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명상과 스님의 법문을 들은 후,
제 트라우마를 더 많이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트라우마를 적극적으로 찾아내려고 하지는 않지만
마음이 평온해지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명상 중 과거의 트라우마가 떠오르거나
격렬한 감정들이 일어날 때
어떻게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나요?
저는 깊은 통찰로 이어지는 평온한 순간을 원하지만
그 과정이 때론 너무 버겁게 느껴져서
잠시 멈추고 호흡으로 돌아와 중심을 잡아야 할 때가 있습니다.
감정을 열성적으로 탐구하는 것과
안정성 사이에 균형을 어떻게 맞출 수 있을지
조언해 주신다면
정말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응급 처방과 근본적인 처방 두 가지가 있습니다.
응급 처방은
눈을 뜨고 명상을 멈추는 것입니다.
즉 드러난 상처를 다시 덮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치유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발병을 멈추게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냥 두면
너무 폭발적으로 일어나서
어떤 폭력적 행위가 나오거나
정신적인 질병이 발병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임시방편으로 상처를 덮어놓는 것이 아닌
본질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은
감정을 한번 폭발시키는 것입니다.
이렇게 감정을 한번 터트리는 것도
트라우마 극복에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이 방법은 혼자서 하기에는 위험합니다.
폭력적 행위나 정신 질환이 일어날 것을 대비해서
옆에서 지켜보고 대응해 줄 수 있는 전문가와 함께 해야 합니다.
계속 감정이 올라온다는 것은
호흡을 놓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최선의 방법은
아무리 감정이 올라오더라도
계속 호흡으로 돌아와서
호흡 알아차림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폭풍이 불 때 밧줄을 잡고 있으면
아무리 바람이 세게 불어도
폭풍이 지나갈 때까지 버틸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밧줄을 놓치면
쉽게 바람에 휩쓸려 버립니다.
밧줄을 움켜쥐고 놓지 않아야 폭풍을 견딜 수 있듯이
아무리 몸의 변화나 마음의 변화가 일어나더라도
호흡 알아차림을 놓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가야 합니다.
그러면 폭풍이 일어났다가 저절로 잦아드는 때가 오듯이
감정의 변화도 잦아드는 때가 옵니다.
그러나 이렇게 한 번 감정이 올라오는 위기를 극복했다고 해서
트라우마로 인한 상처가 완전히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에 또 극복하고, 또 이런 경험을 하고
여러 차례 반복을 하다 보면
감정이 올라오는 강도가 점점 약해집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일상에서도
감정 조절이 자연스럽게 됩니다.
억지로 각오하고 결심해서 감정을 조절하는 게 아니라
감정이 올라오는 것을 알아차림으로써
저절로 조절이 됩니다.
이런 상태에 쉽게 도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꾸준히 해나가야 합니다.
어릴 때 입은 마음의 상처일수록
치유하기가 훨씬 어렵습니다.
어릴 때 경험한 것은
바위에 새겨진 글씨와 같아서
각인이 되었다고 표현합니다.
반면에 어느 정도 성장한 후 형성된 것은
바위에 붓글씨로 써놓은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성장한 후에 생긴 상처는 쉽게 지워지지만
어릴 적 상처는 없어진 것 같다가도 다시 나타나는 것을 반복합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아이를 키울 때도
아이가 어렸을 때는
상처를 받지 않도록 항상 주의해서 키워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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