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에 맹인들이 사는 세상이 있었습니다. 시력이 없는 그들은 평생 상상으로만 세상을 바라봐야 했습니다. 이런 처지를 비관한 사람들은 어떡하든 눈을 뜨기 위해 소위 말하는 수행이란 것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수십 여 년이 지난 어느 날 눈을 떴다고 정평이 나 있는 A라는 수행자가 앞마당을 서성이면서 뭔가 고심에 찬 표정을 잔뜩 짓고 있었습니다. “내가 작고하신 D대사님으로부터 눈을 떴다고 인가를 받은 지가 어언 200년이나 지났군. 그런데 나는 아직까지 인가를 해준 제자도 하나 없으니 이를 어쩌나. 이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말이야.” 수행승 A는 법통을 전해줘야 한다는 생각에 안색이 어두웠습니다. 그로부터 며칠 뒤 B라는 제자가 매우 흥분한 기색을 보이며 A를 찾아왔습니다. “스승님, 제가 수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