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우리 선희>가 던진 질문
“나는 누구인가?”
그걸 어떻게 알까요?
나를 알아가는 벙법 1탄,
오늘 소개해드릴 내용은 ‘거울자아’입니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우리 선희>에는 선희와 3명의 남자가 등장해요.
선희를 가르쳤던 최교수
애인이었던 문수
그리고 선배 재학
최교수는 재학에서 선희에 대해 이런 말을 합니다.
“내성적이긴 하지만 안목있고 머리도 좋고,
뭐 어떤 땐 또라이 같은 면도 있긴 한데”
선희를 만난 재학은 그녀에게 이렇게 말하고요.
“좀 내성적이긴 한데 정말 머리 좋아.
정말 훌륭한 안목이 있고...”
이 세 남자가 우연히 만나서 또 선희 얘기를 하네요.
“되게 똑똑하긴 해요 걔가”
“그래 알아. 똑똑하지”
“머리 좋지. 안목도 좋고”
그런데 선희는 어떤 사람인가요?
이런 말을 반복해서 듣는다면 선희조차도
“아... 나는 머리 좋고 안목 좋은 또라이” 라고 생각할 거예요.
내가 생각하는 나와 남들이 생각하는 나
“나는 내가 친절하다고 생각해 ”이것과
“내가 친절하다고 다들 그러더군”
이 둘은 다 자기에 대한 평가이지만, 평가의 주체가 달라요.
첫째는 내가 나를 평가한 것
둘째는 남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대한 내 생각, 추측, 상상이에요.
이것을 반영된 자기평가라고 합니다.
이게 바로 그 유명한 사회학자 챨스 쿨리의 거울자아 개념이에요.
“너는 말이야~ 로 시작하는 나에 대한 품평,
나를 대하는 사람들의 행동, 표정, 태도가 나를 비추는 거울처럼 작동한다는 거예요.
내가 누군지 알아가는 과정은 생각보다 미묘하고 복잡합니다.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는데, 첫째는 소개해드린 ‘거울자아’에요.
타인을 통해 나를 아는 거죠.
나머지 두 방법은 다음 영상에서 얘기해드릴게요.
내 인생에 제일 처음 나타나서 이러쿵 저러쿵 말을 많이 해주는 사람은
엄마 아빠.
”착한 아들, 똑똑한 딸“ 이렇게 말해준 덕분에
”난 참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생각하게 되죠.
그런데 부모라고 좋은 말만 하는 건 아니에요.
때로는 막말을 하면서 그걸 인식하지 못하죠.
”아이고, 니가 그렇지 뭐.. 아이고, 내가 바랄 걸 바래야지...“
인생 초반 내가 어리버리할 때 나타나서
”너는 이런 사람이야“ 라고 콱 도장을 찍듯이 말해주는 강력하고 무거운 존재들이에요.
나이가 들수록 친구들, 선생님들, 동네 아저씨, 아줌마까지
거울자아를 보여주는 사람들이 늘어가기만 하죠.
영화 <우리 선희>의 선희는 어떤 사람인가요?
내성적이지만 안목있고 머리도 좋고 어떨 땐 또라이 같은 선희?
남자 세명의 합의를 거치면 선희는 이런 사람으로 확정되요.
내 거울자아는 어떤 사람들의 합의를 거쳐서 지금의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남들의 인정을 받으면 거울자아가 거대자아가 되기도 하고
관심받지 못하면 한없이 초라해지기도 해요.
내가 누구인지 자아개념을 잡는 것조차 내 소유가 아니니
뭐 이런 어이없는 일이 다 있나, 이런 생각도 들고요
어떤 때는 인간의 지독한 사회성에 진절머리가 나기도 합니다.
나는 누군인가요?
인정받아도 인정받지 못해도
나는 그냥 난데...
나를 아는 다른 방법엔 뭐가 있을까요?
나를 알아가는 방법 2탄 영상에서 함께 생각해 봅시다.
늘 여러분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