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는 어이하면 되는지, 가만히 있으면 돼. 됐어? 가만히 있으면 돼. 아까 편들어 주라는 건 자기가 생각해도 조금 이간질 시키는 거 같잖아? 그지? 자기가 가만히 있으면 돼. 그러면 뭐가 문제일까? 그래. 얼마나 쉬워. 그런데 자기가 머리를 굴려서 고민을 하고 그래? 자기가 머리를 굴려서 고민을 한 거는 자기가 자기 자신에 대해서 과대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가만히 있으면 돼.
가만히 있다는 게 뭐냐? 친구니까 뭐라고 뭐라고 하면 들어줘야 되나? 안 들어 줘야 되나? 그래. 이 놈이 와서 말하면 들어주고. “어어어어 알겠다. 어어 그랬구나. 어어.” “그래. 그놈이 나쁘다.” 이러면 편드는 게 되는 거야. A가 B를 아무리 나쁘게 얘기해도 A말을 따라 B를 나쁘다고 해도 안 되고, A한테 “야, 임마, 그건 네가 나쁘다. B를 이해해라.” 이래도 안 돼. 그러면 A가 기분 나쁘고, 그 다음에 네가 A편들어서 B를 욕해주면, A는 좋아할지 몰라도 B가 나중에 그 얘기 들으면 섭섭하지. 그러면 이간질 시킨 게 되는 거요.
그러니까 너는 들어만 줘. 그런데 친구지간에 “아, 나는 너의 둘이 싸우는데 끼기 싫다. 안 들을래.” 이러면 친구 의리가 아니야. 뭐한다? 들어만 준다. 들어만 주지 해결하려고 그러면 안 돼. "알았다. 알았다. 그렇구나. 그렇구나. 아이고 그랬네. 네가 그래서 힘들었겠다." B가 또 얘기하면, "오오 그랬나. 그랬나. 오오 알겠다. 아이고 너 힘들었겠다." A나 B나 욕한 적이 있나? 없나? 편든 적이 있나? 없나? 들어는 줬나? 안 들어줬나? 친구의 의리로 들어는 줬지? 편도 안 들었어.
들어만 주면 돼. 저희는 화가 나니까 누구한테 말을 해야 되니까, 나라도 들어줘야 돼. 그러나 내가 해결 하려고는 하지 마. 해결한다는 건 남의 인생에 간섭하는 거야. 자기 아직 그럴 능력도 안 돼. 그거 어지간한 나도 해결할 능력이 별로 없어. 그래서 들어만 주는 게 상담의 가장, 90%는 들어주는 거야. 해결해 주는 게 아니야. 스님은 해결해 주는 거 같지? 여러분들이 지금 착각하고 있는 거요. 스님은 해결해주는 바가 없어. 그냥 들어주고, 이리 물어보고 저리 물어보고 그래. 그럼 지가 아까 다 해결하는 거야. 자기가.
그런데 그 착각은 뭐냐? 자기가 해결해놓고 스님이 해결해 준 거 같은 착각을 해서 내가 인사를 많이 듣지. 그거 나쁜 거 아니니까 나도 가만히 놔두지. 그런데 내가 “어떻게 해라.” 해결했으면 되는데, “별 일 아니잖아.” 얘기하다가 “별 일 아니잖아.”그러니까 “별일 아니네요.” 그랬잖아. 그런데 그거 내가 해결해 줬나? 자기가 그냥 별일 아닌 줄 알았지. 그러니까 너는 그거까지 다 하면 안 되고, 그냥 들어만 주면 돼. 아무 문제없어. 얼마나 좋아. 이 친구하고도 잘 지내고, 저 친구하고도 잘 지내고.
