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구름이 낮은 산봉우리들을 덮고 있는 정겨운 풍경이다.
그러나 정상적인 구름이 아니다.
시멘트공장에서 뿜어낸 연기가 만들어 낸 오염 덩어리다.
사진 왼쪽을 자세히 보면
시멘트공장에서 뿜어낸 두 줄의 연기가 상승하다가 바람을 따라 흘러가고 있다.
또 다른 사진을 보자.
쌍용C&E 영월공장에서 솟아오른 연기가 거대한 띠처럼 바람을 따라 흘러가고 있다.
시멘트공장으로 인해 만들어진 구름 띠의 위아래를 비교해보자.
구름 띠 위쪽은 맑고 파란 하늘이지만 아래는 희뿌연 미세먼지로 뒤덮여 있다.
시멘트공장에서 쓰레기를 소각하며 배출한 오염물질이 뒤덮고 있는 것이다.
동일한 시멘트공장의 연기가 바람 방향에 따라 지역을 뒤덮는 구름 띠를 살펴보자.
여기는 충북 단양군에 있는 성신양회와 한일시멘트다.
시멘트공장에서 뿜어낸 연기가 흘러가고 있다.
구름 아래는 미세먼지로 덮여있고 바람의 반대 방향은 멀쩡하다.
시멘트공장이 있는
충북 제천시와 단양군, 강원도 영월군은 언제나 미세먼지로 뒤덮여 있다.
이곳엔 화력발전소가 없다.
그러나 도시 전체가 역겨운 악취와 미세먼지로 숨쉬기조차 힘들다.
시멘트공장에서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소각하며 발생한
환경 오염물질이 뒤덮기 때문이다.
맑고 푸르던 하늘이 제천시에 가까워지면 시야가 점점 흐려지기 시작한다.
이윽고 뿌연 미세먼지로 뒤덮인 도시가 눈에 들어온다.
자동차 창문을 열면 역겨운 쓰레기 타는 냄새가 밀려 들어온다.
제천시에는 아세아시멘트 공장 하나만 있다.
그러나 아세아시멘트 인근 영월군에 쌍용C&E와 현대한일시멘트가 있다.
또 제천과 인접한 단양에 성신양회와 한일시멘트가 있다.
제천은 중간에 끼어 바람이 어디로 불든
시멘트공장에서 날아오는 오염물질에 뒤덮이는 도시가 된 것이다.
제천을 지나 단양을 벗어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파란 하늘이 나타난다.
시멘트공장에서 발생한 환경오염이 심각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다른 구름 띠 사진을 보자.
강원도 영월에 있는 쌍용C&E에서 연기가 솟아올라
검은 구름 띠를 만들며 영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검은 구름 띠 위는 파란 하늘이다.
그러나 구름 아래로는 시커먼 오염물질이 퍼져가는 모습이 보인다.
위 사진들은 2018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촬영한 것들이며
이중에는 해당 지역 주민들이 촬영한 것도 있다.
저 구름 띠가 두려운 이유가 있다.
시멘트공장이 쓰레기를 소각하며 발생한 유해 물질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제천, 단양, 영월 등 시멘트공장 주변 사람들은
저 구름 속에 담겨 있는 유해 물질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스스로 인지 못하는 사이에 매일 유해한 물질을 들이마시는 것이다.
단양군에 있는 한일시멘트공장앞 모습이다.
쓰레기 차량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이 많은 쓰레기를 소각하며 뿜어내는 유해 물질을
주변 시민들이 매일 들이마시는 것이다.
제천시에 있는 아세아시멘트 공장이다.
대형 창고 앞에 쓰레기를 가득 실어 온 차량들이 하역을 기다리고 있다.
결국 저 쓰레기들이 소각되며 구름 띠가 되어
지역 주민에게 고통을 주고
발암물질과 중금속 섞인 쓰레기 시멘트가 되어 전 국민의 안방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현재 시멘트공장은 대한민국 최대 쓰레기 소각장이다.
쓰레기를 소각하며 지역 주민들에게 얼마나 많은 고통을 주었을까?
이를 견디다 못한 시멘트공장 인근 주민들이
"시멘트공장인가? 쓰레기 소각장인가?"라는 현수막을 달기에 이르렀다.
>> 오염구름띠가 정말 시멘트공장 때문일까?
주변을 뒤덮은 뿌연 미세먼지와 시커먼 구름 띠의 발생 원인이
시멘트공장 때문인지 확인해보자.
구름이 생성되는 원인을 살펴보면 쉽게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구름의 형태는 형성되는 곳의 기상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구름이 생성되는 원인은 크게 몇 가지로 구분된다.
