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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크게 해보라는 영어 관용구
도울 김용옥은 어떤 강의 중에
우연히 나온 역사의 이야기를 곁들이면서
6.25는 1945년 일본 패망부터 시작되었고
동아시아 30년 전쟁은 1975년 월남전을 끝으로 종료되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덧붙인 말로
“역사를 전체적으로 포괄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사실 6.25가 이렇듯
특정 시기를 전후로 동아시아를 비롯한 세계사의 세력 판도를 포함한 배경을 아울러야 한다면
조금 더 올라가도 상관없습니다.
1945년이 아니라 일본이 패망한 원인을 따져볼 수도 있습니다.
더 올라가면 우리가 왜 일본의 식민지로
이런 세력 균형의 최전선이 되어 버렸는지에 대한 100년 전으로 가야 할 겁니다.
이렇듯 원인들을 거슬러 올라가면
사실 끝이 나지 않습니다.
SF소설에 나오듯
일본이 2차 대전에서 패망하지 않았더라면
전혀 다른 상황이 닥쳤겠죠.
일본이 전쟁에서 진 이유 중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이유 하나는
일본이 전쟁을 일으킨 것입니다.
전쟁에 뛰어들지 않았다면
전쟁에 질 이유가 없겠죠.
그렇습니다.
일본이 2차 대전에서 패망한 최소한의 원인은
일본이 진주만을 습격하면서 전쟁에 뛰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전쟁에 뛰어들지 않았다면 패하는 일도 없었을 것인데
이것은 말장난이 아니라 최소한의 필요 조건입니다.
원인 분석 기법으로 보면
패망의 직접적 핵심적 원인은 아니지만
전제적인 조건에 해당합니다.
자 그렇다면 왜 일본은 전쟁에 뛰어들었죠?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최소한 당시로서는 일본 국내 국외적인 상황이
그것이 옳다는 판단이 있었을 겁니다.
그렇다면 당시 일본의 국내외 상황은 무엇이고
그것은 또 왜 그랬는지 이유가 있겠죠.
이런 상황은 전 세계가 맞물려 돌아가면서 끝없는 인과를 이룹니다.
원인의 원인은 끝이 없습니다.
그런 인과관계를 끝없이 추적해 가다 보면
결국 언제 어디까지 가야 할까요?
시간적으로는 빅뱅까지, 공간적으로는 우주 끝까지입니다.
물론 빅뱅 이전은 또 무엇인가에 대해 또다시 파고 들어가야 할 것이고
우주 끝의 바깥은 또 무엇인지 파고 들어가야 할 일이 남아 있겠지만
일단 거기까지만이라도 유추의 걸음을 옮기면 그렇다는 말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우리가 이 모든 것의 끝에서 만나는 것은
바로 신입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고
시간과 공간 밖에 존재하기에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그런 신입니다.
시간과 공간조차 그 안에 있는 신입니다.
신이라는 명칭이 싫으면 아무거나 붙여도 되는
모든 것의 시작점이자 끝인 그런 신입니다.
천부경이라는 한국 민족의 고대 경전에서는
일시무시일, 일종무종일이라는 풀이로 그것을 대신합니다.
이렇게 역사를 파고, 원인을 파고, 시공간을 판다는 것이
뭔가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우리가 인류 역사의 그 모든 과정 전부를 알아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지금 알려진 아는 지식만으로도
그것이 어느 한계점을 넘기면 그 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일이관지라고 하죠.
직관과 통찰로 꿰뚫을 수 있다는 것이죠.
달리 말하면
지금 자신이 보는 관점을 달리해서 보면
여태까지는 전혀 보이지 않던 부분이 추가로 보이거나
기존의 관점을 뛰어넘는 새로운 관점이 열릴 수도 있다는 것이죠.
결국 깨달음이라는 것도
하나의 인식의 전환, 관점의 변화입니다.
최근 들어 학습 방법과 관련해
자주 언급되는 ‘메타인지’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 용어를 대중화하는 데 기여한 김경일 교수의 많은 동영상을
우리는 참고할 수 있죠.
메타인지란 한마디로
자신의 생각과 관점을 바라보는 별도의 눈이 개발되어
더 깊고, 더 폭넓게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구체적인 현실에서 겪는 모순으로 가득 찬
정의와 자유의지의 문제를 이해할 수 없었던 것도
결국은 우리의 시각이 협소했기 때문입니다.
관점을 바꾸지 못하고, 자신이 변하지 않으면
이 문제는 영원히 풀리지 않습니다.
우리의 삶이 이번 한생의 삶으로만 전제돼 있는 한
결코 풀릴 수 없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은 그 고정관념을 뛰어넘지 못합니다.
