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마빠다 제19장 <진리에 입각한 이>
259.
많이 말한다고 해서
진리를 갖춘 자인 것은 아니다.
아무리 조금이라도
가르침을 듣고 나서 체득하고
진리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면
그가 참으로 진리를 갖춘 자이다.
이 게송이 설해진 배경에는
이와 같은 이야기가 있다.
부처님께서 제따와나 정사에 계시던 때에
에꾸다나라는 장로가 있었다.
그는 사왓티 근처에 있는 숲 속에서 홀로 머물면서
단 하나, 이 게송만을 읊었다.
‘숭고한 마음으로 주의 깊고 고요하게 수행하며
마음은 평온하고 언제나 깨어있는 그런 수행자에게
슬픔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단 하나의 게송만을 읊었지만
게송 안의 진리를 온전하게 이해하여 아라한이 되었다.
에꾸다나 장로는 포살일이 되면 항상 다른 이들에게 법문 듣기를 권하였다.
그러고는 자신이 알고 있는 단 하나의 게송을 환희에 차서 읊었다.
장로가 게송을 다 읊으면
그때마다 숲속에 있던 천신들은 그를 찬탄하며 박수갈채를 보냈다.
그러던 어느 포살일,
경전에 능통하다는 두 명의 장로가 각각 오백 명의 스님들과 함께
에꾸다나 장로가 있는 처소를 방문하였다.
에꾸다나 장로가 두 장로에게 법문을 청하자
두 장로는 법문 듣기를 원하는 자들이 많은지 물었다.
에꾸다나 장로는
“많습니다. 존자들이여.
이 숲의 많은 천신들은 제 법문을 들을 때마다 찬사를 보냅니다.
그대들이 법문을 설하면 이 숲은 천신들의 찬사로 가득할 것입니다.”라고 말하였다.
그 말을 들은 두 장로는 서로 번갈아 가며 법을 설하였다.
그런데 그들의 법문이 끝났을 때 숲 속은 고요할 뿐
숲 속의 어떤 천신도 찬사나 박수갈채를 보내지 않았다.
두 장로는 매우 당혹스러웠고, 심지어 에꾸다나 장로의 말을 의심하였다.
그래서 그들은 에꾸다나 장로에게 법문을 설해보라고 하였다.
에꾸다나 장로는 자신이 기억하는 단 하나의 게송을 환희심에 차서 장엄하게 읊었다.
그랬더니 여느 때처럼 천신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그러자 두 장로와 함께 왔던 많은 스님들은
“이 숲속에 사는 천신들은 참으로 편파적이구나!
경전에 통달한 장로들이 많은 법문을 설했을 때는 아무런 찬사가 없고
저 장로가 겨우 게송 한 편을 읊었는데
요란하게도 찬사를 보내는구나”라며 불평하였다.
그들은 제따와다 정사에 도착하여 부처님께 이 일을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이여, 진리를 많이 배우고 많이 말한다고 해서
‘진리를 갖춘 자’라고 나는 말하지 않는다.
비록 적게 배우고 진리의 게송도 단 하나만 기억한다 할지라도
네 가지의 성스러운 진리를 완전히 이해하고 언제나 깨어있다면
그런 자야말로 참으로 ‘진리를 갖춘 자’라고 나는 말한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부처님께서
이 게송을 설하셨다.
/많이 말한다고 해서
진리를 갖춘 자인 것은 아니다.
아무리 조금이라도
가르침을 듣고 나서 체득하고
진리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면
그가 참으로 진리를 갖춘 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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