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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cience] 당신이 거북손에서 보지 못한 것들 - 거북손 해부

Buddhastudy 2022. 7. 25. 18:50

 

 

 

거북이의 손과 똑같이 생긴 생물..

거북손의 내부는 어떻게 생겼을까요?

 

오늘은 거북손을 해부해보겠습니다.

자연에 서식하는 거북손을 보여드리기 위해 거제도에 다녀왔습니다.

거북손은 이렇게 파도가 치는 조간대에 서식하는 생물이죠.

 

파도가 치는 조간대는 생물들이 살기 어려워 보이지만

조금만 자세히 살펴보면

굉장히 많은 생물들이 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여기 물웅덩이에 무언가 붙어있죠?

이것은 바로 말미잘입니다.

톡 건드려보면

이렇게 몸을 수축하는 것도 볼 수 있죠.

 

그리고 말미잘 옆에 있는 이것들도 살아있는 생물들입니다.

조심해서 떼어보면

이것은 바위에 딱 붙어서 살아가는 군부라는 연체동물이죠.

 

또 바위 표면에는 홍합(담치류) 무리와

굴도 엄청나게 붙어있습니다.

 

이렇게 조간대에 서식하는 생물들은

대부분 바위 표면에 부착되어 살아가고 있죠.

 

오늘 보여드릴 거북손도

바위틈에 단단히 붙어서 살아가는 생물입니다.

그래서 바위틈을 자세히 살펴보면

여기 이렇게 뽀족뾰족하게 튀어나온 것들

이것이 바로 거북손이라는 생물이죠!

 

일자 드라이버로 바위에 부착된 부분을 떼어주면

이렇게 거북손을 채취할 수 있습니다.

거북손은 이렇게 여러 개가 무리를 지어 살아가지만

한 개만 떼어보면 왜 거북손이란 이름이 붙었는지 알 수 있죠.

 

제가 채취한 이 거북손은 크기가 조금 작아서

좀 더 잘 보여드리기 위해 인터넷으로 큰 거북손을 주문했습니다.

거북손은 식용으로도 쓰여서 꽤 쉽게 구할 수 있죠!

 

이 거북손들을 살펴보면

이렇게 굵은 것부터

길쭉한 것까지

다양한 모양이 있습니다.

 

적당한 크기의 거북손을 하나 골라서

외부 모습을 관찰해보면

윗부분(두상부)에는 여러 개의 단단한 각판이 거북이의 발톱처럼 위치하고

자루 부분(병부)은 석회질 비늘로 덮여있습니다.

이 비늘이 거북이의 비늘과 닮아서

거북이의 손과 더 닮아 보이는 것 같습니다.

 

도대체 이 거북손은 어떤 생물일까요?

거북손의 정체는 거북손의 속살을 확인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여기 자루 부분(병부)을 잘라서

껍질을 벗겨보면

내부에 이렇게 부드러운 속살을 볼 수 있습니다.

조개의 속살과 비슷하죠?

 

그래서 실제로 거북손은 19세기 전까지

조개와 같은 연체동물로 분류되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연체동물이 아니라 절지동물

그중에서도 갑각류에 속하는 생물인 것이 밝혀졌죠.

(유생의 모습이 갑각류와 동일함)

 

그래서 여기 자루 부분만 보면 조개와 같은 연체동물처럼 보이지만

사실 윗부분의 각판 내부 모습은 조개와 많이 다릅니다.

 

내부가 손상되지 않게 조심해서 각판을 열어보면

각판 내부에는 이렇게 거북손의 다리들을 볼 수 있습니다.

 

거북손은 갑각류 중에

이렇게 덩굴 같은 다리를 가지는 만각류에 속하는 생물이죠.

 

사실 예전 영상에서 거북손과 (분류학적으로) 굉장히 가까운 생물을 보여드린 적이 있습니다.

바로 조개삿갓이라는 생물이죠.

이것이 조개삿갓의 내부 모습인데

거북손과 굉장히 비슷하죠?

조개삿갓과 덩굴 같은 다리로 먹이를 끌고 들어오는 것처럼

거북손도 이 다리를 이용해 이렇게 먹이를 내부로 가져옵니다.

 

이러한 거북손의 다리를 흉지라 부르는데

흉지를 좀 더 자세히 보면

거북손의 흉지는 총 6쌍으로

밑에서부터 1흉지에서 6흉지라 부릅니다.

흉지에는 먹이를 잡기 좋게 강모들이 빽빽하게 나 있는 구조죠.

 

그리고 다리로 잡아 온 먹이를 먹기 좋도록

다리 바로 밑에는 입이 위치합니다.

입으로 들어간 먹이는 이렇게 소화관을 거쳐

뒤쪽의 항문으로 나오게 됩니다.

음식의 섭취와 배출 모두 이 윗부분의 틈을 통해 일어나는 거죠.

 

그리고 거북손의 가장 신기한 부분은

6흉지 사이에 위치합니다.

여기를 조심스럽게 당겨보면

말려있는 길쭉한 기관을 하나 꺼낼 수 있습니다.

이 길쭉한 것은 놀랍게도 거북손의 생식기입니다.

 

거북손은 신체 대비 아~주 큰 생식기를 가지는 생물이죠.

거북손은 한곳에 부착되어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이 긴 생식기를 이용해 주변의 다른 개체와 교미합니다.

 

그래서 생식기를 똑 떼어.. 확대해 보면

이렇게 주름을 가지는 구조인데

거북손의 생식기는

신축성이 있어서 늘어날 수 있는 구조인 거죠.

 

그런데 이러한 생식기가 있지만

이 거북손은 수컷이 아닙니다.

거북손은 암수를 한모에 가지는 자웅동체 생물입니다.

 

그래서 거북손은 체내에 암수 생식소를 모두 가지지만

자가 수정은 잘 일어나지 않고

긴 생식기로 주변에 있는 다른 종과 교미해 자손을 만들어 내죠.

 

교미를 통해 태어난 거북손 유생은

처음부터 부착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고

자유롭게 헤엄을 치다가 적당한 곳에 부착되어

그곳에서 평생을 살아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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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적인 내용은 여기까지고

거북손은 유럽과 일본에서 귀한 식재료로 여겨진다고 합니다.

 

이 거북손의 맛은 어떨까요?

먼저 거북손을 깨끗하게 씻어주고

끓는 물에 넣어서

7분 정도 삶아준 다음

자루 부분 껍질을 벗기고

여기 이 속살 부분을 먹으면 됩니다.

 

제가 먹어 봤는데 거북손의 맛은

대게+ 오징어+ 조개?

대게와 오징어, 조개의 맛이 섞인 것 같은 신기한 맛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