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과학·북툰·SOD

[1분과학] 신이 되는 법 (전체공개)

Buddhastudy 2023. 5. 15. 19:33

 

 

 

신이 되는 법이라니

어그로도 이런 어그로가 어디 있나 싶죠

하지만 어그로가 아니라

진지하게 신이 되는 법에 대해 말하려고 합니다.

무려 113개월 동안, 절 잊지 않으신 여러분께 드리는 선물입니다.

 

 

 

음악이 있으라!

스페인에서 발견된 6천 년 된 버섯 벽화

사하라 사막 동굴 벽화에 있는 1만 년 된 버섯 인간

호주와 남아프리카에서 발견된 12천 년 된 버섯 머리 인간

마야 문명 유적지에서 발굴된 3000년 된 버섯 조각들

고대 그리스 문헌에 적혀있는 신을 섬길 때 쓰여졌다는 신비의 버섯

그리고 중세시대 교회에 있던 각종 버섯 모양 등

 

우리의 선조들은 버섯의 무언가를 신격화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다 1955년 멕시코 남부 오지에서 수천년간 하나의 전통을 이어왔다는

마자텍 인디언이 발견되었는데

그들은 종교 의례로 어떤 버섯을 먹고 있었다

 

인디언들은 그 버섯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이건 천국으로 가는 문이야

그렇게 매직 머쉬룸

일명 환각 버섯이 발견된다.

 

재미있는 건 비슷한 시기에 스위스 실험실에서는

엘버트 호프먼이라는 화학자가 자연장강제를 만들다가

실수로 LSD라는 환각 물질을 만들었고

조금 맛본 후 자전거 타고 퇴근 하다가

인디언들이 말한 그 천국문 열고 천국을 맛본다.

그들은 도대체 뭘 본 걸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 1960년대 수백 건의 연구가 이루어졌는데

머쉬룸과 LSD를 복용한 실험 참가자들은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 마냥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을 하기 시작했다.

 

제 남편이 이 병원에서 일하는데

실험에 응할 평범한 일반인을 모집한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지원했습니다.”

,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해볼게요.

LSD 마시고, 잠시 후 다시 와서 기분이 어떤지 물어보겠습니다.”

 

3시간 후

말해보세요.”

.. 말로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여기 있어요! 느껴지지 않으시나요?

모든 게 색깔이에요.

그리고 공기를 느낄 수 있어요.

난 볼 수 있어요, 공기 분자들이 다 보여요.

그러니까.. 내가 그 일부인 거예요.

안 보이시나요?

노력 중이에요.

이건 마치..

풀려난 건지... 자유로워진 건지...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안에서 어떻게 느껴지나요?”

안이요?

안이라는 게 없어요.”

 

모든 게 하나인가요?”

모든 게 하나이거나...

만약.. 당신이 여기 없다면...

, 마만약 아무도..

, 모든 건 하나에요.

단신과는 관련 없어요.

나는 그냥 나 자체로 하나에요.”

 

이 모든 게 기분이 좋은가요? 안 좋은가요?”

좋다, 나쁘다라는 게 뭔가요?

좋다, 나쁘다라는 게 없어요.

이건 너무 아름다워요.”

 

 

그녀는 뭘 본 걸까?

미국과 소련의 냉전이 한창이던 때

베트남 전쟁이 발발하고

미국은 더 강한 군대를 만들기 위해

코카인과 헤로인 같은 화학물질을 군인에게 투여하는 실험을 했었는데

그중 LSD도 있었다.

 

LSD를 복용하고 숲속에서 테러범을 제압하는 훈련을 한 것인데

초반에는 다급하게 뛰어다니던 병사들이

25분이 지나자

느긋하게 걸어 다니며 웃기 시작했고

35분이 지나자

로켓을 어떻게 발사해야 하는지

지도는 어떻게 봐야하는지 까먹는가 하면

50분 후엔

자지러지느라 무선통신도 할 수 없었고

마침내 1시간 10분 후

한 명이 새에게 밥을 줘야 한다며 나무를 기어오르다가 훈련이 종료됐다.

 

모든 건 사랑이에요.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어요.

무한이라는게 뭔지 알았습니다.

영원을 느꼈어요

 

당시 유명한 작가이자 시인이었던 앨런 진스버그는

환각제를 섭취한 후

서로 미워하지 말고 증오를 없애야 한다며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실험 도중 옷을 다 벗고 뉴욕 거리를 뛰쳐나가려고 했다

마치 자신이 신의 진짜 뜻을 보았다는 듯이 말이다.

 

흥미로웠다.

대마초나 코카인 같은 다른 마약도 환각을 일으킨다.

그런데 그게 누구도 대마초나 코카인을 하고서

뭔가를 알았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냥 약의 화학적 작용인 걸 뻔히 아는데 알긴 뭘 알겠는가?

그런데 LSD나 머쉬룸을 한 사람들은 단순히

좋았다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알았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그들의 뇌를 촬영해 보았다.

그리고 결과는 놀라웠다.

