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1984. 6년째 우울증과 불안증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Buddhastudy 2024. 1. 30. 20:07

 

 

저는 32살이고 아버지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6년째 우울증과 불안증 치료와 약을 복용하고 있고요

세 사람만 더 만나보고 결혼을 하라는 아버지의 말씀에 더욱더 스트레스//

 

 

 

, 어려운 질문해 주셨는데요.

어렵다는 거는 이 내용이 어렵다는 게 아니라

말 꺼내기가 어려운 얘기를 이렇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결혼은 보통 자기가 좀 덕 보려고 하잖아, 그죠?

솔직하게 말해서

남자 잘 만나서 여자 잘 만나서 좀 덕 좀 보자

이게 주로 우리가 결혼하는 마음이다

이런 얘기예요.

 

근데 자기가 약간 우울증도 앓고 있고 이런 경우에

아버지 생각은

신랑을 좀 잘 만나서

우리 딸을 평생 잘 좀 이렇게 보살펴줬으면 좋겠다

이런 마음에서

그냥 두고 가기에는 좀 안심이 안 되니까

남편이라는 사람을 잘 이렇게 해서

우리 딸을 맡겨야 되겠다.

아마 이렇게 해서 자꾸 결혼을 권유한다

이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근데 세상 남자들은 다 어떨까요?

자기가 어려운 아내를 잘 보살피기 위해서 결혼할까요?

자기가 힘드는 거 아내가 잘 좀 보살펴 주기를 위해서 결혼할까요?

 

그렇기 때문에 이게 좀 안 맞죠? 서로.

그래서 늘 결혼하면 갈등이 생기는 거거든요.

자기도 이제 좀 보살핌을 받고 결혼을 하는데

물론 아버지가 경제력이 있으니까

경제적으로 좀 제공도 해주고 여러 가지 지원을 해주면

그렇게 하지 않겠나

이렇게 생각을 하는데

막상 결혼하면 그 사람이 잘 보살펴 줄까?

만약에 어떤 사업체를 마련해 주거나 가게를 마련해 주면

그것만 달랑 먹고 떨어져 버릴까?

사실은 보이지 않는 일은 두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결혼해야 할 것 같고, 보살핌을 받기 위해서는

근데 막상 결혼하려니까 그게 그렇게 되겠나

이런 무의식 세계에서 염려가 있기 때문에 망설여진다.

보통 사람도 그런데

자기는 약간 또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이런 좀 뭐랄까 의심이 남보다 더 강해요.

두려움이 더 강하다

이런 얘기죠.

 

그래서 마음 먹을 때 각오를 해야 돼요.

아버지가 이제 선택한 남자하고 결혼해서

잘 보살펴주려니 하는데

[보살펴주지 않아도 괜찮다.]

자기가 이게 딱 각오를 해야 돼.

그냥 가게를 하나 내주면

[몇 년 살다가 딴 여자 만나가 가버릴 수도 있다.

그래도 괜찮아

나 결혼 한번 해봤어]

이런 정도의 탁 터진 마음을 가져야

이 두려움이 없어진다.

이 말이야.

 

평생 나만 보고 잘 보살펴 줄 거니

이렇게 생각하면

두려움도 있지마는 결혼한 뒤에 반드시 고통이 따른다.

그럴 수도 있지만 안 그럴 확률이 사실은 더 높아요.

 

옛날에 어려운 딸을 가난한 남자와 만나 결혼시키고 경제적으로 도와주면

처음에는 다 고맙게 생각하고 잘 살다가

일정하게 자기 지위가 있거나 자기가 돈을 벌거나 뭐가 좀 되면

딴 여자를 구하거나 이렇게 된다, 이 얘기예요.

 

이게 그 사람이 나빠서 그렇다

이렇게 생각하면 안 돼요.

그게 인간의 보편적 심리예요.

