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공부 1

[Pleia] 감정을 흘려보낸다고? 외면하려는 것은 아니고?

Buddhastudy 2024. 11. 21. 19:50

 

 

감정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과

감정을 흘려보내고 내려놓는 것은

같은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감정을 인정하는 것은

감정을 내려놓기 위한 첫걸음이지

결코 같은 것이 아닙니다.

 

감정을 내려놓게 되는 것은

감정 작업을 제대로 했을 때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가장 마지막 결과입니다.

 

원인은 알아보지도 않은 채

처음부터 감정을 흘려보내려 한다면

이것은 쉽게 회피가 될 수 있습니다.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 연기처럼 사라진다고 믿기에

아무 이유 없이 오기도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감정은 무엇인가를 사실로 믿지 않은 상태에서

결코 저절로 생겨날 수는 없습니다.

 

감정이 그저 생길 수도 있다 믿는 이유는

우리는 어릴 때부터 감정의 원인인 믿음을

탐구하고, 질문하고, 관심을 가지는 훈련이 되어 있지 않기에

감정의 원인에 대해서는 둔감해졌기 때문입니다.

 

경험상 대부분의 감정은

하룻밤 정도 자고 일어나면 희미해졌기에

그저 흘러가게 두면 되는 것으로만 생각하게 됩니다.

 

문제는 원인이 남아있는 한

같은 감정을 일으키는 현실은

반복적으로 계속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감정의 역할은 메신저입니다.

우리 마음의 문을 두드리며 알리고자 하는 게 있기에

크고 작은 감정으로 주의를 끄는 것입니다.

 

여기 내가 믿는 것 중에 진정한 너와 어긋나는 것이 있어

이것은 내가 살고자 하는 삶과 어울리지 않는 것이야

그러니 꼭 알아보도록 해라는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감정이 없다면

삶은 나침판 없이 사막을 떠도는 것과 같습니다.

감정은 우리가 가고자 하는 길을

잘 가고 있는지, 이탈했는지를 알려줍니다.

 

간혹 우리는 어릴 때 남에게서 들은

아주 말도 안 되는 것을

여전히 무의식적으로 믿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 예로

설거지를 할 때

식구들이 남긴 음식을 버릴 때마다

죄책감이 느껴지는 주부가 있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엄마에게서

음식을 버리면

죽어서 쓰레기통과 하수구에서 다시 주워 먹어야 한다

그 말 때문이었는데

어느 날은 신이 정말 자유롭다면

인간인 나도 내 자식에게 하지 않을 그런 짓을 과연 신이 나에게 요구할까?” 하는

생각과 함께

그 믿음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지 깨닫게 됩니다.

 

그 믿음은 완전히 넌센스로 느껴짐과 동시에

설거지를 하면서 그릇을 비울 때마다 가지던

그 죄책감과 두려움 역시

동시에 사라져버리게 됩니다.

 

이것은 가벼운 예의지만

믿음과 감정의 관계

그리고 그것을 내려놓게 되는 메커니즘을 설명하기엔

충분하리라 여겨집니다.

 

이처럼 누군가로부터 들은 얘기를

나의 사실로 믿고 있는 것들이

우리에겐 아주 많습니다.

 

그것은 내 것이 아닙니다.

감정을 흘려보내거나 내려놓는 것은

내 믿음을 알아내고

그 믿음을 내려놓아야 일어날 수 있는 제일 마지막 단계이지

처음부터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믿음을 당장 바꿀 수 없다고 해도

내 감정의 원인인 믿음을 알아내는 것만으로도

그저 감정을 느끼기만 하는 것보다 훨씬 도움이 됩니다.

 

감정과 마찬가지로 그 믿음이 무엇이든

모두 인정하며

자신을 비난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것이 자신에 대한 조건 없는 사랑입니다.

 

부정적 감정이 느껴질 때마다

계속 흘려보내기만 하면서

감정의 원인을 들여다보지 않으려 한다면

우리는 그 상황에서

나 자신과 현실의 관계에 대해

배울 기회를 외면하는 것입니다.

 

만일 이것이 나에게 중요한 테마라면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일어날 것이며

언젠가는 그저 흘려보낼 수 없을 정도로

큰 강도의 사건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 것입니다.

 

그러니 비교적 부드럽게 노크할 때

그 감정이 어디에서 왔는지

나의 어떤 믿음과 정의가 그러한 감정을 일으키게 했는지

알아보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물론 그러한 선택을 할지 안 할지는

모두 개인의 완벽한 자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