- 태양열에 의해 데워진 지표 부근의 공기가 상승할 경우
- 찬 공기가 더운 공기 밑을 파고들면서 더운 공기를 상승시킬 경우
- 더운 공기가 찬 공기 쪽으로 이동하면서 찬 공기 위로 상승할 경우
구름을 만드는 필수 요소는 상승기류다.
상승기류가 강할수록 두꺼운 구름이 만들어진다.
상승기류는 바람이 하늘로 솟아오르거나
태양열을 받아 더워진 공기가 가벼워져서 위로 상승할 때 만들어진다.
바로 여기에서 시멘트공장의 뜨거운 공기가 상승기류를 만들어
미세먼지를 퍼트리는 주범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시멘트공장에서 뿜어낸 연기에는 구름을 잘 만들어낼 수 있는 먼지가 가득하다.
시멘트 제조 과정은 엄청난 열을 필요로 한다.
시멘트란 석회석과 온갖 쓰레기를 혼합해 태워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 다량의 열이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그동안 시멘트업계는 시멘트 소성로가 1450도의 고온임을 자랑해왔다.
온도가 높아 쓰레기를 완전 분해하는 최고의 소각장이라고 자랑하기 위해서였다.
바로 여기에 죽음의 구름이 만들어지는 요인이 숨어 있다.
시멘트공장에서 고온의 열이 대기 중으로 방출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난 2월 열화상 카메라로 살펴보았다.
단양에 있는 성신양회 공장이다.
뜨거운 열을 뿜어내는 소성로 4개가 나란히 모여있다.
가로로 누워있는 긴 막대 형태가 석회석과 쓰레기가 혼합되어
1400도에 불타고 있는 소성로다.
시멘트공장이 고온이라 자랑해온 것처럼 열화상 카메라에 뜨거운 열이 감지된다.
우측에 세로로 서 있는 커다란 구조물인 예열기에서도 열이 감지된다.
예열기는 1400도의 소성로 보다는 낮지만 300~800도에 이르는 소각시설이라고 할 수 있다.
소성로와 예열기만이 아니다.
반대편에 바라본 굴뚝에서도
시뻘건 열기가 대기 중으로 뿜어내는 모습이 열화상카메라에 감지되고 있다.
쌍용C&E 영월공장 굴뚝에서 뿜어내는 연기를 열화상 카메라로 살펴봤다.
역시 뜨거운 열이 감지된다.
오염물질로 뒤덮여 뒤편에 있는 아세아시멘트공장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열화상카메라에는
2.4km 떨어져 있는 아세아시멘트공장과
4.6km 떨어진 현대한일시멘트가 확연하게 찍혔다.
시멘트공장에서 뿜어내는 뜨거운 열이
수 킬로미터 거리에서도 감지된다는 것은
결국 엄청난 열이 대기 중으로 상승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 주민건강과 지역 환경 팔아넘기려는 지자체
지난 1월 31일 시멘트공장이 있는
충북 제천시와 단양군, 강원도 강릉·동해·삼척시와 영월군 6개 시장·군수들이
단양군청에 모였다.
시멘트업체들이 반입하는 쓰레기에 폐기물 반입세를 받는 지방세법을 개정하는 협의회를 발족한 것이다.
일본은 지자체가 중앙정부보다 더 엄격한 환경규제로
시멘트공장의 환경오염 배출을 막고 있다.
일본만이 아니다.
중국은 중앙정부가 정한 시멘트공장의 질소산화물 배출 기준이 약 100ppm이지만
지방정부들은 더 강력한 24.3ppm으로 규제하여
지역의 환경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그런데 시멘트공장이 있는 우리나라 지자체들은
시멘트공장의 환경오염으로 인해 주민들이 고통당하는 현실에 눈감아 왔다.
오히려 쓰레기 반입세를 받아
시멘트공장의 쓰레기 사용을 합법화시켜주겠다고 나선 것이다.
쓰레기 반입세로 받는 돈 몇 푼에
주민의 건강과 환경을 팔아먹겠다는 지자체장들의 한심한 행정이
21세기 대한민국의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돈 몇 푼에 지역 주민의 건강과 환경을 팔아넘기려는 지자체장들에 항의하기 위해
지난 8일엔 영월군청에서, 9일엔 제천시청에서
단양·제천·영월 지역 시민단체와 주민들이 모여
쓰레기 반입세 이전에
시멘트공장의 환경개선이 먼저임을 강조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 환경부의 잘못된 쓰레기 시멘트 정책 바꿔야
제천·단양·영월의 환경오염 원인이 시멘트공장 때문임은
환경부의 조사 통계에서도 쉽게 확인된다.
