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미국에 온 지 30년이 넘었습니다.
한국에 작년에 나갔는데 친구들하고 만나면 무언가 차이를 느낍니다.
80년대를 살았던 그때 사람들하고 지금 이 시대를 사는 한국 사람들하고
정서나 가치관에 대해 느끼시는 차이점이 있으신지요?//
여러분, 문화의 섬이다란 말 들어본 적 있어요?
문화의 섬.
그러면 생물학에서 우리가 진화를 쭉 해오는 데 남미에 갈라파고스 섬에는 진화가 멈춘 동물도 있고 이러지 않습니까. 그것처럼 만약에 우리가 백 년 전에 한국 사람이 중국에 가서 살았다.
그러면 그 사람은 중국에 살았기 때문에 중국에 물든 요소도 있고, 그 사람이 한국 것을 고수한다면 100년 전 것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한국하고는 전혀 다릅니다. 그 사람이 훨씬 더 오리지널이에요.
중국 조선족에 가면 옷이라든지, 집짓는 거라든지, 현대식으로 짓는 게 아니라면. 그 다음에 된장이라든지, 특히 음식 같은 것은 훨씬 100년 전 우리 조상들이 먹던 그것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그 맛을 다 잃어버렸고.
그러면 여러분이 80년대 이민을 왔다. 그러면 한국 것은 80년에서 스탑이 됩니다. 한국에 대한 것은 여기 딱 스탑이 되는 거요. 그러기 때문에 여러분의 의식이 거기서 멈춰서 그래요. 그런데 한국은 계속 변해가는 거요. 그럼 당연히 갈등이 생기죠.
그래서 지금 특히 60년대 후반, 70년대 초반에 우리가 어려울 때, 독일에 간호, 광부로 간 사람들, 그 사람들은 다 자기보다는 그때는 누구를 더 소중하게 여겼습니까? 가족을 소중하게 여겨 거기 가서 돈 벌어 그거 고생하면서 안 쓰고 다 한국에 보내고 동생 공부시키고 뭐 시키고 뭐 시키고 이래서 자기가 60이 되어서 고향이 그리워 고향에 돌아오면 그 옛날 자기 어릴 때 형제생각하지. 그런데 전혀 아니에요.
그런데 우리가 어릴 때 형제는 어머니 밑에 있는 하나의 가족구성원이지 않습니까. 그죠? 그런데 이게 자라서 결혼을 하면 자기도 결혼해서 아이를 갖지 않습니까. 그럼 독립된 새로운 가족, 자회사가 하나 만들어지잖아. 그죠?
그러면 말이 형제지 이건 독립된 가족이에요. 독립된 가족과 가족은 경쟁관계에 놓이기 때문에 유산이나 이런 걸 갖고 치열하게 싸울 수밖에 없는 거요. 그게 형제지간에 우애가 없어서 그렇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안 돼요. 자연스러움이에요. 그게.
그러니까 이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하려면 부모가 재산을 안 남겨주면 되요.
그러면 이런 문제는 저절로 해결이 되요.
그러면 있는 재산 누구주면 됩니까? 나주면 되는 거요. 그래서 내가 나 달라고 계속 얘기하잖아요. 그러면 그걸 북한의 굶어죽는 사람도 돕고, 인도의 불가촉천민도 돕고, 굳이 그걸 자기자식들 싸우게 만들 이유가 없잖아요.
그런데 ‘의좋게 나눠가져라.’ 그건 될 수가 없어요. 그러면 이 세상보고 ‘너희 의좋게 살아라.’ 이런 얘기하고 똑같은 거요.
아까 부부갈등도 부부가 무슨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그게 자연스러움이에요. 그 자연스럽지마는 바람직하지는 않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소할거냐. 이런 문제가 되는 거요.
그래서 지금 한국으로 가면, 그러니까 자기가 미국에 살면서 미국적인 것은 나한테 새로운 게 이루어졌겠지마는 한국적인 것은 자기는 80년대 정지되어 있는 거요. 한국에 있는 사람은 변한 거요. 그러니까 안 맞죠.
내가 생각하는 거 하고, 그 사람들이 생각하는 거 하고 안 맞습니다.
또 그 사람은 나를 보고 어떠냐? 미국적인 요소가 여기에 가미되어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또 안 맞는 거죠.
“자식, 지가 언제 미국인간이라고 미국, 미국 흉내 내고 있다.”
나도 모르게 얘기를 하다보면 미국에서는 안 이런데, 어쩐데 이러잖아요.
차타고 다니면서 제일 불편한 게, 빨간불에 우리는 우회전하지 않습니까. 그죠? 여기는 파란불에 좌회전하두마는. 할 때마다 “나는 가도 되나?” 이런 생각이 드는 거요. 예를 들면 이런 것부터 굉장히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한 30년 살아서, 아무리 여기 30년 살아도 미국 사람이 안 되죠. 왜? 여기서 태어나서 여기서 사는 사람하고, 30년 살다가 와서 여기 30년 산 사람하고 어떻게 같이 되겠어요. 그 같이 되기를 바라는 게 잘못된 거요.
