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방법은 천수경, 염송, 묘법연화경 이런 순으로 합니다.
입으로는 기도를 열심히 하는데
머리 속은 다른 생각으로 가득합니다.
그래도 기도를 계속해야 되는지 궁금합니다.
스님의 좋은 답변 기다립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할 때
참선을 하거나, 명상을 하거나, 기도를 하거나 할 때
머릿속에서 이런저런 망상이 많이 떠오릅니까? 안 떠오릅니까?
떠오르죠.
안 떠오르는 사람 손 한번 들어봐요.
없죠.
이것은 정상적 현상이다.
정상적 현상이다.
밥 안 먹으면 배고픈 것이 정상적 현상인 것처럼
기도를 할 때 망념이 떠오르는 거는
우리들의 의식 구조상 이것은 정상적 현상에 속한다.
기도할 때 아무 생각이 안 떠오르기를 바란다면
이것은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거다.
그러면 내가 시장을 갔다
어떤 길을 갈 때 시장을 통과해서
저 건너편 절에 기도를 하러 간다.
절이 시장을 지나거 있어.
그래서 시장을 지나서 내가 가고자 하는데
시장을 지나가면 주위에 이것저것 볼 게 많아요? 없어요?
많지.
눈에 보이면 절에 가는 게 목적인데도
보는 대로 사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안 들어요?
들지.
그게 드는 게 뭐 나쁜 거예요? 정상적인 거예요?
정상적인 거예요.
또 그 가게에 있는 사람들은 가끔 나와서 내 팔을 잡아당기면서
이거 구경하라 저거 구경하라. 호객 행위를 해요? 안 해요?
그 사람은 나빠서 그래요? 자기 일들이 자기 일들이에요?
자기 일들이에요.
그러니까 내가 절에 가는 게 목적인데
물건 사러 가는 게 목적이 아니고, 절에 가는 게 목적인데
첫 집에 가서 1시간 앉아 있고, 두 번째 나오자마자
또 두 번째 집에서 끌고 가서 또 1시간 앉아 있고
세 번째 집에 가서 또 1시간 앉아 있고
이러면 절에 가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어요? 없어요?
없지.
그럼 어떻게 해야 돼요?
사고 싶더라도 어떻게 해야 된다?
안 사고 그냥 가야 되고
팔을 잡아 끌어도 어때요?
뿌리치고 그냥 가야 되겠죠.
그것처럼 망상이 일어나는 거는
호객 행위라든지, 내가 물건 보고 견물생심을 하는 거랑 똑같은 거예요.
그건 그냥 일어나는 현상이에요.
그러나 내가 거기에 끌려가면 안 된다.
그러니까 호객 행위하는 걸 내가 못 견디니까
성질 내면서 “호객 행위 좀 하지 마라.
또 가게 물건 다 치워라.”
자꾸 보니까 자꾸 마음이 끌리니까
“아예 내 저래 갈 때는 주위에 문 다 닫고 다 없어져라”
이렇게 얘기하는 것과 같다.
“망상이 안 생겼으면 좋겠다” 이 말은.
그러니까 그런 속을 지나서 절에 가는 것처럼
이 번뇌 망상이 일어나는 그 가운데를 통과해서
지금 내가 정진을 하는 거다.
/그러니까 생각이 일어나는 거는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그 생각에 끌려가서 공상에 공상을 거듭하는 것은 누가 하는 거다?
내가 하는 거다.
일어나는 것은 내 의지로 통제가 안 되고 저절로 일어나는 거고,
거기에 끌려가서 노는 거는 내가 노는 거다./
망념이 일어나더라도
거기에 끌려가지 마라.
끌려가서 같이 노는 거를 공상한다, 그래요.
알았습니까?
/그런 상념이 일어나는 건 누구나 다 일어나고
그것은 정상적인 거다.
그 상념에 끌려가서 공상을 하지 마라.
호객 행위를 하더라도 신경 쓰지 마라. 내버려 둬라.
