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법륜스님의 하루] 몸에 무리가 되니까 활동을 하기 싫은 마음이 듭니다. (2024.11.10.)

Buddhastudy 2024. 11. 14. 19:25

 

 

지금 행복운동특별본부에서 활동을 시작한 지 2년째에 들어섰습니다.

직장 생활과 행복학교 진행, 행복시민들을 지원하는 일을 온오프라인으로 하면서

1년 동안은 참 재미있게 활동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2년째 들어서서 무리한 활동으로 인해 몸이 많이 아팠어요.

감기로 시작해 코로나에 걸리고, 다리를 다쳐서

정진을 못하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제 옆에 있는 남편이 저만 보면

그렇게 무리를 하는데 안 아프고 배기겠냐하고 야단을 칩니다.

예전에는 , 알겠습니다하고 넘어갔는데,

제 마음에서도 조금씩 진짜 하기 싫다하는 마음이 올라옵니다.

더군다나 얼마 전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더니

경계성 종양이라고 하면서 수술을 해야 될 것 같다고 합니다.

활동을 하기 싫은 마음이 들 때마다 이런 마음이 드네하지만,

그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될지를 모르겠습니다.

7차 백일기도 기간 동안 어떤 마음으로 기도를 하면 좋을까요?//

 

그럴 때는 다리가 아프네하면서 활동을 하면 됩니다.

싫어하는 마음이 드네하면서 활동을 하면 됩니다.

힘이 좀 드네하면서 활동을 하면 됩니다.

남편이 잔소리를 하네하면서 활동을 하면 됩니다.

뭐 어렵다고 그래요?

 

질문자도 무리한다고 하지만 스님도 무리하고 있습니다.

질문자만 무리하는 것이 아니에요.

저도 무리를 하지만

그렇다고 죽을 지경이 될 정도로 무리하지는 않아요.

아무리 좋은 일도 다 살려고 하는 거잖아요.

일부러 건강을 더 나쁘게 하려거나 일부러 죽을 꾀를 내는 것은 아닙니다.

살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겁니다.

저도 요즘 다리가 많이 안 좋아져서 걷는 것을 조심하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무리해서 산에 올라간다든지

너무 장기간 산행을 한다든지

이런 행동은 자제를 하고 있어요.

 

수행이란 알아차림입니다.

예를 들어, 졸음이 올 때는

졸리는구나하고 알아차리는 것이 중도입니다.

잠을 자자는 것도 아니고,

이를 악다물고 자지 말자는 것도 아닙니다.

 

명상할 때 다리가 아프다면

다리를 펴는 것도 아니고

이를 악다물고 참는 것도 아니고

그냥 다리에 통증이 있구나하고 알아차리는 겁니다.

 

가능한 무리는 하지 않되

그렇다고 아예 안 하지도 않고

내 상태를 알아차리면서 조절해 나가면 됩니다.

이렇게 조금씩 알아차림이 있으면 조심을 하게 됩니다.

 

또 의사가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면 해야겠지만

수술을 안 해도 된다고 하면

가능한 수술은 안 하는 것이 좋아요.

몸에 칼은 안 대면 좋다하는 옛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칼을 안 댈 수가 없는 상황일 때는

또한 칼을 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몸이 자꾸 아프다는 것은

늙어간다는 반증 아니겠어요?

늙으면 주름살이 생기듯이

늙으니까 눈이 안 보이고, 머리도 희어지고, 무릎도 아픈 것입니다.

이것은 자연의 순리인데 어떻게 막을 수 있겠어요?

 

관재수가 들어 갑자기 다리가 아픈 것은 아닙니다.

치료가 필요하다면 적절하게 치료를 받되

가능하면 수술하지 않는 것이 좋아요.

그러나 억지로 고통을 참고 수술을 안 하는 것도

올바른 자세는 아닙니다.

그렇다고 조금 아프다고 막 병원에 가서

칼부터 먼저 대는 것도 올바르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지금 질문자의 마음이

조금 흔들리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육조단경에 보면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

 

도량의 장대에 걸어놓은 깃발이 바람에 나부끼자

대중 사이에

바람으로 인하여 깃발이 움직이는가?

깃발이 움직여 바람이 있는가?’ 하고 논란이 일었습니다.

 

그러자 육조대사가

바람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요,

깃발이 움직이는 것도 아닙니다.

그대들 마음이 움직이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했다고 하죠.

 

그것처럼 지금 경계에 부딪혀서

질문자의 마음이 흔들리는 겁니다.

행복시민들 중에 불평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일도 많아지고, 다리도 아프고,

거기에다가 남편까지 잔소리를 하니까

지금 질문자의 마음이 흔들리는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그런 현상 속에서 그런 마음이 든다이렇게 알아차려야 합니다.

 

그런 마음이 든다고 활동을 중단하거나

이를 악다물고 참고하는 것은 중도가 아닙니다.

그런 마음이 드네하면서 하는 거예요.

 

그렇게 하다가 정 몸이 아프든지

어떤 일로 도저히 못 할 것 같으면,

그때 사표를 내든지, 호소를 하든지, 병가를 내든지 하면 됩니다.

지금은 그런 마음이 드네’, ‘요즘 마음이 흔들리네하면서

중단 없이 가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