자신의 그런 생각에 갇혀 있으면
해결 가능성의 실마리조차 찾지 못합니다.
자기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르는 것이죠.
불교에서는 이런 것을 두고
한 생각을 돌리면
바로 부처라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벗어나지 못하고
믿음, 관념, 이데올로기에 갇혀 있으며
이것이 불경으로는 악연이고
성경으로는 마음이 깨끗하지 못한 것입니다.
마음을 바꿀 수 없는 문제의 근원은
정보의 부족이 아니라
정보의 결여 때문입니다.
정보 자체는 있지만 항상 일부만 봅니다.
항상 부분적으로는 진실이지만
코끼리 전체 모습을 그려낼 수는 없습니다.
일부이기 때문에 진실이 아니라고 하는 것이고
모든 사람들의 주장은 모두 일면의 진실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모르고
무엇을 모르는지는 더욱 모르기 때문에
진리에 관한 모든 언급들
특히 종교와 철학 등의 학문 분야에서조차
일부만 논하고 있음에도
마치 전체를 말하는 듯 보고
그것이 분쟁과 갈등의 원인이 됩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말하지 못하는
모르는 것을 모르고
모른다는 사실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Missing Link
생물 진화 과정에서 멸실되어 있는 생물종으로
잃어버린 고리라고 하죠.
진화계열의 중간에 해당하는 종류가 존재했다고 추정되는데도
화석으로 발견되지 않은 것들입니다.
생물이 진화해 온 경로를
현존하는 생물 및 화석으로 연구할 경우
큰 종류의 사이에는 큰 간극이
작은 종류 사이에는 작은 간극이 있고
결여된 곳이 있어서
완전한 생물의 계통도를 증명하기가 곤란합니다.
따라서 이것에 해당하는 화석의 발견은
진화나 분류의 학문에서는 중요한 의의를 가집니다.
창조설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 부분을 진화론 공격의 재료로 쓰죠.
종의 기원을 썼던 찰스 다윈도
이 연결고리가
자기 이론의 약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윈이 <종의 기원> 초판을
세상에 놓은 일에 많은 시간이 흘렀고
고생물학은 계속 발전했으며
다윈이 살았던 시대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은 화석, 그리고 Missing Link들이 계속 발견되고 있습니다.
Missing Link란
진리에 대하는 은유일 뿐입니다.
원인의 원인을 계속 추적해 들어가서
그 과정에 더 이상 Missing Link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결국 우리는 신과 만나게 됩니다.
Missing Link 같은 빠진 부분이 없이
전체가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직접 목격하는 것이 전체를 본 것입니다.
이것이 궁극의 깨달음입니다.
북한산을 서울 쪽에서 보면 북한산이라 하고
송추 쪽에서 보면 삼각산이라고 하는데
같은 산이 이름만 다를 뿐입니다.
무아, 진아, 연기, 주의 뜻이 모두 같은 것을 가리킵니다.
우리는 모든 것의 원인을 찾아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모든 것의 원인을 뜻하는 이름은 같습니다.
이 이야기가 가지는 의미는 뭘까요?
나를 포함한 세상 일은
나의 자유 의지로 하는 것이 아니고
신의 뜻대로, 섭리대로
우리가 이미 저쪽에서 각본을 짜서 신께 결제 받은 대로 진행되므로
다 맡기고, 내려놓고, 쉬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내가 한다는 행위자 관념, 무아의 주적인 에고가 사라지고
셀프만 남아
합일하게 되는 것입니다.
연기의 또 다른 측면을 표현한 것은
모든 것은 모든 것의 원인이라는 것이죠.
우주 전체가 연결되어 있고
하나, 일미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여기서 물건을 집어드는 하나의 행위의 원인은
그것을 제외한 우주의 나머지 모든 것이 원인입니다.
이것이 상즉상입이고
인드라망의 그물입니다.
이것이 중중무진이며 우주만유 일체의 사물이
서로 무한한 관계를 가지고 얽히고설켜
일체화되어 있음을 의미합니다.
데이비드 호킨스의 표현으로는
지금 우주 전체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단일 사건인 것이고
우주 한 곳에서 일어나는 그 어떤 사건도
그 즉시 우주 전체에 알려집니다.
우주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상즉의 필연이며
우연은 없습니다.
하나의 이치로서 모든 것을 꿰뚫는다는
일이관지의 일은
신성, 즉 전체를 말합니다.
켄 윌버가 강조하는 통합이라는 단어로 표현되는
통합적 사고의 궁극적인 의미는
일이관지의 일
즉 신성을 말합니다.
우리가 듣는 모든 것은
의견일 뿐, 사실이 아니다.
우리가 보는 모든 것은
관점일 뿐, 진실이 아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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