이혼을 하든지 안 그러면 결혼한 상태로 두고 딴 여자를 좀 만나든지,

그럴 때 결혼한 상태로 딴 여자를 좀 만나도

그래 뭐 괜찮아이렇게 생각하든지

이혼을 한다 하더라도

그래 결혼 한번 해봤어이렇게 생각하든지

이런 정도로 미래를 딱 내다보고

그래, 그래도 하는게 한번 해보는 게 낫겠다.’

이렇게 딱 하면

아무 두려움 없어 안 그러면 더 좋고

그래도 상관없어.

처음부터 나는 대충 예정을 했으니까.

 

이런 관점을 딱 가지면 이 두려움이 없어져 버려요.

망설임도 없어져 버리고.

아니면 아이고 세상에 다 남한테 덕 보려 그러지

누가 나를 이렇게 보살펴주려는 그런 인간은 이 세상에 없어.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혼자 사는 게 나아.

결혼한 비용 거기 할 바야

그거 저축해 놓고, 이자가 없더라도 조금씩 뽑아 쓰더라도

뽑아 쓰고 혼자 사는 게 나아.’

이렇게 해서 혼자 사는 쪽으로.

 

건강한 사람도 결혼해가 못 산다고 난리인데

우울증이 있으면 이 갈등이 생기면

병이 재발하게 돼요.

그래서 같이 살기가 매우 어려워.

 

같이 살려면 상대편이

내가 지속적인 치료를 받는 것도 필요하고

상대편이 나를 조금 배려를 해줘야 생활이 가능한 거야.

결혼 생활이라는 게.

 

결혼 생활하는 게 사랑으로 뭉쳐졌다?

그렇지 않습니다.

결혼 생활은 이 세상에서 제일 이기적으로 결합한 게 결혼 생활이다

이렇게 보셔야 돼요.

 

한 사람 만나가 덕 보겠다.

결혼할 때

인물도 괜찮아야죠. 돈도 있어야죠. 성격도 좋아해야죠. 나만 쳐다봐야죠.

이거 10가지 더 보잖아요.

이거보다 더 이기적인 게 어디 있어요?

 

친구를 사귈 때는 의리만 있으면 되고

사업을 동업자를 구할 때는 신용만 있으면 되고

이렇게 다른 인간관계는 한두 가지만 보는데

결혼은 10가지 20가지를 본단 말이에요.

 

그건 뭐냐?

그만큼 욕심으로, 이기심을 가지고 서로를...

어떤 사람 딱 보고 반했다 그러면

그 내가 원하는 10가지 욕심이 다 채워지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생기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가 한눈에 반한 사람들

결혼 생활 오래 못 가는 이유가 그렇다는 거예요.

 

그래서 다시 말씀드리면

인간을 너무 내 중심적으로

나를 돌봐주기

내가 너에게 재정 지원을 해주거나 뭘 해주면

네가 평생 나를 보살펴주겠거니

이런 순진한 생각을 하지 마라.

 

그러면 이제 나중에 뭐다?

이 남자 배신했다, 뭐 했다

이런 생각을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결혼을 한번 하고 싶다.

아버지가 지원도 좀 해주고 하니까 골라서

서로 얘기해서 결혼하고

뭐 내가 결혼 생활 못 견뎌 그만두더라도 후회 안 한다.

또 상대가 도망가더라도 후회 안 한다.

뭐 평생 혼자 사느니

하루를 살든, 한 달을 살든, 10년을 살든, 1년을 살든

결혼을 한번 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이렇게 가볍게 임해야 된다.

기대를 하지 말고.

 

그래야 두려움도 없고, 중간에도 실망을 안 하고, 배신감을 안 느낀다.

1년 살아보고 뭐 그만두겠거니 했는데

3년까지 살아주니 고맙다.’

‘3년 살고 그만 살겠거니 했더니 5년이나 살아주고 고맙다.’

이래야 인간관계 맺은 거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있거든요.

 

제가 한 20년 전에 미국 갔을 때

20년이 뭐야, 30년 됐네.

미국 사람 만나기로 얘기하다가

혼자냐? 하니까 결혼했대.

그래서 부인은?

그러니까 이혼했대.

그래서 얼마나 살았냐니까 10년 살았대.