 

특정 부위를 극도로 활성화시키는 보통의 마약과 달리

LSD와 머쉬룸을 섭취한 사람들은

특정 부위가 오히려 비활성화 된 것이다!

 

그 부위에 이름은 바로 DMN, Default Mode Network

흥미로웠던 건 이 실험 전에도 DMN이 비활성화 된 경우가 있었는데

그건 바로 숙련된 명상가가 명상을 할 때였다

 

DMN의 기능은 아직 다 밝혀지지 않았지만

우리 뇌 전역에 걸쳐 있는 부위로

우리의 오감을 통해 들어오는 많은 전기 신호들

시각, 후각, 청각, 촉각, 미각 등의 전기 신호들이

뇌 속에서 서로 겹쳐지지 않게 구분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희안하게도 이 부위는

나의 물건, 나의 미래, 나의 과거와 같이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할 때 강해지고

나 외에 다른 것을 생각할 땐 약해진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DMN에는 어렸을 땐 활성화 되어 있지 않아서

누군가 아이들에게 무엇인가를 불어 보면 아이들은 이렇게 대답한다.

재범이는 아이스크림이 좋아요

라는 말을 할 줄 모른다.

그저 사람들이 이 몸뚱아리를 재범이라고 부르니까

똑같이 재범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런데 환각제를 먹은 사람들의 DMN

다시 어린아이의 뇌처럼 비활성화 된 것이다.

그들이 알았다라고 말한 이유는 이거였다.

를 잃어버린 것이다.

없이 세상을 본 것이다.

 

기원전 400년부터 거의 1000년 동안

지구가 이 우주의 중심이고

하늘이 도는 것이라고 당연하게 믿었던 사람들은

1500년대 들어 처음으로 하늘이 아닌 지구가 돈다는 걸 깨달았다.

어떻게 알았을까?

 

1500년대는 르네상스 시대였다.

신을 중심으로 생각하던 신본주의에서

인간을 중심으로 생각하기 시작한 인본주의로 넘어간 르네상스 시대

신이 저렇게 한 것이다, 신이 이렇게 한 것이다라고 믿었던 사람들이

신을 내려놓으며 직접 생각하기 시작했고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신을 내려놓자 지구가 세상의 중심이 아니란 걸 깨달았다.

나를 내려놓으면 뭐가 보일까?

내가 나의 중심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될까?

 

여기 하얗게 펼쳐진 2차원 세상에 선이 있다.

이 선을 있는 그대로 놔둘 수 없었던 우리는

이 선을 이해하기 위해 먼저 기준을 잡았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원점을 찍은 것이다.

 

그렇게 가상의 원점을 만들자

왼쪽 오른쪽 위아래로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생겼고

그에 맞는 값이 붙었다.

이 선은 (5,4), (-6,-2) 그리고 x절편 4, y절편 3을 지나가는 선이다.

이렇게 우리는 비로소 이 선을 설명할 수 있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선 이 가상의 원점이 나다.

이 원점 없이는 세상이 설명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과감하게 라는 원점을 찍었고

그러자 왼쪽 오른쪽 위아래로 수 많은 값이 생겼다.

 

내가 생겨나니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생겼고

내가 신념을 가지니, 옳고 그른 것이 생겼다.

 

그러나 그런 사람,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선 위에 찍은 콤마처럼

그 사람과 그것 위에 찍은 상징이다.

 

애인이 있는 사람에게 애인이 왜 좋냐고 물어보자.

뭐라고 대답하는가?

이쁘고 착해서?

능력 있고 잘생겨서?

만약 그렇게 대답한다면

그 사람은 자신의 애인을 좋아하는 게 아니다.

자신이 그 상대에게 붙여준 가상의 상징을 좋아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그 사람을 진짜 사랑한다고 생각하고 결혼한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 상대의 얼굴이 바뀌거나

능력 있던 그 사람이 멍청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할 때

마음은 식어버리고

가상의 값에 더 이상 맞지 않는 상대를 보고 이렇게 말한다.

남편이, 아내가 바뀌었어요.

아이가 생긴 후 남편이, 아내가 달라졌어요.

 

그러나 달라진 사람은 없다.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영화를 보며 데이트하던 여자친구와 남자친구에서

아이를 보며 가정을 꾸리는 엄마와 아빠로

둘은 처음부터 사랑하지 않았다.

둘은 콤마 뒤에 있는 선을 보지 않았다.

둘이 본 건 가상의 값이고, 그 값은 기준이 달라지면 바뀐다.

 

환각제를 먹은 사람이나 명상을 하는 사람이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이유는

라는 원점을 없애니

x축과 y축이 사라지고

가상의 상징들이 모두 사라지면서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봤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는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아는가?

 

생물학자 멀린 셸드레이크에게 있었던 일이다.

셸드레이크는 생태학자이자 마술사였던 데이비드 에이브럼이 일하는 레스토랑에 자주 놀러 갔는데

레스토랑에서 마술쇼가 끝나고 나면

밖으로 나갔던 관객들이 다시 돌아와

놀란 얼굴로 데이비드와 이야기하는 모습을 종종 보았다.

