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법륜스님의 하루] 과소비하는 남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2024.03.18.)

Buddhastudy 2024. 3. 27. 20:09

 

 

저는 남편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일단 저의 남편은 꾸미는 것을 좋아하고, 자동차 마니아입니다.

온라인 쇼핑을 자주 해서 택배가 한 달 내내 온 적도 있습니다.

궁금해서 무엇을 샀는지 물어봤더니

저렴한 것을 구입했다고 하길래

그 금액을 확인해 보니 30만 원이었습니다.

저는 그 금액이 크게 느껴지는데

남편은 돈에 대해서 아주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어요.

결혼한 지 11년이 되었는데, 자동차만 해도 세 번이나 바꾸었고

구입한 지 2년 된 자동차를 최근에 또 바꾸겠다고 합니다.

저랑 상의도 없이 수입차를 사고 나중에 통보만 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남편이 돈깨나 좀 있는 사람인가 보죠?

 

그래도 돈이 있으니까 수입차를 사지

돈이 없는데 어떻게 사겠어요?

 

한 가지만 물어볼게요.

남편이 질문자의 돈을 뺏어가서 물건을 삽니까?

 

같이 살면서 남편이 자기 돈을 가져가요?

 

자기가 번 돈을 자기가 쓰는데 그게 왜 문제예요?

 

그게 마음에 안 들면 이혼할 수밖에 없잖아요.

 

그런데 이혼하면 질문자에게

한 달에 150만 원씩 주는 사람이 있어요?

 

이혼하면 아들을 자기가 키울 거예요, 남편한테 맡길 거예요?

 

그러면 어차피 아들 키우는 비용을

본인이 지출해야 될 것 아닙니까.

 

돈깨나 있는 남자이기 때문에 돈값을 하는 거예요.

돈이 없는데 어떻게 외제차를 사고, 차를 2년마다 바꿉니까.

마이너스 통장에도 한계가 있잖아요.”

 

2천만 원 정도면 큰 빚이 아니에요.

 

남편이 퇴직금을 나한테 갖다주고

매달 생활비도 많이 주고

마이너스 통장도 안 만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걸 몰라서 제가 이런 질문을 하는 게 아니에요.

남편의 인물은 괜찮아요?

 

인물도 괜찮은 남자가 좋은 차를 타고,

밥 먹으러 갈 때 씀씀이도 괜찮으니까

그게 좋아 보여서 결혼을 했겠죠.

그래서 지금 남편이 얼굴값을 하고 있는 겁니다.

 

처음부터 좋은 차를 사주지 왜 그렇게 조그마한 차를 사주었어요?

 

차를 2년마다 바꾸면 안전상으로 좋아요.

전기차로 바꾸면 유지비가 적게 들어서 좋습니다.

나날이 발전해 가고 있네요.

 

핸드폰을 자주 바꾸면

동남아 사람들이 중고 휴대폰을 저렴하게 살 수 있어서 좋아요.

그런데 얘기를 들어보니까

질문자는 지금 자신의 남편을 계속 자랑하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 남편은 이렇게 차도 좋은 것만 사고

핸드폰도 좋은 것만 쓰는 멋쟁이라고

청중들 앞에서 자랑을 하고 있네요.

다만 질문자의 말을 잘 안 듣는다는 것이 문제라는 거죠?

 

남편이 멋쟁이라는 건 인정하네요.

그런데 멋쟁이 남자를 데리고 살려면 비용이 좀 듭니다.

제비 한 마리를 키우려면 비용을 지불해야 해요.

 

고민은 충분히 알겠어요.

그런데 질문자가 남편에게 아무리 얘기를 한들 남편이 고쳐지겠어요?

 

남편을 고칠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남편과 이혼하고 혼자 살 것인지, 이대로 인정하고 같이 살 것인지

이것밖에 현재로서는 선택의 길이 없어요.

 

남편을 고치는 것이 제일 좋아요.

그런데 남편은 누구도 못 고쳐요.

법륜 스님도 남편을 못 고칩니다.

스님이 남을 고칠 능력이 있다면

질문자의 남편을 고치느니 푸틴을 고치는 게 낫지 않겠어요?

그런데 푸틴도 지금 못 고치고 있는데

질문자의 남편이 외제차 좀 샀다고 그걸 고치려고 신경을 쓰겠어요?

설령 스님이 남편을 고칠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남편을 이대로 데리고 살겠는지, 이혼을 하는 게 낫겠는지

이제는 내가 주인의 입장에서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선택해야 합니다.

 

첫째, 이혼을 하면

이만한 멋있는 남자를 다시 만나기가 쉽지 않아요,

둘째, 지금 나이 오십에 아들 하나 데리고 사는 여자와 결혼할 남자는

내 돈 뜯어먹을 남자밖에 없어요.

더군다나 한 달에 150만 원 주겠다는 사람은 더욱더 드물어요.

그리고 아들한테도 문제가 있든 말든 아빠하고 같이 사는 게 낫습니다.

아들한테 새로운 남자를

아빠라고 부르면서 살라고 하는 것도 많은 문제를 야기합니다.

이것저것 따져보면 결론을 내릴 수가 있어요.

