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g_강형욱의 반려견 기초 상식

견종 이해하기 (ver. 웰시 코기)|반려견 기초 상식

Buddhastudy 2021. 4. 30. 20:04

 

 

종일 짖고 다니는 하누

민원을 유발할 정도로 심각했지만

짖는 이유조차 알 수 없었는데요

 

계속 저렇게 짖으면서 다녀요

마음대로 일이 풀리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아요.”

아침마다 이래요.”

마음대로 일이 풀리지 않아요.

웰시코기잖아요. 허딩그룹이에요.

양을 치고 소를 모는 친구들인데

이 친구들은 정돈된 상태를 매우 좋아해요.

(*허딩그룹: 가축을 돌보기에 적합한 특성을 가진 견종)

 

그래서 사람도 그렇고 그 사람이 움직이면

계속 사람 주변을 뱅글뱅글 도는 친구들이 있어요.

허딩하는 습관들이 있어서 그래요.

이 친구도 아마 아까 저도 당혹스럽고 이상했던 게

홀에 있는 아이들이 규칙이 없어요.

어떤 아이는 여기서 돌고 어떤 아이는 여기서 돌고 어떤 아이는 여기서 여기서 여기서..

그런 모든 것을 하누가 보기 싫어해요.

그래서 짖는 거예요.

저리가, 저리가 비켜 비켜, 여기 오지 말랬지, 저리가 저리가 저리가 하지 말랬잖아

 

원래 가축몰이에 최적화 된 견종인 웰시코기

짧은 다리로 이리저리 뛰어다며 양들을 정돈하듯 몰던 습성이 남아 있는데요

웰시코기 견종인 하누역시

다른 강아지들이 부산하게 움직일 때마다 양몰이를 하듯 따라다니면서 짖었던 겁니다.

 

이해할 수 없는 하누의 문제는 또 있었죠.

식사때마다 다른 친구들이 밥을 먹지 못하게 막고

밥그릇을 사수해 왔던 하누

왜 그랬던 걸까요?

 

이런 급식 방법이 하누에게 굉장히 자극돼요.”

하누가 먹지 않고 으르렁거리면서 지켜요.

애들이 아무도 안 와요, 밥그릇에.”

배고픈 게 아니라 지키려고 하는 거예요.”

 

하누의 모습을 지켜보던 강훈련사

의외의 말을 꺼냅니다.

 

다른 시각에서 보세요.

되게 침울해 보이고요, 되게 피곤해 보여요. 다른 시각에서 보면.

이 친구가 이빨을 보이는 것만 눈에 우리가 보이다 보니까

이빨을 보이고 또 이빨을 보이는 그 사이에 행동이나 여러 가지 표정들을 못 보는 건데

그 표정은 불안해해요.‘

이 음식을 배분해야 하는데, 이 음식을 나눠 먹어야 하는데

왜 쟤네들을 저렇게 마음대로 흥청망청 먹지? 이러면 안 되는데, 우리 가난한데, 우리 음식 별로 없는데, 개들은 많은데, 내가 나눠줘야 하는데, 먹지마, 먹지마~

어떡하지? 어떡하지? 너 죽어.

그런데 하누는 혼나요. ㅎㅎ

 

하지만 밥을 먹는 다른 개를 공격하기도 했었는데요

문제의 상황을 다시 천천히 살펴보는 강훈련사.

 

흰강아지가 사료를 봤어요. 그죠?

왜냐면 하누도 이 사료를 봤거든요.

흰 강아지는 하누가 으르렁거리는 걸 모르고 먹으러 가고 있는데 서로 부딪혔어요.

흰 강아지는 그냥 밥풀 하나 먹고 싶었어요.

근데 하누는 먹지 말라고 화내게 되고

흰 강아지는 엉겁결에 물리거나 위협당했어요.

둘 다 안타까운 거예요.”

 

아하, 밥을 먹을 때도 양몰이 습성을 발휘해

다른 개들을 통제하고 음식을 배분하는 게 자신의 역할이라 생각했던 거네요.

하지만 다른 개들까지 위험하니 그대로 둘 수는 없는 노릇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밥 줄 때

내가 할 수 있는 환경과 범위가 홀에서 주는 게 가장 적합하고 최선이라면

이런 행동을 하는 강아지는 무조건 빼야 해요.“

따로 주면 또 안 먹어요.“

, 처음에는 그래요. 처음에는 그럴 수 있어요.

경쟁심을 붙이면서 먹이를 먹을 필요는 없어요.“

 

하누밥은 앞으로 꼭 따로 주셔야겠어요.

 

하누가 조용히 시키는 역할도 하고요,

누구와 누굴 싸우지 못하게 하는 역할도 하고요

먹이를 조절하는 역할도 하는 거예요.

근데 그거를 조금 더 열심히 하는 거거든요. 강아지 수준에서 열심히 하는 거거든요.

그렇다 보니까 과하게 보이는 거죠.

사실 하누는 이 환경에서 만들어진 역할이에요.

그래서 하누에게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냐면

너가 그런 역할을 하지 않아도 돼. 내가 할 게. 내가 지킬 거야.

? 내가 주는 거야. 네가 할 필요 없어.

정말 한 마리의 개가 돼서 이곳의 리더가 돼야 돼요.

지금 시스템은.“

 

우리가 하누에 대해 몰랐던 점이 정말 많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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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듬직하고 조금은 희생정신이 있고

조금은 힘을 볼 줄 아는 힘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볼 줄 아는 친구들이

하누처럼 경계심도 좀 나오고 예민도 하고

음식에 대해서 무조건 가져가지 못하게 지키고자 하는 것도 좀 생기고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행동과 그런 기질을 가진 친구들이 시야가 되게 넓어서

여기에 있는 모든 강아지의 힘의 움직임, 감정의 흐름을 잘 알아요.

그중에서 하누는 그런 기질과 그런 재능을 가지고 있었는데

조금 더 나섰던 것 같아요.

그거 그만해, 그거 하지 마.‘

하누의 기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