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사 하루는 조 송광과 전 음광을 데리시고
교외 남중리에 산책하시는데
길가의 큰 소나무 몇 주가 심히 아름다운지라
송광이 말하기를
“참으로 아름다와라, 이 솔이여!
우리 교당으로 옮기었으면 좋겠도다.” 하거늘
대종사 들으시고 말씀하시기를
“그대는 어찌 좁은 생각과 작은 자리를 뛰어나지 못하였는가.
교당이 이 노송을 떠나지 아니하고
이 노송이 교당을 떠나지 아니하여
노송과 교당이 모두 우리 울안에 있거늘
기어이 옮겨놓고 보아야만 할 것이 무엇이리요.
그것은 그대가 아직 차별과 간격을 초월하여
큰 우주의 본가를 발견하지 못한 연고니라.”
송광이 여쭙기를
“큰 우주의 본가는 어떠한 곳이오니까.”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그대가 지금 보아도 알지 못하므로
내 이제 그 형상을 가정하여 보이리라.” 하시고
땅에 일원상을 그려 보이시며 말씀하시기를
“이것이 곧 큰 우주의 본가이니
이 가운데에는 무궁한 묘리와
무궁한 보물과
무궁한 조화가 하나도 빠짐없이 갖추어 있나니라.”
음광이 여쭙기를
“어찌하면 그 집에 찾아 들어
그 집의 주인이 되겠나이까”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삼대력의 열쇠를 얻어야 들어갈 것이요
그 열쇠는 신·분·의·성으로써 조성 하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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