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으니
단지 가려서 선택하지만 마라/
이게 취사 선택하지 마라는 거거든.
그럼 두 번째는 단막증애잖아요.
‘좋아하거나 싫어하지만 않으면’ 이 말이잖아.
근데 좋아한다 싫어한다가 취사선택이잖아요.
그러니까 첫 번째 가르침에서 사실은 다 얘기해 놨습니다.
이제 두 번째부터는 이걸 설명해 놓는 거죠.
그러면 가려서 선택하는 게 뭐냐?
좋아하고 싫어하고
옳다 그러고 그르다 그러고
있다 그러고 없다 그러고
이런 게 다 가려서 선택하는 거다.
이제 이런 걸 설명해 놓는 거죠.
/다만 가려서 선택하지만 마라/ 이런 말에서
곧장 그냥 모든 분별이 이 둘이
그냥 탁하고 사라지면 되거든.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이 통한다, 이걸 깨닫는다.
그럴 때는 깨닫고자, 여기에 이렇게 통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은
취사선택이거든.
그 마음을 낸다는 말은
내가 통하지 못한 어떤 상태가 있다는 말하고 똑같은 거예요.
그러니까 통하지 못한 상태가 있고
통한 상태가 있고
이 입장이니까
벌써 하나를 버리고 하나를 취하는 입장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통하는 어떤 일이 있다 그러면은
그런 일이 없다고 할 수는 없는데
통하는 일이 있다 그러면 안 맞는 거예요.
사실은 여기에 이 경험을 할 때는
우리가 뭐에 통했다, 도를 깨달았다
이런 생각이나 느낌이 있는 게 아닙니다.
그런 느낌이 있어서 깨닫는 게 아니에요.
통하고 통하지 않고라고 하는 이런 생각은 없어요.
경험을 해놓고 보니까
내가 뭔가에 이렇게 통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었고, 바람이 있었고, 뜻이 있었는데
이제 이 일은 더 이상 이제 의문이 없고, 그런 추구가 없어졌구나
뭐 이거는 우리가 알 수 있지, 이거는.
그거는 경험을 하십니다.
통하고자 하는, 그 어떤 목마름이 사라지고 없으니까.
그래서 그거를 통했다고 보통 표현하는 거예요, 말로는.
통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는 걸 통했다고 그러는 거야.
근데 사실은 통했다고 그러는데
어떤 거에 통한 거는 없어
통하고자 하는 마음이 사라진 거지.
그래서 우리가 여기에 통하지 못해서
통하고 싶어 하는 어떤 그런 애쓴 발버둥, 그런 추구, 원 뜻
그런 게 있어야 공부할 수는 있는데
그렇다고 그게 그런 어떤 통하지 못함을 벗어나서
통함이라고 하는 어떤 그런 객관적인 사실이 있는 거냐?
그런 건 없습니다.
그냥 단지 좋아하고 싫어하는 이 마음이 사라지면 되는 거라니까.
이 표현대로 하면은.
그러니까 이 마음공부에서는 뭐겠습니까?
통하는 게 좋고, 통하지 않는 건 싫은 거잖아.
그렇기 때문에 이 둘 중에 하나를 취해서
하나를 버리려고 하는 거라고.
그것만 하지 마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통하고자 하는 어떤 이 욕심이라든지
이것도 내려놓아 버려야 되는 거야.
그 욕심을 가지고 통하는 어떤 대상이 있다 그러면
통할 수가 있는데
통하는 대상은 없다니까.
결국은 통하고자 하는 그 마음이 사라지고 없는
그걸 통하는 거라고, 우리가 얘기를 하는 겁니다.
통하고자 하는 그 마음이 사라지는 거.
그러니까 희한하게 또 말로는 이렇게밖에 못하니까
여기에 통하고 나면은
여태까지 통하고자 하는 이 뜻, 이 마음이 이렇게 있었는데
이게 어디로 갔는지 자기도 몰라.
갑자기 그냥 깜깜한 어둠이
해 뜨니까 그냥 다 사라져서 어디 갔는지 모르듯이.
사실 우리가 밝음과 어둠이라고 하는 건
진짜 눈앞에서 딱 보니까
이걸 밝다 그러고 어둡다고 얘기할 수는 있어요.
근데 조금만 생각을 해보라고.
금방까지 이 어두웠던 이 어둠이라고 하는 게
해떴다고 어디로 간 겁니까? 도대체.
조금만 생각을 하자고.
다시 어두워졌다고 쳐.
그럼, 그 밝음은 어디로 갔어요?
이런 얘기를 유식의 교리를 가지고 얘기하자 그럼,
제가 7식과 8식을 지금 설명해 드리고 있는 겁니다.
분명히 밝으면 어둠이 사라져.
어두우면 밝음이 사라져.
그러려면 이 밝음과 어둠이라고 하는 게
나오는 뭐가 있어야 될 거 아니야, 나오는 뭐가
그걸 8식, 여래장이라고 그러는 거예요.
근데 알고 보면 어둠이 사라져서 어디로 가는 곳은 없어요.
밝음도 사라져서 어디로 가는 곳이 없어.
단지 밝고 어둡고, 밝고 어둡고
밝음과 어둠의 모습이 손바닥 뒤집듯이 바뀔 뿐이야.
그러니까 이 밝음이라고 하는 이 모습도
움직이질 않는다니까, 실은.
어디로 움직입니까? 지가.
어디로 움직이냐고.
어디서 온다 간다고 없다니까.
지가 어디 있다가 여기로 와.
여기 있다가 또 어디로 갈 거야.
사실은 움직이질 않아요.
모습만 이렇게 바뀔 뿐이지.
제가 왜 이 이야기를 세게 하냐?
우리 생각 느낌 감정도 그런 거예요.
우리 생각 느낌 감정도 다 그런 거야.
여기 통하기 전까지는, 참 통하지 않은 이 마음
그냥 이게 좀 어디로 그냥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그냥 막 그냥 단박에 팍 깨서
그냥 산산가루를 내서 이 허공에 다 뿌려버리고 싶어.
그렇게 안 되는 겁니다.
그렇게 되는 게 아니에요.
그 마음이 그렇게 버리고자 하고
다 뽀개서 산산조각 내고자 하는 그 답답함, 그 불편함, 그 무거움, 그 힘겨운
그 마음이
이 마음이라니까.
그게 어디 가고 깨달은 마음이 오는 게 아니야.
오고 가는 게 없어요.
아무 오고 가는 게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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