그러면 난 미국사람 아니다. 한국에 가겠다. 한국 가서 살면 미국에 30년 살다 온 사람이 한국사람 되겠어요? 안 되겠어요? 안 되지. 그럼 또 이게 아니야. 그럼 또 돌아오고. 왔다 갔다 하잖아요.
그러니까 기조는 한국에서 사는 사람, 미국에서 태어나서 미국에서 사는 사람이 주류고, 한국에서 태어나서 미국에 사는 사람은 소수잖아. 그럼 이 소수가 주류에 기준을 두고 내가 미국람이냐? 한국사람이냐? 하면 미국사람도 아니고 한국사람도 아니에요.
그러면 정체성을 어떻게 가져야 하느냐?
나는 코리언 아메리카인이다.
이렇게 제3의 정체성을 가져야 됩니다.
토마토가 있고 감자가 있는데, 감자는 뿌리에서 열리고, 토마토는 줄기에서 열매가 열린다. 그런데 그걸 유전자를 조작해서 두 개를 통합했다. 뿌리에서도 감자가 열리고 위에는 토마토가 열리게 지금 얼마든지 가능하죠. 그럼 이게 감자냐? 토마토냐? 이런 질문하고 같아요.
이건 제3의 종입니다. 감토라고. 아시겠어요? 감토라는 제3의 종이다. 이런 얘기에요.
이걸 자꾸 이게 토마토냐? 이게 감자냐?
이렇게 얘기하는 건
이미 기존 질서에 두고 자기를 평가하는 거다.
그러니까 여러분들은 한국에서 온 미국사람이니까 여러분들은 미국에서 차별은 어느 정도 감수할 수 있습니다. 왜? ‘내가 이민 왔다.’ 이렇게 생각하거든. 그런데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는 어메리칸이에요. 걔는. 걔는 그냥 어메리칸이에요.
왜? 여기 헌법이 뭐에요? 무슨 주의? 속지주의.
여기서 태어난 미국 사람, 오리지널 미국사람이오. 털끝만큼도 외국에서 왔다. 이런 생각할 필요가 없어요. 미국에서 태어난 애가 미국사람이다. 이렇게 정의가 되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우리가 어떤 문제를 접근할 때도 아버지 식으로 부모 식으로 접근하면 안 돼. 얘들은 혼자 오리지널 어메리칸으로서 자기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거요. 우리는 시민권을 가지면 그런 권리를 법적으로 주장할 수는 있지마는, 심리적으로는 안 됩니다.
‘나는 한국 사람이다’라는 게 늘 무의식세계에 깔려있기 때문에
남의 나라에서 와서 대충 사는 거요.
그런데 우리 아들은 남의 나라에 와서 사는 게 아니고
자기나라에 사는 거요. 관점이 바뀌어야 되듯이.
그래서 한국에 가면 그건 당연히 친구들하고 나는 좀 바뀐 거요. 그러니까 오히려 오리저널 한국 것을 가지고도 있고, 미국 것도 가지고 있고. 이런 거요.
한국에는 서서히 변화해 온 거요. 서서히 변화해 온 거요. 한국 사람들은 몰라요. 서서히 변화해 왔기 때문에. 자기가 자기 얼굴 늙은 거 모르잖아요. 옛날 사진봐야 알지.
우리는 여기 살다가서 옛날 것이 딱 정체되어있으니까 가면 알 수 있죠.
여러분들도 자기 부모가 같이 사는 형제는 자기부모 얼굴 늙는 거 알까? 모를까? 몰라요. 그런데 여러분이 이민와 살다가 10년 만에 가면 아버님이 확실히 늙으셨다. 이런 걸 확실히 알지마는, 한 집에 늘 사는 사람은 그걸 알 수가 없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 아이가 얼마나 잘 크는지 모르죠? 나는 여러분 아이들이, 저런 조그마한 애를 인사했는데, 몇 년 지나면 나보다 더 커서 있어요. “와이리 빨리 컸노?” 이렇게 생각이 드는데, 매일 보는 사람은 그걸 못 느끼죠. 그와 똑같다.
그래서 이게 ‘문화의 섬’이라고 그래요.
문화가 옮겨가면 거기서 멈추는 겁니다. 진화가 안 되고,
나머지는 진화가 되는데, 그건 딱 멈추는 거요.
자기 사고가 80년에 이민 왔으면 80년에 멈춰요.
그럼 스님이 여기 오면 지금 내가 한국에서 활동하기가 쉬울까? 미국에서 활동하는 게 쉬울까? 한국계를 상대로 하면? 한국이 훨씬 쉽습니다. 한국은 이미 스님도 변화된 사회에서 스님을 이해하는데, 여기 40년 50년 전에 이민 온 할머니들은 옛날 스님을 생각하는 거요. 여기 오면 굉장히 힘듭니다. 맞추기가.
이것처럼 문화의 섬, 문명의 섬이라는 그런 인류문화사적으로 있는 현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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