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법륜스님의 하루] 삶이 공허하게 느껴질 때, 어떻게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요? (2024.09.15.)

Buddhastudy 2024. 9. 23. 19:31

 

 

제 질문은 공허함을 느낄 때 마음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가입니다.

저는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없고 방향을 잃은 채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말 그것이 궁금합니다//

 

원래 인생에는 아무 의미가 없고, 텅 비어 있기 때문에

삶이 공허하게 느껴지거나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한다고 해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산에 사는 다람쥐가

나무를 타고 올라갔다 내려왔다 하고,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데에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마찬가지로 사람이 살아가는 것에도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스스로 인생의 의미를 만듭니다.

인생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그것을 위해서 살아갑니다.

사람마다 의미 부여를 하는 가치가 다릅니다.

그래서 저마다 각기 다른 인생을 살아가게 되는 겁니다.

 

태어날 때부터 삶에 어떤 의미를 가지고 태어나거나

사명을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은 없습니다.

각자가 의미를 부여해서 그런 의미가 생겨나는 거예요.

 

예를 들어서

기독교 신자나 가톨릭 신부라면

하느님으로부터 부여받은 사명이 있다고 해야

그 의미를 갖고 열심히 신앙생활을 해나갈 수가 있습니다.

하느님으로부터 의미를 부여받았다고 믿으면

조금 더 그 길을 오래갈 수 있겠지요.

 

만약에 불교 승려라면

이미 전생으로부터 이런 일을 하도록 사명을 부여받고

이 세상에 태어났다고 하면

승려의 길을 꿋꿋이 갈 수가 있겠지요.

 

저도 스승님이

너는 승려의 길을 가기 위해 태어났다하고 말씀하셨어요.

과학자가 되겠다는 너의 생각은 쓸데없는 생각이고,

네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의미를 따라서 살아야 된다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전 세계로 돌아다니면서

법의 수레바퀴를 굴리라는 의미를 부여해서

법명도 법륜이라고 지어 주었습니다.

 

그러면 정말로 제가 전생으로부터

부처님의 법을 전하라는 의미를 부여받고, 이 세상에 왔을까요?

그렇게 믿으면 그렇게 살게 될 것이고

그렇게 믿지 않으면 그렇게 살게 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스승님이 그렇게 의미를 부여해 주시니까

어차피 인생에 무슨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면

그것도 괜찮다고 생각해서

지금까지 승려의 길을 걸어온 겁니다.

 

그런데 곰곰이 살펴보면

의미라는 것은 자기가 만든 겁니다.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면 없는 대로 살아도 되고,

심심하면 의미를 하나 만들어서 살아도 됩니다.

 

이것은 삶의 의미가 없어서 방황한다는 것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토끼가 삶의 의미가 없다고 해서 방황하지는 않습니다.

방황한다는 것은

본인이 욕망을 따라서 이리저리 헤매고 있는 것을 말합니다.

질문자는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없다니까 그것도 좋은 일이에요.

왜냐하면 만약 필요하다면

이제 여러 가지 의미 중에 하나를 고르면 되니까요.

선택의 폭이 넓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인생은 원래 공허한 겁니다.

그래서 아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은 아이들에게 꿈을 가지라고 가르치잖아요?

그런 교육 때문에 많은 아이들이

스님, 저는 꿈이 없어요하고 고민을 말합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해줍니다.

 

꿈이 없는 것은 좋은 것이다.

꿈이 분명한 사람은 그것을 달성하지 못할 때 괴로움이 생기는데,

너는 꿈이 없으니까

달성하지 못해 괴로울 일이 없으므로 아무 문제가 없다.

오히려 선택의 여지가 많아서 더 좋은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라

이렇게 말해주면

아이들의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원래 꿈은 없는 겁니다.

꿈을 가지고 싶으면 가지면 되고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우리는 인위적인 것에 너무 묶여 있습니다.

 

사람은 원래 이렇게 저렇게 만나게 되어 있습니다.

또 헤어지게도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한 번 만난 사람은 헤어지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헤어지는 순간이 오면 슬퍼지는 것입니다.

헤어지는 것이 나쁜 것입니까?

 

요즘 같이 좋은 세상에

여러 사람을 만나보는 것도 좋지 않나요?

이 사람이 떠나 줘야 다른 사람도 만날 수 있잖아요.

이 사람을 밀어내고 다른 사람을 만나면

상대를 슬프게 만들잖아요.

그런데 자기가 알아서 떠나 주니 얼마나 좋아요?

그래서 헤어지더라도 아무 문제가 없어요.

아무 문제가 없는 걸

여러분들은 문제로 만들어서 괴로워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