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사 동선 해제를 마치시고
제자 몇 사람으로 더불어 걸어서 봉서사(鳳棲寺)에 가시더니
도중에 한 제자가 탄식하여 말하기를
“우리는 돈이 없어서 대종사를 도보로 모시게 되었으니
어찌 한스럽지 아니하리요.”하는지라.
대종사 들으시고 말씀하시기를
“사람이 누구나 이 세상에 출신하여 자기의 육근을 잘 이용하면
그에 따라 모든 법이 화하게 되며
돈도 그 가운데서 벌어지나니
그러므로 각자의 심신은 곧 돈을 버는 기관이요,
이 세상 모든 것은
곧 이용하기에 따라 다 돈이 될 수 있는 것이니
어찌 돈이 없다고 한탄만 하리요.
그러나 우리 수도인에 있어서는 돈에 마음을 끌리지 아니하고
돈이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안심하면서
그 생활을 개척하여 나가는 것이 그 본분이며
그 사람이 참으로 부유한 사람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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