그건 그들의 일이고,
물건이 아무리 많이 진열돼 있더라도
그것은 그들의 일이지
나하고 관계가 없는 일이다.
내가 거기에 끌려가지도 말되
그들 보고 치우라고 나무라지도 마라.
다만 내 갈 길을 갈 뿐이다. 이 말이에요.
눈 감고 갈 것도 없고
눈 뜨고 팔 잡는 데도 그냥 가면 돼요.
그들은 아무나 할 필요도 없고, 그들을 좋아할 필요도 없다./
다만 그냥 내 갈 길을 간다.
그것처럼
온갖 번뇌 망상이 일어나더라도
그것은 내버려 둬라.
남편 생각이 나도,
남편 생각 나는데 끌려가서 한참 공상하고 이런 저렇게 하지 마라.
그러면 그들은 내가 쭉 가면 팔을 잡아당기다가
그래도 계속 가면 놓습니까? 목을 걸고 덤빕니까?
놓습니다.
그러니까 쭉 가면 잡아당기다가 놓는다.
그러면 한 번 놓으면 그걸로 끝이에요? 다음 가게에서 또 잡아당겨요?
다음 한 생각이 또 일어나 또 잡아당기고
또 지나면 그다음 사람 또 잡아당기고
그다음 사람 또 잡아당기고
그래도 내 갈 길이 분명한 사람은
그런데 구애받음이 없다
이렇게 공부하는 게 수행이다.
그러니까 천수를 딱 칠 때도
이런 생각 저런 생각 떠오르지만
떠오르는 건 놔놓고
그냥 거기에만 집중을 하면 된다.
그런데 절에 가서 볼 일이 간절한 사람은
주위에서 아무리 잡아당겨도
절에 가기 바쁘죠. 그죠?
신경 안 쓰는데
별로 절에 갈 일 없는데 “절에 가겠다” 이렇게 마음을 낸 사람은
절에 가는 걸 잊어버리고
말은 절에 간다고 가서
중간에 가게에서 놀 확률이 높죠.
그러니까 여러분들이 정진을 할 때
원이 분명하면
이것을 통과하는데 쉬운데
원이 분명치 않고 막연히 기도한다.
막연히 앉아한다, 이러면
중간에 가서 이렇게 퍼질러 앉아서 노닥거리다가 돌아올 확률이 높다.
그러니까 천수를 왜 치느냐?
내가 물어보려 그래요.
천수를 왜 치는데?
분명치 않잖아.
그냥 하면 좋다는데요.
왜 염송을 하는데? 왜 법학경을 독경하니?
그냥 하면 좋다던데요.
이게 절에 간다는데 왜 저래 가니?
그냥 절에 가면 좋다던데요.
이런 사람하고 똑같다 이 말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중간에 가서 앉아 있다가 돌아오고
절에 간다고 나가긴 나갔는데 절에 가보지도 못하고
그냥 중간에 놀다가 돌아오는 사람이 된다.
그러니까 목표가 분명해야 된다.
근데 여러분들이
“그냥 막연히 좋다던데요”
남이 장에 가니까 거름지고 장에 가듯이
이렇게 하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잘 안되는 거예요.
근데 만약에
애가 교통사고 나서 목숨이 경각에 이르렀다
이렇게 긴급한 사태가 되면
그때도 망념이 일어나겠지마는 망념하고 놀아요? 그냥 절하기에 바빠요?
잘하기에 바쁘지.
그런 거는 분명하니까 집중이 되는 거에요.
그때도 망념이 일어나지만
망념은 문제가 안 돼.
왜?
내 갈 길이 바쁘니까.
그러면 여러분들이 여기서
간절하고 싶으면 뭐가 생겨야 된다?
급한 일이 생겨야 되죠. 그죠?
다급해야 된다.