아니 왜 마침 불교 신자라서

불교 신자가 그렇게 10년 살다 이혼을 했냐?

이러니까

아이고 스님 제 친구들에 비하면 저는 오래 살았습니다.’

 

아주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거예요.

자기는 오래 살은 축에 들어간다는 거예요.

아들 하나 데리고 같이 사는데.

그래서 참

그때는 내가 한국에 있다 미국 가서 그게 적응이 잘 안 됐어요, 처음에는.

 

사는 것도 다 생각 나름이거든요.

그러니까 그렇게 가볍게 생각하고 결혼하시면 저도 찬성

근데 뭐 평생 나를 돌봐주겠거니

이렇게 생각하면 나는 반대

?

그러면 배신당했다는 일이 생길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긁어 부스럼 이루는 격이 된다.

 

 

(처음에 상대방에게

제가 우울증과 불안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얘기하는 게 올바른 일이겠죠.)

 

얘기 안 해도 돼요.

한 달 사귀다 우울증 있는 줄 알고 그만둘 걸 각오하면

얘기 안 해도 돼요.

일단 한번 해보는 게 목적이니까.

우울증 있다고 그러면 안 하려고 그럴 거니까

 

 

일단 한번 해보자.

결혼해서 나중에 우울증 있는 거 알게 되면 그만두면 그만이고

이렇게 생각하면 안 해도 되지만은

 

그래도 조금 장기적으로 살겠다.

그래도 어이 될지는 모르지마는

그래도 조금 장기적으로 살겠다면 사전에 밝히는 게 낫죠.

사전에 밝히면 결혼이 성립 안 될 확률이 높고

대신에 성립을 하면

상대도 그걸 고려하니까 조금 더 멀리 가고

그걸 숨기면

결혼하기는 쉬운데 결혼이 깨질 확률이 높죠.

 

어느 쪽이든 다 마찬가지예요.

숨기나 안 숨기나

 

그 이해득실

하는 게 목적일 때는 안 숨기고 해야 되는 거예요.

 

제가 인도에서 가난한 사람들 돕는데

그 동네에 그 조선시대나 있을 법한 일이 우리 스태프 중에 벌어졌어요.

결혼을 했어.

선을 봤는데 마음에 들어서 결혼을 했어.

근데 결혼하고 나중에 보니까

선본 거는 동생을 봤고 결혼한 부인은 언니였어요.ㅎㅎ

옛날에 이런 얘기 조선시대, 여러분들 들은 적 있죠 그죠?

근데 인도에서는 요새도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거예요.

선보러 간 사람하고 결혼한 사람하고 다른 거예요.

나중에 알고 보니까

자기가 선 본 사람은 그 부인의 동생이었어요.

 

인도에서는 결혼하면 이혼하고 이런 게 잘 안 되거든요.

우리 조선시대 결혼하면 이혼 안 되듯이

그러니까 결국은 부인 두고 어때요?

맨날 부인을 두들겨 패고, 폭행을 행사하고

? 분풀이를 하는 거예요. 애도 있고.

 

근데 결국은 다른 여자를 또 만나고

그 두 집 살림 살고

이런 일이 벌어지더라고요.

 

남자가 특별히 무슨 나쁜 남자가 아니었어요.

우리 학교 스텝으로 착실한 남자였는데.

 

그래서 아니 우리 저기 JTS에서 활동하는 스텝이

그렇게 딴 여자를 두고 이건 내가 JTS에서 안 된다 잘라야 된다

그랬더니 그 주위에서

왜 그랬냐? 어쩌다 애가 착실한데 왜 애가 갑자기 결혼하더닌 변했나?’ 하니까

속아서 결혼했다는 거예요.

어떻게 속았는데?’ 하니까

선볼 때는 동생을 보고

결혼은 언니하고 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저렇게 됐다.

 

그러니까 오래 못 가는 거예요.

알면 상대편은 속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사실을 얘기하는 게 낫죠.

얘기하고 그래도 좋다 하면 결혼을 하는 거고.

