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역사/손석희앵커브리핑(2018)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7.17(화) '포레스트 달려! (Run! Forrest Run!)'

Buddhastudy 2018. 7. 18. 19:42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달려 포레스트

1994년에 개봉한 영화 <포레스트 검프>는 발달장애를 가진 주인공이 자신의 삶을 일궈 나가는 이야기를 펼쳐냅니다.

 

영화는 포레스트 검프의 시선을 통해서 미국 현대사의 주요 장면들을 등장시키는데,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검프가 베트남 전쟁 중 동료를 구출하다 총상을 입었고

병원에서 우연히 탁구에 대한 재능을 발견해서 중화 인민공화국까지 가게 된다는 식의 설정이었죠.

 

그가 기여한 1971년 미·중의 핑퐁 외교 덕분에 견고한 냉전의 벽을 쌓아왔던 미국과 중공은 몇 년 뒤 극적인 수교를 맺게 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아이큐 75에 불과한 포레스트 검프는 사회 통념상으로 보면 바보라고 불리기도 했지만 결코 바보는 아니었습니다.

주어진 환경 속에서 무엇이든 열심히 했고, 멈추지 않았으며 그저 끝까지 달렸기 때문입니다.

 

오랜만에 남북한 탁구 단일팀이 이뤄졌습니다.

오늘부터 열리는 코리아 오픈 대회에서입니다.

 

남북의 정상이 만나 지 벌써 삭 달이 다 되어가고, 북미의 정상이 손을 잡은 지도 한 달이 훌쩍 지났지만 되는 일도, 안 되는 일도 없는 것 같은 요즘.

 

일각에서는 비핵화 협상이라는 그저 돼지에게 립스틱 칠하기 같은 포장이다.’ 이런 맹비난마저 등장한 상황에서 남북이 함께하는 탁구는 뭐가 그리 대단할까.

 

더구나 핑퐁 게임

때로 그 의미는 서로 간에 아무런 득도 없이 허무하게 반복되는 행위를 일컬어 쓰이기도 하는 마당에

남북 땅의 한구석에서 그저 몇 명의 선수들이 모여서 단일팀을 만들고, 한반도기를 흔들어 댄다 한들 뭐가 그리 대단할까.

 

그것마저도 돼지에게 립스틱을 칠해 놓은 역겨운 포장이며 지난 분단의 역사 속에서의 핑퐁처럼 허무하게 반복된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갈하면 그것이 오히려 더 이성적이고 냉철한 논리로 들리는 지금

 

그러나 작은 탁구공 하나는 생각보다 거대한 힘을 가지고 있어서 그 작은 공은 마치 나비의 날갯짓처럼

그로부터 8년 뒤

견고했던 미국-중국 간의 벽을 깨뜨린 바 있었습니다.

 

“‘작은 통일을 할 것 같다.”...현정화

현정화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분희

 

또한 남북이 만든 단일팀 가운데 탁구 단일팀은 기억 속에도 특별히 선명해서

합쳐졌을 때와 갈라져 있을 때의 우리가 어떻게 다른가를 명료하게 가르쳐줬지요.

 

그래서 역사적 사실들을 소재로 쓰면서도 그것들을 씨줄과 날줄로 엮는 데에는 도통 논리적이지 않았던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떠올린..

 

오늘의 엥커브리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