엄마 아빠 싸울 때도 엄마가 뭐라고 그러면 “어, 엄마엄마 알겠다. 알겠다.” 아빠가 뭐라고 그러면 “어, 알겠다. 알겠다.” 왜? 저그 부부가 싸우는데 네가 낄 필요가 없는 거야. 엄마 편들면 네가 아버지를 욕하면 불효막심한 놈이잖아. 네가 아빠 편들면, 그래서 엄마를 욕하면 네가 또 불효막심한 놈이야. 해결도 못하고 너는 나쁜 놈이 돼. 들어만 주면 자식으로서 부모의 마음을 받아주고. 해결은 못해. 왜? 엄마 아빠 싸우는 걸 내가 어떻게 해결해. 저희도 해결 못하는데. 그러니까 그냥 들어만 주면 되는 거야.
가만히 있다 이 말은 아무것도 하지마라가 아니라, 들어는 주되 해결 하려고는 하지마라. 들어만 주면 저희끼리 또 해결할 수도 있어. 스님이 이렇게 들어주고, 물어주고, 이러면, 지가 알아서 해결하듯이. 그런데 예를 들면 질문자가 남편을 미워할 때, 남편을 이해하는 마음을 내면 누가 편할까? 남편이 좋을까? 그래서 보통은 잘못 보면, 또 남자 편 들어주네. 이래. 스님이 뭣 때문에 편들겠어? 스님은 뭣 때문에 두 부부 중에 어느 한쪽을 편들겠어? 나하고 무슨 관계가 있어 편들겠어?
그래. 그렇게 얘기하는 사람 있어. 그래. “남자라고.” 그렇게 말하는 사람 있어. 잘 한번 봐. 남자편만 드는데 남자들이 안 좋아하고 전부 여자들만 좋아할까? 그건 또 무슨 이유야? 그래서 여성단체에서 스님이 공개적으로 그래도 사회에 영향력 있는 사람이 남자편만 들고, 여자보고 맨날 숙이라고 그런다고, 비판 기사를 쓴 거 봤어요? 몇 페이지 비판 기사를 썼어. 그래도 뭐, 그래 볼 수도 있겠다. 그런데 어떻게 할 거요. 그래. 그렇게 안하면 어떻게 할 거요?
제일 좋은 건 나처럼 안 살면 되지. 내가 또 살지 마라고 그러면 “스님도 혼자라고 남도 혼자 살라고 그런다고.” 이렇게 얘기해. 그리고 어차피 살 바에야 갈등 일으키고 사는 게 낫나? 안 일으키고 사는 게 낫나? 그래. 안 일으키고 살려면 이러면 된다. 이 얘기야. 스님이 남자 편 들어준다고 남자가 뭐, 여자가 바뀌나? 내가 여자편 들어준다고 남자가 바뀌나? 내가 얼굴도 모르는데 내가 편들어준다고 바뀌겠어?
그러나 난 늘 질문자 편이야. 그건 무슨 말이냐? 옳고 그름의 편이라는 게 아니라, 질문자의 이익에 부합하는 조언을 해준다. 이런 얘기야. 질문자의 얘기에 부합하는. 그러니까, 자기한테 상담하는 사람 얘기만 들어주지, 자기가 해결해주려면 안 돼. 해결 할 수가 없어. 인생은 다 자기가 해결해야 돼. 누구도 해결 할 수가 없는 거야. 그러면 스님이 도와주니까 사람들 고맙다고. 아. 그거는 내가 그냥 약간 그저 그냥, 조언을 했더니, 자기가 깨달아서 그래.
만약에 내가 해결해 준다면 모든 사람의 문제를 다 해결해 줘야 되잖아. 저 사람이 내가 해결해줬다 그러면 안 된 사람은 스님이 해결 못해준 거 아니야. 내가 뭣 때문에 남의 인생의 덤터기를 내가 써야 돼. 그래서 나는 “고맙다” 그래도 “내가 해결해준 바가 없다.” 이렇게 주장하는 이유는 해결 안 된 사람에 대한 나의 방어야. 각자 자기 인생은 자기가 사는 거지, 제 3자가 어떻게 해결해 줄 수 없어. 아무리 친한 부모라도 형제라도 그래. 그러니까 들어주는 게 최고로 친구에 대한 자기가 해 줄 수 있는 우정이고 예의고 그래. 편드는 것도 아니고 해결해주는 것도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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