 

 

쉽게 말해서 새 차인 줄 알고 좋아 보여서 샀는데

며칠 타고 보니 흠이 난 중고인 겁니다.

그래서 이 차를 팔고 다시 차를 사려는데

같은 가격에 이만한 차가 없는 거예요.

그럴 때는 지금 타는 차를 계속 타는 것이 그래도 낫다는 겁니다.

 

그것처럼 처음에는 남편이 괜찮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같이 살아보니까 흠이 난 사람인 거예요.

그러니 흠이 났지만 같이 사는 게 낫겠어요?

버리고 다른 사람으로 바꾸는 게 더 낫겠어요?

 

남편이 내 돈을 가져간 것은 아니잖아요.

뿐만 아니라 150만 원을 매달 주잖아요.

아들에게는 아빠라는 존재가 필요하잖아요.

그러니 나는 오늘 이혼했다. 너는 너의 인생을 살고, 나는 나의 인생을 산다

이렇게 속으로 마음만 먹고

겉으로는 지금 이대로 사는 겁니다.

 

남편은 아무 문제가 없는 사람이에요.

어차피 이혼하고 혼자 살아도

질문자가 밥도 하고 청소도 해야 하잖아요.

그냥 내가 먹는 밥에서 숟가락 하나만 남자한테 더 얹어주면 되잖아요.

남편이 없다고 밥을 안 해 먹을 거예요? 청소도 안 할 거예요?

어차피 세탁기를 돌려야 하는데,

남편 옷까지 집어넣으면 되잖아요.

밥 할 때 쌀 한 주먹만 더 넣으면 되고

상 차릴 때 숟가락 하나만 더 놓으면 되잖아요.

 

남편이 매달 150만 원씩 주는 값어치는

내가 하겠다고 생각하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남편을 내가 원하는 대로 자꾸 바꾸려고 하기 때문에

싸우게 되는 거예요.

질문자가 남편을 포기해 버리면 아무 문제가 없어요.

 

질문자가 기대를 자꾸 가져서 생긴 문제입니다.

남편이 대화하자고 하면 하면 되고

물으면 대답하면 되고

안 물으면 대답하지 않으면 됩니다.

 

남편이 안 묻는데 뭐라고 말을 하니까 화를 내는 겁니다.

남편이 묻는데 대답을 안 하니까 짜증을 내는 거예요.

물으면 대답하고, 묻지 않으면 대답을 안 하면 됩니다.

 

월급이 얼마냐?’

퇴직금 받았는데 어디에 썼느냐?’

차를 왜 바꾸었냐?’

택배가 왜 이렇게 많이 오느냐?’

이렇게 묻지를 마세요.

 

요즘 MZ세대는 부부사이라도 그런 내용들을 절대 안 묻습니다.

월급이 얼마인지도 서로 안 묻고 각자 자기 통장을 갖고 삽니다.

질문자가 오늘부터 MZ세대가 되세요.

 

그래서 제가 질문을 듣고 나서

가장 먼저 질문자의 돈을 가져다 쓰느냐?’ 하고 질문을 한 겁니다.

질문자의 돈을 뺏어가는 게 아니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질문자가 그런 남자를 골랐을 때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돈이 없는 남자라면 인물이 좋아 보여서

결혼을 했다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어요.

질문자처럼 똑똑한 사람이 바보 같은 짓을 하겠어요?

뭐라도 하나 있길래 그 남자를 골랐겠죠.

 

그러나 한 가지는 내 예상과 맞았는데

다른 것들은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겁니다.

인물도 좋고 사람도 상냥하고

나만 쳐다보고 돈도 아낄 것이라고 온갖 기대를 했는데

막상 같이 살아보니

인물 빼고는 아무것도 내 예상과 안 맞은 겁니다.

 

그래서 지금 실망을 하고 있는데

남편은 괜찮은 사람이에요.

내가 원하는 만큼이 아닐 뿐입니다.

남편은 괜찮은 사람이니까 그냥 같이 사세요.

그만한 남자를 다시 구하기는 어려워요.

그래도 이혼을 할래요?

 

어디 가서 그런 멋있는 남자를 다시 구할 수 있겠어요?

새 차 타고 와서

여보, !’ 이렇게 말하면서

드라이브를 시켜주는 남자를 어디 가서 만날래요?

 

그러니 아무 소리 하지 말고 같이 사는 게 제일 낫습니다.

절대 말대꾸도 하지 말고, 아무런 요구도 하지 마세요.

가만히 놔두면 괜찮은 사람이에요.

대화하는 중에 마음속으로 이혼했습니까?

 

마음속으로만 이혼했다고 생각하고 살면

저절로 잔소리를 안 하게 돼요.

외간 남자한테 잔소리할 일이 없잖아요.

외간 남자가 생활비 150만 원을 주니 얼마나 고맙습니까.

고마우니까 밥 한 끼도 해주고, 빨래도 좀 해주세요.

가끔 연애도 같이 해주니 얼마나 좋습니까.

제비 한 마리 키우려면 비용도 많이 들고 위험 부담도 큽니다.

남편은 괜찮은 사람이니까 적당하게 데리고 그냥 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