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반스케치·수학비타민

[수학비타민] 직장인 강좌: 편하게 턱 괴기

Buddhastudy 2020. 2. 4. 19:54


제가 사랑하는 서초(瑞草)’의 우리말은 서리풀입니다.

상서러울 서(), 풀초(),

그러니까 서초는 상서로운 풀이라는 의미죠.

 

20195월에 개통한 서리풀 터널은 서초역과 내방역을 연결합니다.

그 덕에 저는 서초동과 방배동을 짧은 시간에 넘나들 수 있어 지역활동 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서리풀 터널 개통식에서 저는 장광설을 늘어놓는 다른 정치인들과 달리

영화 <이터널 션사인>을 언급하며 축사를 갈음했습니다.

영원한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eternal을 한글 이 터널로 패러디해서

이 터널 지나면 선샤인이 비친다고 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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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풀 터널의 천장은 아치형입니다.

아치형 구조는 터널 뿐 아니라 다리, 건축물, 우물, 댐 등 다양한 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사찰 중 아름답기로 유명한 선암사의 승선교도 아치형입니다.

왜일까요?

 

건축물은 첫째, 구조적으로 튼튼해야 하고,

둘째, 기능적으로 편리해야 하고

셋째, 형태는 아름다워야 합니다.

 

아치형 구조는 이 3가지를 만족시키기에 고대부터 많이 활용되어왔습니다.

아치형은 구조물의 무게를 효율적으로 분산시킵니다.

 

우리 몸을 지탱하는 발바닥은 대부분 아치형이죠.

발바닥이 평평한 평발로 오래 걷지 못하는 이유는 그만큼 발바닥이 하중을 많이 받기 때문입니다.

 

또 우리는 팔을 괼 때 자연스럽게 아치형을 만드는데요

아치형은 수직 방향과 수평 방향의 힘을 적절하게 분산시키기 때문입니다.

두 팔 사이를 좁게 하면 수직 방향의 힘이 과도해지고

두 팔 사이를 넓게 하면 수평 방향의 힘을 많이 받아 불안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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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를 뒤집은 곡선도 자주 보게 되는데 특별한 이름이 있나요?

 

아치의 아래 위를 뒤집은 모양을 현수선이라고 합니다.

현수선을 수학적으로 표현하면 하이퍼볼릭 코사인 함수, 지수함수로 나타나게 되는데

수식만 봐도 복잡하죠?

 

현수선은 끈의 양 끝을 같은 높이에서 잡고 늘어뜨렸을 때 만들어지는 곡선입니다.

끈의 길이가 같다면 가벼운 끈이건 무거운 체인이건

동일한 모양의 현수선을 만들어냅니다.

 

우리나라의 남해대교와 광안대교,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케이블이 멋지게 늘어져 있죠.

 

이런 형태의 다리를 현수교, suspention bridge라고 합니다.

현수선에서부터 현수교라는 명칭이 만들어진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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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선은 수학 교과서에 나오는 포물선과 모양이 비슷한데, 같은 것인가요?

 

현수선은 중학교 때 배운 이차함수의 그래프인 포물선과 상당히 비슷해 보이지만

모양도 약간 다르고, 수식은 완전히 다릅니다.

갈릴레오와 같은 과학자도 현수선과 포물선을 혼동했죠.

 

현수교의 케이블은 늘어뜨려진 채 공중에 떠 있는 게 아니라

케이블의 중간 중간에 수직으로 줄을 매서 다리의 상판과 연결합니다.

이렇게 하중을 주게 되면 늘어진 현수선은 포물선으로 모양이 살짝 바뀌게 됩니다.

그러니까 엄밀하게 말한다면 현수교가 아니라 포물교라 불러야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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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3학년 수학에서 배우는 포물선, 영어로 Parabola 물건을 던진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자전거와 스키 점프, 불꽃놀이, 분수의 물줄기, 또 던진 공의 궤적 등

움직이는 물체는 포물선을 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포물선을 회전시킨 포물면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위성 안테나는 포물면 모양으로 되어 있는데, 포물선을 일컫는 파라볼라를 붙여서 파라볼라 안테나라고 합니다.

 

위성 안테나에서 포물면의 축과 평행하게 들어오는 전파가 포물면과 만나 입사각과 반사각이 같도록 꺾이면

모두 포물면의 초점에 모이게 됩니다.

 

그러니까 위성 안테나가 포물면인 이유는

전파를 한 곳에 효율적으로 모으기 위해서죠.

 

전파를 초점에 모으는 것과 반대로

포물면 거울의 초점에 광원을 놓으면

포물면에 빛이 반사되면서 똑바로 멀리 나가게 됩니다.

이 원리를 이용한 게 빛을 멀리 비춰야 하는 자동차의 전조등, 하이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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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치에서 시작해 이걸 뒤집은 현수선, 그리고 현수선과 비슷한 포물선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수학의 앵글로 보면 더 많은 것들이 보입니다.

 

저는 여러분께 수학의 눈을 더해드리기 위해 다음에도

커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