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매일 술을 마시지 않을 수 있을까요?
15년 가까이 매일 술을 마시면서 지내왔습니다.
심리 치료도 해보고, 병원 치료도 해보고, 이것저것 다 해봤지만
효과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주사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저녁만 되면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고 매일 술을 찾게 됩니다.
저는 가끔 사람들과 어울릴 때나 필요할 때만 술을 마시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술 마시는 습관을 고칠 수 있을까요?//
알코올 중독이라고 할 때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습관성인데
지금 질문자 같은 경우가 해당합니다.
술 마시는 습관을 못 끊는 거예요.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담배를 못 끊는 것도
습관성에 해당합니다.
다른 하나는 중독성인데
술을 먹으면 주사를 부린다기보다는
밥도 먹지 않고 계속 술만 먹는 경우입니다.
술 마시는 행위를 멈추지 못하는 거예요.
저녁에 잠깐 한잔 먹는 게 아니라
낮이고 저녁이고 술을 계속 먹어야 됩니다.
이렇게 알코올에 중독되면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술 먹는 행위를 멈추는 방법은
병원에 입원을 해서 강제로 술을 끊는 겁니다.
일주일이든 열흘이든 입원을 하면 술을 안 먹게 되고
술을 안 먹으면 정신이 멀쩡해집니다.
그러다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또 술을 입에 대게 돼요.
일단 술을 한 번 입에 대면 그다음부터는 끊지 못하고 계속 마시게 됩니다.
밥도 안 먹고 술만 계속 먹으면 몸도 망가지겠죠.
그러면 또다시 병원에 입원하게 돼요.
입원을 하고 나면 다시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옵니다.
이런 사람은 술을 아예 입에 대면 안 되는 거예요.
술을 한 번 입에 대면 멈춰지지가 않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병으로서의 알코올 중독입니다.
마약 중독처럼 알코올 중독도 중독 환자에 해당합니다.
반면에 담배를 피우는 건 중독이라기보다는 습관성이에요.
습관성도 끊기가 어렵지만 그렇다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지지는 않죠.
그런데 이런 사람들은 타인한테 해를 끼치더라도 습관을 멈추지 못합니다.
비행기 안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해도
몰래 화장실에서 피우다 벌금을 물기도 하고
건물 안에서도 담배 피우지 말라고 하는데
옥상이나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우는 경우도 있습니다.
담배를 피워서 폐가 나빠졌다 해도
이미 습관이 되어버려서 끊지를 못합니다.
술도 습관성이 되면
항상 저녁에는 술을 먹어야 잠이 옵니다.
술을 먹고 약간 취해야 잠을 잘 수 있는 겁니다.
질문자의 상태는
알코올 중독 상태까지는 아니고
습관성에 해당합니다.
혼자서 술을 마시면
친구들과 어울려서 마실 때보다 습관성이 될 확률이 더 높습니다.
사람들과 술자리에서 ‘기분이다!’ 하면서 마신 후
차에 실려 올 정도가 되더라도
이튿날 술이 깨면 그만이에요.
몸이 좀 망가져서 하루 고생을 해도 다음 날 괜찮아지고,
그럼 또 며칠 술을 안 먹습니다.
이런 경우는 주사가 있더라도 습관성은 아니에요.
술을 많이 먹는 것과 습관성은 그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많이 먹었다가 또 며칠 안 먹다가 또 많이 먹는 사람은
술을 즐기는 사람이라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질문자처럼 습관성인 사람은 주로 혼자 술을 먹습니다.
혼자서 매일 술을 먹으면
첫째, 습관성이 될 확률이 높고
둘째, 나중에 알코올 중독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아직은 젊으니까 습관성 정도인데
시간이 흐르면 질문자는 술을 못 끊어요.
술을 멈출 수가 없게 되고
그러면 여러 가지 증상과 문제가 나타나게 됩니다.
나이 육십이 넘은 어른이
저녁에 잠이 잘 오게 하려고
막걸리나 소주 한 잔 먹는 것은 혈액순환을 돕기 때문에
그 정도로는 습관성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옛부터 어른들이
약처럼 술을 먹는 걸 약주라고 불렀어요.
물론 약주도 알코올이지만
그런 정도는 습관성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또 농민들이 일을 하고 막걸리 한 잔 먹는 것도
습관성이 되거나 중독성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에너지를 보충하는 한 방법이에요.
술은 먹으면 열이 금방 나잖아요.
일반 음식은 장으로 내려가서 소장에서 흡수가 되기 때문에
몇 시간이 걸리지만,
알코올은 위에서 바로 흡수가 됩니다.
그래서 30분 이내에 에너지로 쓸 수 있는 상태가 돼요.
이런 이유로 일꾼들이 힘들 때 술을 한잔 먹으면
힘을 내서 일을 할 수가 있어요.
