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밥상에서 가족끼리 항상 불화가 좀 있는데요.
아들과 남편이 같이 밥을 먹으면 남편이 자꾸 아들 밥을 뺏어 먹어요.
분명히 음식을 적게 주는 건 아닌데
왜 자꾸 뺏어 먹을까 해서 음식을 나눠서 줘요.
나눠 주면은 남편은 자기 것을 다 먹고 ‘아들, 너 다 못 먹지?’
그러면서 또 뺏어 먹어요.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아들은 자꾸 빼빼 말라가고
그렇다고 남편이 살찌는 것도 아니에요. 그래서 너무 얄미워요.
남편을 좀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싶은데 잘 안 돼요.
물론 잘 먹는 건 좋은데 상대적으로 아들이 말라가는 원인이
남편인 것 같아서 너무 미워요.
어떻게 하면 남편을 좀 예쁘게 볼 수 있을까요?//
처음에 나눠줄 때 똑같이 나눠주지 말고
남편은 3분의 2를 주고 아들은 3분의 1을 주면
그런 일이 안 생기잖아요.
그러면 오히려 남편이 조금 남긴 것을 아들한테 줄 수 있잖아요.
그래도 균형이 안 맞으면 아들한테는 주지 말고
전부 다 남편한테 주면 됩니다.
남편이
‘어? 아들은 없네’ 이러면서 나눠줄 겁니다.
그럼 보기가 참 좋잖아요.
아무 일도 아닌 걸 갖고 왜 그래요?
아들이 몇 살이에요?
고등학교 1학년이라도 아직 청소년이잖아요.
성인하고 밥 먹는 양이 비슷할 수는 있지만
아마도 아버지가 좀 많이 먹고, 아들이 적게 먹게 되죠.
안 그러면 아버지가 먹는 속도가 빠르고. 아들의 속도가 늦을 수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보면서 음식을 배분해야 합니다.
질문자처럼 이렇게 상황 파악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남편에 대해서는 약간 미운 감정이 있고
아들에 대해서는 사랑스러운 감정이 있으면
음식을 줄 때
아들한테 더 주거나 남편한테 덜 주게 됩니다.
그리고 먹는 속도를 견주어 봤을 때
남편은 다 먹었는데 아들은 아직 덜 먹었다면
남편이 생각할 때
‘너는 다 못 먹는구나. 내가 좀 먹어줄게’ 하고 가져갈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버지와 아들이 밥을 나눠 먹었다고 하면 되지
질문자는 왜 뺏어 먹었다고 표현해요?
첫째, 이렇게 관점을 바꾸어서 나눠 먹었다고 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둘째, 질문자가 볼 때 남편이 자꾸 아들 것을 뺏어 먹는다는 생각이 들면
배분할 때 아들은 주지 말고 남편한테만 다 주세요.
안 그러면 아들은 조금 주고 남편한테 많이 주는 겁니다.
당장 내일 아침에 해봐요.
그러면 뺏을 것이 없으니까
뺏어 먹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겁니다.
그렇게 하면 남편이
‘너는 부족하구나?’ 하면서 한 젓가락이라도 나눠 줄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그것은 부엌을 책임지고 있는 질문자가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는 문제인데
그걸 가지고 ‘남편이 얄밉다’ 하고 있으면,
질문자가 약간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남편이 아들이 먹던 음식을 가져가서 먹는다는 것은
어쨌든 남편에게는 음식이 모자란다는 것입니다.
그럼 질문자가 음식을 좀 더 만들든지요.
...
그러면 잔치한다고 대답하면 되지요.
부부가 살면서 이런 작은 것 하나하나를 자꾸 따지기 때문에
집안이 시끄러운 거예요.
음식이 부족하면 좀 풍부하게 하고
또 조금 많이 하니까
음식이 남는 경우가 있다면
음식 만드는 양은 동일하게 하고
분배 방법을 잘 조절하는 방식으로
질문자가 적당하게 대응하면 됩니다.
그런 머리도 안 돌아가면서 결혼은 왜 했어요?
아이가 빼빼하게 마른 것은
음식을 적게 먹어서 그렇다기보다
소화 기능에 문제가 있는 거예요.
그리고 옛날에는 적게 먹어도 살이 찌면
열효율이 좋다고 했어요. 하지만
요즘은 상대적으로 음식이 풍부하니까
많이 먹어도 살이 안 찌면
열효율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
래서 그건 좋은 현상이에요.
이것은 관점을 어떻게 잡느냐 하는 문제예요.
예수님이 말씀하셨잖아요?
내 눈의 대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의 티끌은 본다고요.
내가 기분이 나빠서 남을 비판할 때는
작은 티끌까지 보이고,
내 잘못을 덮어두려면
대들보도 안 보인다는 거예요.
자기가 조금 호의를 가진 사람은
대들보도 안 보이고,
반대로 자기가 약간 기분 나쁜 사람은
티끌까지 다 보인다 이런 얘기입니다.
그러니 질문자가 관점을 조금 바꾸면
아무 문제도 아닙니다.
어떻게 식구가 같이 앉아서 밥을 먹는데
남편이 아들한테
“다 못 먹지? 내가 좀 먹을까?” 하면서 먹는 것을 두고
‘뺏어 먹는다’고 말해요?
질문자의 사고방식이 문제입니다.
...
내일 아침부터 음식을 모두 남편한테만 주고, 아들한테는 주지 말아 보세요.
그러면 저절로 해결이 됩니다.
...
아들은 내버려 두고 옆에서 계속 남편한테
‘직장 다니려면 힘드니까 많이 드세요’ 하고 말해 보세요.
아들이 먹으려고 하면
“너는 안 먹어도 된다. 아버지 먹고 남거든 나중에 먹어라” 자꾸 이렇게 해보세요.
질문자가 아들을 너무 챙기니까
이런 문제가 생기는 거예요.
질문자가 아들을 안 챙기고 남편을 챙기면
남편은 저절로 누구를 챙기게 될까요?
아들을 챙기게 되어 있는 겁니다.
아무리 얄미워도 남편이 내 남자이지
조그마한 아들은 내 남자가 아니에요.
아들이 크면 다른 여자가 데려가요.
키울 때나 귀엽지
아들은 절대로 내 남자가 아니라는 걸 아셔야 해요.
그것을 깨달으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릴 겁니다.
장가를 보내서 어떤 일이 벌어져야 그제야
“내 남자가 아니었구나!” 하고 알게 됩니다.
'법륜스님 > 즉문즉설(2024)'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법륜스님의 하루] 학생 여러분, 학교가 새로 지어져서 기뻐요? (2024.12.10.) (0) | 2024.12.16 |
---|---|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2074. 40대 미혼, 혼자여서 불안해요 (0) | 2024.12.12 |
[법륜스님의 하루] 질서 있는 퇴진이 말이 됩니까, 이 분노를 어떡하죠? (2024.12.08.) (0) | 2024.12.12 |
법륜스님의 즉문즉설_ 2073. 이혼 후 홀로서기 (0) | 2024.12.11 |
[법륜스님의 하루] 공부 안 하고 스마트폰에 빠진 아이를 지켜보는 게 힘듭니다. (2024.12.07.) (0) | 2024.1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