환경부가 발표한 2021년 대기오염 자료에 따르면
환경오염물질 배출 4위는 충청북도다.
놀랍게도 충청북도에서 배출되는 환경오염물질의 94.6%가
시멘트공장에서 뿜어내는 것이다.
충청북도엔 단양군에 성신양회, 한일시멘트, 현대한일시멘트 공장,
제천시에 아세아시멘트 공장 등 4개가 전부다.
4개의 시멘트공장에서 뿜어내는 환경오염물질이
충청북도의 94.6%를 차지한다는 것은
시멘트공장이 심각한 환경오염 배출시설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왜 이 지경이 되었을까?
환경부 때문이다.
시멘트공장에 쓰레기를 소각하도록 허가하고도
제대로 된 쓰레기 사용기준과
배출가스 기준을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멘트공장이 있는 제천·단양·영월
그리고 삼척·강릉·동해의 대기오염이 심각하다.
시멘트공장에서 뿜어내는 연기에는
지역 주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어떤 유해한 물질들이 들어 있을까?
먼저 발암물질로 전환되는 /①질소산화물/이다.
중국 지방정부의 질소산화물 배출 기준은 24.3ppm인데
한국의 시멘트공장 질소산화물 배출기준은 270ppm으로
중국의 11배에 달한다.
시멘트공장에서 발생하는 연기에는 전 세계가 유독물질로 지정한 /②수은/이 들어 있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몇 개 되지 않는 시멘트공장에서
국내 총 발생하는 수은의 34.7% 나 배출하고 있다.
(관련 기사: 시멘트 공장서 위험한 연기가... 온 국민 위험해진다)
그동안 시멘트업계는
시멘트 소성로가 고온이라 쓰레기 유해성이 완전 분해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과 연세대 서용칠 교수가 조사한
'시멘트 소성로에서의 유해물질 배출특성(2007)'에 따르면
시멘트공장에서 휘발성 유기화합물인
/③아크릴로니트릴/ 212.78ug/㎥, 벤젠 327.83ug/㎥, 톨루엔 43.00ug/㎥이 검출되었으며
그 원인이 시멘트공장들이
시멘트 제조시 투입한 폐합성수지, 재생유 등의 폐기물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아크릴로니트릴은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사람에게 암을 유발할 수 있는 A2 물질로 분류되며,
국제암연구소에서 인체 발암 의심 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④벤젠/ 역시 국제암연구소에서
사람에게 암을 일으키는 물질(Group1)로 분류하고 있다.
‘시멘트 소성로에서의 유해물질 배출특성'은
시멘트공장의 심각한 환경오염 물질 배출이 쓰레기 소각으로 인한 것임을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시멘트 소성로는 폐기물 소각시설로 인정한 이후,
시멘트 소성로에서 많은 양의 가연성 폐기물이 처리되어 왔다.
그러나 오염물질 배출에 의한 시멘트 공장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고
소각재가 시멘트에 포함되어 시멘트 완제품에 유해물질 함유 등의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기존의 소각로에서 폐기물 소각시 폐기물 소각시설의 대기배출허용기준에 적용받지 않고
소성로에 적용되는 완화된 배출 기준을 적용 받음으로써 형평성의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뿐 아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조사한 '폐기물소각시설의 유해대기오염물질 배출 특성 연구(2006)'에 따르면,
시멘트 소성로에서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 16종을 조사한 결과
발암물질인 /⑤나프탈렌/을 비롯 다양한 유해 물질이 배출되고 있다.
나프탈렌은 맹독성 물질로 발암물질이다.
나프탈렌에 노출되면 후두암, 위암, 코종양, 대장암이 발병하며
미량이라도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인체에 미치는 위해성이 높아진다.
시멘트공장 굴뚝에서 발암물질인 PAHs가 발생한다는 것은
시멘트 제조에 투입하는 쓰레기가 불완전 연소된다는 증거다.
그동안 시멘트 소성로가 고온이라 쓰레기의 유해성이 완전 분해된다던 시멘트업계의 주장은 거짓이었던 것이다.
시멘트공장 주변 도시를 뒤덮은 죽음의 구름은 발암물질인 /⑥미세먼지/만이 아니다.
쓰레기를 소각하며 발생하는 유독물질인 수은과 발암물질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제 더 큰 재앙이 발생하기 전에
재활용으로 포장된 환경부의 잘못된 쓰레기 시멘트 정책을 바꿔야 한다.
시멘트공장 인근 주민들도 고통받고
전 국민도 쓰레기 시멘트로 고통받는 재앙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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