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법륜스님의 하루] 생활비도 주지 않고 친정에도 돈을 빌리는 남편 어떡하죠? (2024.08.14.)

Buddhastudy 2024. 8. 22. 19:58

 

 

남편이 사업을 하는데 6개월 정도 생활비를 가져다주지 않아서 힘들었습니다.

제가 친정에 돈을 빌려서 겨우 버텼는데,

요즘 다시 남편의 사업이 힘들어졌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남편이 직접 저의 친정에 손을 벌리고

친정엄마의 노후 자금과 남동생의 결혼자금까지 끌어다 썼습니다.

이제 돈을 더 빌릴 곳도 없어서

남편에게 생활비 얘기를 했더니

오히려 저에게 화를 냅니다.

남편은 저더러 그동안 모아둔 돈도 없냐며 오히려 제 탓을 합니다.

남편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봐야

염주를 내던지지 않고 괴로움 없이 기도할 수 있을까요?//

 

 

사업을 하는 사람은

사업이 잘될 수도 있고, 사업이 잘 안될 수도 있고,

또 사업이 망할 수도 있습니다.

주식을 하면

주식이 오를 수도 있고, 정체될 수도 있고,

주가가 떨어져 손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돈을 빌려주면

이자를 받을 수도 있고, 이자를 못 받을 수도 있고,

어쩌면 원금까지 못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인생을 살다 보면 늘 변수가 생깁니다.

변수가 있는 게 인생인데,

자신이 원하는 대로 안 된다고 애걸복걸하면

인생살이가 늘 괴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사업을 할 때는

자신이 가진 자금 안에서 하거나,

은행 융자 안에서 해야 합니다.

그렇게 안 될 때는 문을 닫아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본인의 재산만 손해 보는 선에서 끝납니다.

 

은행은 빌려 간 돈을 안 갚으면

받을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만,

돈을 빌려 간 사람이 정말 돈이 없어서 못 갚는다면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돈이 있으면서 안 갚으면 잘못이지만

돈이 없어서 못 갚으면 잘못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런데 개인의 돈을 빌릴 때는 그렇지 않습니다.

복잡한 이해관계가 발생하기 때문에

사업을 할 때는 절대로 개인의 돈을 빌려서는 안 됩니다.

사업을 할 때는 그것을 원칙으로 삼아서 지켜야 합니다.

 

사업이 잘되면 돈을 빌릴 일이 없을 것이고

사업이 조금 어려워졌을 때도 은행에서 돈을 빌려준다면

그 사업은 회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은행에서 대출을 거절하면

그 사업은 이미 회생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봐야 합니다.

그런 상태에서 사채를 쓰거나, 아는 사람한테 돈을 빌리거나,

친척한테 돈을 빌린다면,

그 돈은 갚을 수 있는 확률이 매우 낮습니다.

그래서 친구나 친척, 형제에게는 돈을 빌려주지 말아야 합니다.

안타까우면 돈을 빌려주지 말고 숫제 그냥 주는 게 낫습니다.

1,000만 원을 빌려 달라고 하면,

100만 원이든 500만 원이든 그냥 줘버려야지,

빌려주게 되면 돈도 못 받을 뿐 아니라

서로 원수지간이 되기 쉽습니다.

 

그런데 질문자는 이미 저질러진 일이니 어떻게 하겠어요.

남편이 이미 친정의 돈을 끌어다 썼으니

나중에 갚으면 받을 수 있는 것이고, 안 갚아서 독촉하면

원수지간이 되는 겁니다.

돈을 빌려준 사람은 내 돈 내가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지만,

빌린 입장에서는 안 그래도 어려워 죽겠는데

독촉한다고 오히려 악심이 생기기가 쉽습니다.

나중에 돈 문제가 해결되어도 원한이 사무친 관계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돈을 빌려주지 말라는 겁니다.

만약에 빌려줬다면 포기해야 합니다.

돈을 안 받는다는 의미가 아니에요.

돌려주면 받지만 내놓으라고 너무 압박하지는 말라는 거예요.

 

돈은 돈대로 못 받고 원한까지 살 수 있으니까

마음으로는 포기를 하라는 겁니다.

상대방이 돈을 더 빌려달라고 할 때는

돈이 있으면 그냥 주되 더 이상 빌려줄 필요가 없습니다.

처음부터 안 빌려주면 큰 문제가 없는데

빌려주다가 안 빌려주게 되면 원수가 되기 쉽습니다.

처음부터 안 빌려주면 섭섭하긴 하지만 원수까지는 안 됩니다.

 

첫째, 질문자는 일체 돈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말고,

오히려 남편을 위로해 주어야 합니다.

질문자가 문제를 해결해 줄 능력이 있다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간섭할 수 있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남편에게 뭐라고 할 필요가 없습니다.

 

망하든지 말든지 무관심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간섭하면 싸움이 일어나기 때문에

안타까워도 마음으로는 딱 포기하고 일체 간섭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남편이 돈을 더 빌려오라고 하면

더 이상 빌릴 곳이 없다하고 말하고,

욕을 하면 미안하지만 더 빌릴 곳이 없다하고

재차 말해야 합니다.

사업은 당신이 벌려놓고 왜 나한테 돈을 빌려오라고 하느냐하고 대꾸하면

싸움이 일어납니다.

 

지금은 문을 닫는 게 훨씬 손해를 적게 보는 일인데도,

사업을 하다 보면 집착이 생겨서 그렇게 안 됩니다.

대부분은 있는 돈 없는 돈, 일가친척 돈까지 다 말아먹고서야 문을 닫게 됩니다.

 

안타깝지만 질문자는 여기서 포기하셔야 하고

일체 간섭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오히려 남편을 위로해 주어야 합니다.

남편이 돈을 빌려오라고 행패를 부려도

저 사람은 돈이 없어서 저렇구나하고 남편을 위로해 주어야 합니다.

 

둘째, 잘잘못을 따지지 않아야 합니다.

사업이 망해가는 사람은 스트레스가 많습니다.

그런데 마누라까지 잔소리한다 싶으면 화가 더 치밀어서,

결국 돈도 잃고 가족 간에 불화까지 생깁니다.

그러니 질문자는 마음으로 딱 포기하고, 해결 방법이 없는 일에 대해서는

더 이상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빌려준 사람이 뭐라고 하면

죄송합니다. 형편이 되는대로 갚겠습니다하고 넘어가고,

남편에게는 일체 언급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이미 가족 돈까지 빌려 가서 회생이 안 됐다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물론 세상에 100%라는 건 없습니다.

어쩌다가 경기가 좋아지거나,

어떤 연줄이 닿아서 회생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남편의 사업이 회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지금 제일 답답한 사람은 바로 남편입니다.

사업이 안 될 때 제일 답답한 사람은

구경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업하는 본인입니다.

거기다 대고 자꾸 잔소리하면,

화나고, 짜증 나고, 싸울 일밖에 안 생깁니다.

 

안타깝지만 남편이 하는 데까지 하도록 놔두되

질문자는 집착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자꾸 상황에 같이 끌려들어 가면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