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0)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제 1580회] 아이들 어릴 때 남편 흉을 많이 봤습니다

Buddhastudy 2020. 3. 6. 19:08


55세 두 아이를 가진 엄마입니다

20년 전에 남편과 헤어져서 혼자 아이들을 길렀습니다

어릴 때 아이들에게 남편 흉을 많이 봤던 게

굉장히 부끄럽고 아이들한테 면목이 없습니다//

 

남편 흉을 어떤 걸 봤어요?

실제로 폭언했어요? 안 했어요?

폭행했어요? 안 했어요?

돌봤어요? 안 돌봤어요?

그럼 진실만 말했네.

 

그래, 자기 수준이 성인이면 그런 걸 참고 말 안하면 좋은데

자기 수준이 그거밖에 안 되는데 어떻게 하겠어.

애들 앞에선 자기가 성인이 되고 싶다, 이 얘기 아니야.

 

그 얘기가 성인이 되고 싶다는 거 아니오.

욕심도 많다.

자기가 성인이야?

그래.

됐어 뭐.

 

(사과를 안 해도 되겠습니까?)

하고 싶으면 하면 돼.

안해도 되는 건 없어.

메일 보내서 너희 앞에 아빠 흉봐서 미안하다.

이렇게 편지를 보내면 되지 뭐, 그게 뭐 어려운 일이야.

보내고 싶으면...

걸리면 보내면 되고, 안 걸리면 안 보내면 되고.

 

(걸리니까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래.

 

그런데 애들 앞에서 남편 흉본 건 잘한 거요? 못한 거요?

못한 거요.

잘한 건 아니에요.

그렇다고 이게 무슨 큰 죄를 지은 걸까?

아니에요.

남편이 실제로 그랬는데 뭐, 사실만을 말했어.

그런데 여기 문제는 어른한테 그렇게 말했으면 괜찮은데,

어린애들한테 그렇게 말했기 때문에

어린애는 그걸 잘못 받아들일 수가 있다. 이거야.

 

그러니까 아이고 너희한테 이 말 해서 잘못했다가 아니라.

너희 어릴 때 내가 이 말을 해서 잘못된 거요.

어린애한테 그 말을 해서 내가 잘못됐다. 이런 얘기에요.

 

두 살짜리가

엄마 나 어디로 나왔어

배꼽을 가리켜야 하나? 사타구니를 가리켜야 하나?

내가 배꼽을 가리켜서 아이고 미안하다. 내가 너한테 거짓말을 해서...”

 

이런 사람은 죄의식을 갖고 싶어서 못사는 거요.

저런 죄의식을 갖는 사람이 종교에서 돈벌이의 원천이 됩니다.

 

잘못한 거는

남편이 술 먹었다, 남편이 바람을 피웠다 하는 게 흉이 아니고

그걸 누구한테 했기 때문에? 어린애한테 했기 때문에.

어린애는 지금 그걸 아직 구분할 수 없는 수준의 아이한테 얘기를 했다.

 

그러니까 사과를 하더라도

엄마는 잘한다고 했는데, 솔직하게 말해야 돼.

엄마는 잘한다고 했는데, 지나놓고 보니 어린 너희들에게 내가 아빠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한 것은 너희들한테 상처가 되겠구나.

지금 생각이 든다.

그런데 나도 그때 어려서 너희가 볼때는 어른이지만, 나도 그때 어려서 제정신이 아니었다.

커서 나도 늙어 어른이 되어 보니까

, 그건 내가 안 했으면 더 좋을뻔 했구나이 생각이 들어서

너희한테 사과를 한다.”

이렇게 보내면 되고.

안 보내면 그러면 죄가 되느냐?

~~~무 죄가 안 돼.

 

그런데 애들이

엄마가 그때 아빠 흉봐서 우리는 힘들었어”. 이렇게 말하면 그때 가서 사과를 하면 돼.

아이고 그랬나, 미안하다. 나도 그때 내 감정이 힘들어서 너희에게 얘기했나 보다.

어린 너희한테 그런 얘기해서 너희가 상처가 됐다니까 정말 미안하구나

이렇게 얘기하면 돼.

 

그때 뭐가 힘들었노?

내가 살기 얼마나 힘들었는데.

너희 그것도 못 들어? 내가 거짓말 했나? 사실이지

요렇게 얘기하면 안 된다는 거요.

 

그때 그렇게 하면 안 된다이지,

미리 해도 되고, 그건 안 해도 되고.

아이들이 그 문제를 갖고 문제제기할 때는 솔직하게 사과해주는 게 좋다.

이 얘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