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문어를 그려보면 대부분 이렇게 그립니다.
그런데 사실 문어는 이렇게 생기지 않았습니다.
이 부분이 문어의 머리도 아니고,
이 부분은 문어의 입도 아니고
심지어 뒷통수에 있죠.
오늘은 문어를 해부해서
문어에 대한 오해들을 풀어보겠습니다.
살짝 징그러울 수 있습니다.
짜잔!
이것은 통영 돌문어(참문어)입니다.
문어, 오징어, 낙지와 같이
다리가 머리에 달린 연체동물들을
"두족류"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두족류들의 다리 위가
머리인 것은 맞지만
사실 문어의 머리는
여기 눈 주변의 아주 좁은 부분입니다.
그래서 물속에서 보면 이런 형태죠.
여기 위로는 모두 몸통입니다.
그래서 내장기관들이
모두 여기 몸통 안쪽에 있죠.
그런데 이러한 두족류는
다른 연체동물들과는 조금 다른 점이 있습니다.
조개, 굴, 전복, 소라, 달팽이 등
대부분의 연체동물들은
부드러운 몸을 보호하기 위해
단단한 패각(껍데기)을 만들어 냅니다.
하지만 패각을 가지는 대신
움직임이 없거나 굉장히 느린 편이죠.
그러나 우리가 흔히 보는 두족류들에서는
패각이 보이지 않습니다.
사실 두족류에서는
패각이 다양한 형태로 발견되는데
앵무조개는 여전히 패각을 가지고 있고
오징어는 내부에 이렇게 패각이 묻혀 있습니다.
그리고 문어에서는 패각이 아예 없거나
흔적만 조금 남아있죠.
사실 오징어와 문어의 조상은
패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무거운 패각이 퇴화된 대신
빠른 움직임을 얻었다고 추측됩니다.
그래서 문어는 빠르게 움직이며
사냥하는 포식자인데
문어가 빠르게 헤엄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입으로 오해하는 부위인 여기!
출수공(깔때기) 덕분입니다.
문어는 이 부분으로 몸통에 물을 가득 채운 후
출수공으로 물을 발사하며 헤엄칩니다.
그래서 출수공으로 방향 전환도 하죠.
이 출수공은 입으로 오해를 많이 하시지만
출수공은 이렇게 뒤통수 쪽에 있고
심지어 눈보다 위에 있습니다.
또 여기로 배설물과 먹물이 나오기 때문에
입보다는 항문에 더 가까운 기관이죠.
문어의 진짜 입은
오징어처럼 다리 중간에 있습니다.
입 주변을 잘라서 꺼내 보면
이렇게 새의 부리 같은
턱이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문어는 다리의 빨판으로 먹이를 잡아챈 후
이 턱으로 잘근잘근 잘라서 섭취하는 거죠.
--
자, 그럼 내부기관을 보기 위해
이렇게 몸통부분을 잘라서 펼쳐보면
내부기관들이 이렇게 모여있습니다.
먼저 여기, 검은 부위가 보이시죠?
눌러보면 이렇게 먹물이 나옵니다.
여기는 먹물주머니로, 먹물을 생산하는 곳인데
출수공 쪽에 있어서 위기 상황에
출수공으로 먹물을 발사할 수 있죠.
그리고 여기 양쪽에 나뭇잎 모양으로 있는 것은
문어의 아가미입니다.
아가미 위에는 아가미 심장이 위치하는데
문어는 아가미 심장이 2개,
중간에 체심장이 1개 있어서
총 3개의 심장을 가지는 동물이죠.
또 여기 문어의 윗부분은
알처럼 생겨서 알로 오해를 받지만
정확히는 문어의 생식소입니다.
--
이제 소화기관을 보기 위해
뒷부분의 막을 잘라주고
뒤집어서 열어보면
입에서부터 식도가 이렇게 이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소화관은 식도에서 위와 맹장을 지나고
뒤쪽으로 돌아 내려와서
출수공 쪽에 항문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배설물도
여기 출수공으로 나가게 되는 거죠.
그리고 여기 중간에 있는
가장 큰 부위는 문어의 간으로
소화효소를 분비하고 부레 역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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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몸통을 잘라내고
문어의 머리 부분을 갈라보면
눈 부분을 꺼낼 수 있습니다.
두족류의 눈은 척추동물의 눈과 유사한
카메라 구조로, 굉장히 발달된 구조죠.
그리고 눈 사이에는
시신경과 뇌가 이어져 있습니다.
문어의 뇌는 특이하게도 고리 모양이고
심지어 뇌 중간으로 식도가 지나갑니다.
그래서 이렇게 구멍도 확인할 수 있죠.
문어 해부는 여기까지입니다.
문어와 오징어는 피부색을 자유자재로 바꿔
포식자를 속이는 위장의 달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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