그러니까 이 깨달음을 얻는 이 도를 구하는 것이
불이 난 줄, 집에 불난 것처럼
이거를 심각하게 봐야
생로병사의 다급함이 발등에 떨어진 불처럼 느껴져야 용맹정진이 되지
그렇지 않고는
용맹정진한다고 아무리 결심을 하고 마음을 먹어도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의식은 그렇게 생각하는데
무의식의 세계에서
“괜찮아, 너 영원히 살 거야.
딴 사람한테는 몰라도 너한테는 죽음이 올려면 아직 차례 멀었어.”
이렇게 밑에서 노닥거리는 거에요.
그러니까 거기에 다 귀가 쏠려고, 유혹에 쏠려서
“아이고 오늘 못하면 내일 하지
피곤한데 자고 일어나서 하지”
이런 유혹에 자꾸 빠지잖아.
그러니까 아까 첫 번째 질문한 아들도
공부한다고 해놓고는, 술 먹고 영화 보러 가는 이유는 어때요?
“아이고 엄마 자고 내일 하자, 내일 하자”
이렇게 안에서 자꾸 속삭인단 말이에요.
그걸 경전에는 뭐라고 한다
“마왕의 유혹이다” 이렇게 말하는데
그거를 “까르마, 자기 업식”이 그렇게 속삭인단 말이에요.
무의식의 세계에서, 쉽게 얘기하면
그 유혹에 우리가 늘 넘어가죠.
100전 100패
3일 만에 어때요? 그냥 돌아가 버리죠.
이렇게 자꾸 작심삼일이 되는 이유는
자기 살던 대로 그 까르마, 습관대로 돌아가는
담배 끊는다고 결심했다가 3일만 되면 돌아가고
아침에 일어나고 운동했다 했다가 3일 만에 돌아가고
기도한다 해놓고 3일 만에 돌아가고
그 고비를 넘기기가 어렵죠.
거기에 늘 우리는 넘어진다.
그러니까 정말 급할 때는
그 고비를 넘기죠. 뛰어넘죠.
그러니까 이 공부 길에 분명한 각오가 있어야 된다.
근데 “아들이 정말 힘들겠다. 아이고 우리 아들 힘들겠다”
이런 생각이 간절하면
“우리 아들 공부 잘해야지” 이거 갖고 안 돼요.
“힘들겠다” 이렇게 기도하면
내가 절을 하면서도 아들 생각을 하고
아들 공부에 힘들어하는 마음을 내면서
“위로 전화라도 내가 한번 해줘야지” 이렇게 생각하고
아들이 공부 안 하면
“왜 공부 안 하느냐?” 짜증 내지 않고
커피라도 한잔 끓여주면서
등 두드려 주면서
“공부하기 힘들지” 이런 마음을 내고
그러지 못한 나를 반성하고,
“아이고, 내가 그렇게 기도하면서 꼴만 보면 또 성질내고”
이렇게 자기를 참여할 때는
조금 더 깨어 있을 수가 있고, 간절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초심자에게
“먼저 참회 기도 하라”
이렇게 말한단 말이에요.
지금 이 기도 내용이 좀 막연하다.
법화경이 문제가 아니라, 천수경이 문제가 아니라
그냥 막연하게 하면
거의 99%, 100%에 준하게 어떤 게 된다?
가다가 중간에 놀다가 오는 일이 생긴다.
'법륜스님 > 즉문즉설(2024)'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법륜스님의 하루] 배우의 길을 가고 싶지만 생계가 걱정될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2024.10.07.) (0) | 2024.10.10 |
---|---|
[법륜스님의 하루] 남한 사람도 북한 사람도 아닌 저는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나요? (2024.10.06.) (0) | 2024.10.10 |
[법륜스님의 하루] 소통이 어려운 부부 관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2024.10.05.) (0) | 2024.10.09 |
[법륜스님의 하루] 계속되는 남편과의 갈등, 어떻게 하면 지혜롭게 풀 수 있을까요? (2024.10.04.) (0) | 2024.10.09 |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_ 제대로 된 연애를 하고 싶은데,,, (0) | 2024.10.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