그들은 데이비드를 붙잡고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하늘이 너무 파랗다!”

구름이 너무 크다!”

하늘이 살아있는 것 같아서 무섭다!”

 

이 일은 몇 주간 계속 반복되었는데

도로의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린다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보도블록의 패턴이 너무 아름답게 보인다.”

빗방울이 훨씬 더 신선한 느낌이다.”

신호등 불빛이 너무 밝다하는 사람도 있었다.

 

셸드레이크는 데이비드에게 사람들이 왜 저러는지 물었는데

데이비드의 답은 놀라웠다.

인간의 지각 작용은 기대에 의존한다.

이미 갖고 있는 이미지에 약간의 새로운 정보를 더해 업데이트하는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한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는 게 처음부터 새롭게 이해하는 것보다 훨씬 편하고 쉽기 때문이다.

 

공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던지면

사람들의 기대는 포물선을 그리며 한 프레임씩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나아가는 공의 모습을 기대할 것이고

실제로 그렇게 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마술쇼에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던진 공이 사라졌다 위에서 나타나고

살아있는 사람이 두 동강이 됐다 다시 합쳐지는

평상시의 기대와 어긋나는 모습을 보다 보면

우리가 평소에 갖고 있던 세상에 대한 기대가 점점 약해지는 것이다.

기대 없이 세상을 보게 되면

우린 오롯이 감각에 의존해서 세상을 보게 되는데

그 세상이 아주 강렬한 것이다!”

 

마술쇼를 보고 밖에 나가자

하늘이 전과 달리 멋있어 보였던 건

원래 하늘이 멋있었기 때문이다!

 

하늘을 하늘이라고 보지 말아라.

나무를 나무라고 보지 말아라.

그러면 이 세상이 아름다운 예술로 가득 차 있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우리는 커다란 박물관에, 커다란 스크린을 두고

커다란 그림과 조각품을 세우지만

우주는 하늘 전체를 이용해 그림을 그리고

땅 전체를 이용해 조각품을 만든다.

게다가 이건 24시간 변화하는 미디어아트다.

 

 

그렇다면 어떻게 기대 없이 세상을 볼 수 있을까?

사랑하면 된다!

 

환각제 실험에 참여했던 한 여성은 이렇게 말했었다.

첫 아이가 태어나던 순간 같았어요!”

 

진정한 사랑은 내가 없는 사랑이다.

자신의 유전자를 엄청나게 아끼도록 설계되어온 우리는

아이를 낳고 나면

내가 아닌 다른 존재가 나보다 더 중요해지는 신비한 경험을 한다.

 

그렇게 아이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어머니는

아이가 이렇게 하면 더 좋고 저렇게 하면 더 싫고 따위의 기준이 없다.

아무런 기대 없이 사랑한다.

 

그뿐인가?

아이를 위해서라면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희생할 수 있는 게 부모다.

이건 뇌과학적으로 봤을 때 말이 안 되는 일인데

뇌과학적 관점에서의 뇌는 이기적일 수밖에 없어서

자신을 위해서만 일을 하고

최대한 에너지를 아껴야 하는데

그렇게 설계된 뇌가 사랑에 빠지면

놀랍게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왜 그럴까?

사랑에 빠진 연인들의 뇌를 촬영해 보았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서로의 뇌 패턴이 닮아 있었고

심지어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할 땐

자기 자신을 생각할 때 활성화되었던 뇌의 부위가 번쩍였다.

 

뇌는 희생을 하고 있었던 게 아니다.

뇌는 상대방까지를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내가 확장된 것이다.

 

우린 다 경험했었다.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으면

그 사람이 기뻐하던 슬퍼하던 나에게 별로 신경 쓰이지 않는다.

그런데 누군가를 사랑하면

그 사람이 기뻐하면 내가 기뻐지고

그 사람이 슬퍼하면 내가 슬퍼진다.

그 사람까지 내가 된 것이다!

 

그래서 아이를 낳은 부모는 이렇게 말한다.

새로운 세상이 열렸어요!”

 

그 아이가 처음으로 눈을 뜬 순간

본인도 처음으로 새로운 세상에 눈을 떴으니까!

 

 

그렇다면 신이 된다는 건 뭘까?

신이 된다는 건

이 우주의 모든 것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러면 이 우주가 내가 되는 것이고

내가 이 우주가 되는 것이다!

 

그때 우리는

깨달았다라고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우주의 모든 것을 사랑할 수 있을까?

어렵지 않다.

있는 그대로 보면 된다.

엄마가 아이를 보듯이 말이다.

 

이 세상을 낳은 신이 있다면

그 신은 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았을까?

있는 그대로 세상을 보는 건 어렵지 않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미 그렇게 봤었으니까.

 

라는 말도 못 하던 어린 시절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아무런 기준도 갖지 않고, 아무런 판단도 하지 않고

원점 없이 그냥 봤었다.

그리고 그 세상은 정말 설렜다.

 

그래서 깨달은 사람들은

내가 신이 되었다라고 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 내가 신이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