 

근데 그래도 좋다 하려면 좀 어렵죠.

상대편도 자기 덕 벌려고 그러니까

그러면 이제 두 번째

아버지가 뭐 경제적으로 뭘 지원해 주겠다

이렇게 해서 결혼하면

경제력 때문에 결혼을 하면

처음에는 경제력 때문에 결혼하지만

결혼 생활을 하다가 자기가 어느 정도 자리 잡히면

부인이 약간 뒷전일 수가 있다.

이것도 미리 알아야 돼요.

그 사람이 나빠서 그런 거 아니다 이 말이에요, 제 얘기는.

 

이 세상에 특별히 나쁜 인간은 극히 드물어요.

정신 이상자인 경우가 있고.

여러분들이 흉악범 하는 건

대부분 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예요.

이기적이다 하는 거는

그렇게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런 걸 알고 결혼하면 돼요.

그런 거 알고 또 결혼 안 해도 되고.

 

요즘은 옛날 같으면 결혼 안 하면 안 되니까 그러지

요즘은 뭐 결혼에 목매달 이유가 없잖아요.

자기가 살아가다가 결혼하려고 안 하고

사람을 이 사람, 저 사람 알다 보니까

서로 뜻이 맞아서 결혼하는 케이스가 좋죠.

 

결혼해서 애까지 낳고도

아내가 우울증이 나중에 발병을 해도

못 견디고 이혼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우울증이 생겼다고 이혼하는 게 아니라

우울증이 생기면 감당하기가 어려워요.

계속 의심하고, 피해의식 느끼고 이러니까

부모가 자식 돌보는 거는 막 어지간하면 돌보지마는

부부지간에는 그렇게 자기를 희생하면서 돌보려는 사람이 극히 드뭅니다.

 

너무 기대를 갖지 말고

그래도 한번 해보자.

뭐 이렇게 하면, 가볍게 하면 괜찮다는 거예요.

 

...

 

네 제 얘기 듣고 또 뭐 그렇게까지 노골적으로 얘기하면 어떡하나?’

이럴지도 모르겠습니다마는

여기는 즉문즉설 시간이기 때문에

여기는 위로가 아니라

깨놓고 우리가 얘기를 하고

거기서 자기가 어떤 길이든 선택하는 거다, 이런 얘기예요.

 

 

(사실 아버지께서는 제가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데

남자를 만나기 전에 아버지께 혼날 각오를 해서라도

아버지께 먼저 알리는 게 도리겠죠?)

 

당연하지.

남자한테도 알려야 되는데 아버지한테 알려야지.

 

내가 이러이런 병이 있고 이런데

아버지 지금 이렇게 하면

이거 지금 나중에 어떡하시려고 그러냐고

이렇게 솔직하게 얘기해야지.

 

아니 스님한테 얘기하는데 아버지한테 왜 얘기 못해?

얘기해야지

두려워하지 마.

병이 뭐, 우울증 있으면 어때?

내가 우울증이 있는 줄 알고도 좋아하는 사람하고 살아야지.

우울증이 있다고 버리고 갈 인간하고 그 결혼해서 어떡하려 그래

아버지한테도 솔직하게 얘기해야지.

 

(아버지께서 약 먹는 거를 좀 싫어하세요.)

 

아이고, 아픈데 어떻게 약을 안 먹어?

아버지는 그러니까 정신 질환에 대해서 잘 모르는 거예요.

이 육체만 멀쩡하면 다 멀쩡한 줄 아니까

아버지를 탓할 수가 없어요.

 

그러나 얘기를 해야지

이해하기를 꼭 원하지 말고

사실 아버지 제가 우울증 때문에 약 먹고 있어요.

지금 약 먹으니까 이렇게 멀쩡하지

약 안 먹으면 제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걸 알고 얘기하세요이렇게 얘기하면 돼요.

 

내 인생인데 나이가 32살 돼서

뭘 아버지를 두려워하고 남자를 두려워하고

그럴 이유가 뭐 있어요?

딱 깨놓고 그냥 사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