딘다는 뜻으로 바뀌었을까요?
참 재미있는 글자의 역사입니다.
오늘은 이렇게 여러분께 실험을 통해
한자 견딜 ‘내’자를 공부했습니다.
하루하루 살기 참 힘든 세상이에요.
그래도 견뎌내고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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