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의 아내가 스님의 왕팬입니다.
부인이 스님의 법문을 듣고 저한테 얘기를 해 주면,
인간 문제에 대한 스님의 분석이 제 생각이랑 항상 일치하는 것을 느낍니다.
스님께 드리는 제 질문은
스님에게는 인생의 재미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스님이니까 섹스도, 술도, 담배도, 도박도 안 하시고
간단한 음식만 드시고, 삼겹살도 안 드시고요.
아내의 말에 따르면
스님은 예술이나 음악, 운동, 게임에도 별로 관심이 없으시다고 하던데
스님은 무슨 재미로 사시나요?//
특별히 재미있는 건 없습니다.
꼭 재미가 있어야 합니까?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저에게는 재미없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
재미없다고 할 만한 것이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뭐든지 주어지면 합니다.
왜냐하면 특별히 재미없는 게 없으니까요.
또한 특별히 재미있는 것도 없습니다.
아무것도 안 해도 됩니다.
그래서 큰 문제가 없어요.
담배 피우는 사람은
‘담배 안 피우고 무슨 재미로 사냐?’ 이렇게 생각합니다.
술 먹는 사람은
‘술 안 먹고 무슨 재미로 사냐?’ 이렇게 말합니다.
또 운동하는 사람들은
‘운동 안 하면 무슨 재미로 사냐?’ 이렇게 말합니다.
그런데 동물들은 그런 것을 안 하고도 잘 삽니다.
전부 습관입니다.
습관이 되면 그것을 해야 합니다.
하지 않으면 지루하거나 고통이 따릅니다.
이것을 ‘카르마’라고 말합니다.
각각의 카르마에 따라서
각각의 재미를 갖고 살아가는 겁니다.
그리고 그에 따르는 고통을 겪습니다.
그러나 카르마로부터 자유로워지면
특별히 재미있는 것도 없고 특별히 괴로울 일도 없습니다.
그런데 그런 것을 안 해도 이 세상에 할 일은 많습니다.
한번 시도해 보세요.
지금 질문자가 말하는 그 모든 것을 안 해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
사람이 동물보다 못한 것도 있고
동물보다 조금 나은 부분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새는 집을 짓고 삽니다.
그러다가 이듬해에 새로운 집을 짓습니다.
그러면 예전에 살던 집에 누가 와서 살든지 상관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자기가 새집에 살아도
예전에 살던 집의 문을 닫아놓고
집이 없어 길거리에 누워있는 사람을 들어가지 못하게 합니다.
그래서 동물보다 못한 겁니다.
또한 새는 집을 짓고 사는데
다른 새가 와서 집이 없다고 같이 살자고 하면
절대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도망가는 경우는 있지만
양보는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자기 집에 집이 없는 사람을 재워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동물을 기준으로 해서
그것보다 더 낮은 단계에 있으면 ‘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보다 조금 높은 쪽으로 나아가면 ‘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최소한 동물보다 나쁜 짓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더 좋은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나쁜 것은 아닙니다.
나쁜 행동은 멈추어야 하지만,
좋은 행동은 선택입니다.
좋은 행동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됩니다.
좋은 행동을 하게 되면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받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는
동물보다 나쁜 행위가 상당히 합리화되어 있습니다.
나쁜 행위에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습니다.
그래서 동물보다 더 괴롭게 살아갑니다.
우리는 돼지에게 욕심이 많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돼지는 배가 부르면
다른 동물이 와서 음식을 먹어도 관여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그렇지 않습니다.
자기 음식을 쌓아놓고도
다른 사람이 배고파서 굶어 죽는데 나눠주지 않습니다.
동물계에는 이런 일이 없습니다.
이런 행위는 비생태적이고 비자연적인 것입니다.
이런 행위를 욕심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욕심이 고통을 가져옵니다.
그런데 또 사람은 그렇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나도 배고프지만 더 배고픈 사람을 위해서
음식을 나누어 주기도 합니다.
동물계에는 이런 일이 없습니다.
이렇게 선과 악은
생물학적인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입니다.
우리의 정신작용은 좋은 점도 있지만 나쁜 점도 있습니다.
우리들이 괴로워하고 스트레스받는 것은
대부분 정신작용의 부정적인 측면입니다.
부정적인 측면을 줄이고
긍정적인 측면을 늘리자는 것이 수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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