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반적으로는 사람을 죽이는 것과 동물을 죽이는 것 중에 사람을 죽이는 것을 더 안 좋게 보지 않습니까?
그런데 저는 왜 그런지에 대한 이유를 찾고 싶습니다.
스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첫째, 사람을 죽이지 마라.
둘째, 동물도 죽이지 마라.
셋째, 식물도 함부로 죽이지 마라.
넷째, 무생물도 함부로 오염시키지 마라.
자연은 함부로 건드리지 마라가 기본 철학이에요.
물을 오염시킨다든지 하는 건 좋지 않아요.
그러나 사람은 또한 선택이 있어요.
내 어머니하고 이웃집 아주머니가 물에 빠졌는데
내 어머니만 딱 구하고 이웃집 아주머니는 안 구해주면
윤리적으로 나쁜 사람이오? 좋은 사람이오?
나쁜 사람이지.
그런데 내 어머니하고 이웃집 아주머니하고 물에 빠졌는데
그 조건에서는
한 명밖에 구할 수 없어요.
내 어머니를 구하는 것은 이기적인 행동이에요? 아녜요?
볼 수 어렵겠지.
그러면 사람하고 강아지가 있는데
사람만 구하고 강아지는 내팽개치면 좀 문제죠?
그런데 사람하고 강아지, 둘 중의 하나밖에 구할 수 없으면
누구를 먼저 구해야 해요?
동물하고 식물하고 있는데
동물이라고 생명이라고 소중하게 여기고
식물은 함부로 해치면 문제겠지만
식물하고 동물 중에 하나밖에 살릴 수가 없다.
즉 소가 풀을 뜯어 먹으면 소가 살고, 못 뜯어 먹으면 소가 죽는다고 하면
식물이 희생하더라도 소가 살아야 하지 않을까?
그러니까 선택의 문제에요.
근본적으로는 모든 존재는 다 소중해요.
생명과 무생물을 나눠도 안 되고
생명 안에 식물과 동물을 나눠도 안 되고
동물 안에 사람과 사람 아닌 것을 나눠도 안 되고
사람 가운데 나와 남을 나눠도 안 돼요.
평등해요.
그러나 현실 속에는
나와 남이 구분될 수밖에 없어.
일단, 나만 하면 문제지만 나를 우선하는 건 어쩔 수 없는 거예요.
사람만 하면 문제지만 사람이 우선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거고
동물만 하면 문제지만 동물이 식물보다 우선되는 건 어쩔 수 없어요.
동물 중에도
벌레하고 소 중에서
어느 게 우선 될 수밖에 없다?
소가 우선 될 수밖에 없다.
그것만 소중해서 그런 게 아니라
우리의 존재는 근본적으로는
그러니까 모든 것은 다 소중해.
그러나 현실 속에서 우리가 선택할 때는
또한 우리는 선택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선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다른 것을 차등해도 안 되고
성질대로 사는 대신 모든 걸 다 똑같이 할 수도 없어요.
그러면 공기를 위해서 사람을 죽이고
풀을 위해서 소를 죽이는 일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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