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수행은 현재의 ‘나’가 중생이라는 전제에서 시작합니다. 번뇌망상이 그치질 않고 그렇다고 지혜가 출중한 것도 아니니 중생임에 틀림없습니다. 중생으로 살아가는 삶 우여곡절이 많지만 결국엔 병들어 죽고 마는 허망한 것입니다. 그래서 고해苦海를 일찌감치 절감하는 사람들은 영생과 열반에 초점을 맞춥니다. 대부분은 종교적 믿음을 통해 쉽게 얻으려 하지만 철학적 식견을 갖춘 사람들은 스스로 그것을 성취하려 합니다. 후자의 사람들을 가리켜 수행자라 부릅니다. 어떤 수행이 되었든 분별의 대칭을 깨고 자유로워지는 쪽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그런데 중생을 전제로 한 출발은 그 자체로 매우 대칭적입니다. 이미 중생과 붓다로 가르고 시작하지 않습니까? 자신의 현재 모습을 진솔하고 겸손하게 받아들이는 자세는 좋습니다.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