알코올은 단기간에 에너지원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를 꼭 나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술을 많이 먹어서
정신을 잃거나 주사가 있어
남에게 피해를 준다면 당연히 술을 끊어야 합니다.
하지만 질문자처럼 주사가 없더라도 술을 매일 먹고,
술을 안 먹으면 못 견딜 정도라면
습관성으로 볼 수 있어요.
습관성이 지나치면
알코올 중독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알코올 중독이 되면
혼자서는 극복이 어렵고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해요.
그런데 알코올 중독에 이르게 되면
완치할 수 있는 확률이 매우 낮습니다.
계속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다가
결국은 일찍 죽게 됩니다.
그런데 지금 질문자는 혼자 사나 봐요. 결혼했어요?
결혼했는데 왜 저녁에 심심해요?
남편이 어디 갔어요?
아니면 남편이랑 같이 술을 먹는 거예요?”
남편하고 대화를 안 해요?
저녁에 매일 술을 먹더라도 한두 잔만 먹으면 괜찮은데,
취하도록 먹는다니까
건강이 앞으로 많이 나빠질 것 같네요.
술을 먹으면
토하거나 몸에 어떤 고통을 일으키는 약도 있다던데
그건 드셔보셨어요?
네, 그 약을 먹고 술을 먹으면 구토를 하거나
몸에 굉장히 안 좋은 반응이 일어난다고 해요.
그러면 그 증상이 싫어서 술을 안 먹게 된다고 합니다.
소태라고 들어보셨어요?
옛날에 젖먹이 아기들이 젖을 떼도록 할 때 쓰던 약이 있어요.
아주 쓴 맛을 내는데,
아기들이 젖을 안 떼려고 할 때
그걸 젖꼭지에 발라서 떼게 했어요.
이처럼 술에 습관이 든 사람도 이 약을 먹으면
술에 굉장한 거부 반응을 일으킨다고 해요.
그래서 술을 먹고 싶지 않도록 무의식에 영향을 주는 겁니다.
제가 직접 먹어보고 실험해 본 것은 아니지만
이런 방법도 있습니다.
질문자가 지금은 괜찮지만 계속 술을 먹으면
알코올 중독이 될 가능성이 있어요.
그래서 한동안 술을 끊어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집에서 그게 잘 안되면,
문경 정토수련원에서 하는
‘깨달음의 장’이라는 수련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제한된 공간에서 5일간 수련하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 술을 마실 수가 없어요.
담배를 못 끊던 분들도
깨달음의 장을 하고 나서 많이 끊었습니다.
금연할 수 있는 환경이기도 하지만
그 수련을 하면
마음의 스트레스가 풀리기 때문에
금연을 시작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질문자도 정말 술을 끊고 싶다면
그런 수련에 참여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수련에 참여해서 술을 멈추는 것은
그냥 의지로 참는 것과는 성격이 달라요.
보통 억지로 참는 것은
마치 눌렀다가 놓으면 다시 튕겨 나가는 용수철과 같습니다.
참으면 나중에 원래대로 돌아갑니다.
예를 들어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감옥에 가게 되어
한 2년간 못 피우면,
교도소에 있을 때는 딱히 불편함 없이 살 수 있어요.
그런데 출소하면 나오자마자 바로 담배 가게를 먼저 찾게 됩니다.
그래서 억제하면 원래대로 다시 돌아갑니다.
그런데 깨달음의 장에 참여하면
마음속에 베인 습관을 없앨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몹시 미울 때
‘그래, 알았다. 내가 용서할게’ 이렇게 마음을 먹더라도
‘그래도 네가 나한테 이럴 수가 있나!’ 하면서
자다가 벌떡 일어나기도 하잖아요.
깨달음의 장에서는
미움이나 원망, 섭섭함 같은 정신적인 괴로움에 대해
그 원인을 깊이 관찰하여 해소하게 되면
술과 담배도 저절로 함께 끊어지게 됩니다.
질문자는 한동안 술을 끊으시는 게 좋겠습니다.
적어도 몇 년은 일체 술을 입에 대면 안 돼요.
그런 뒤에 술을 먹더라도
회식 자리에서 건배하고 한잔 하는 정도만 해야지
일상적으로 술을 안 먹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억지로 참으면 안 됩니다.
그러면 스트레스를 받아 어떤 일을 계기로 다시 먹게 돼요.
...
깨달음의 장에 다녀오면
술과 담배를 안 하고, 결혼도 안 하고, 도박도 안 해도
인생에 재미있는 일이 아주 많아집니다.
질문자는 술을 먹고 말썽을 피우는 것도 아니고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습관은 언제든 스스로 멈출 줄 알아야 합니다.
한 달간 술 먹는 걸 멈춰보기도 하고
또 좀 먹다가 안 먹기도 하고
이렇게 술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그게 안 되면
질문자는 술의 노예가 되었다는 방증이거든요.
아직 질문자가 술을 먹었을 때 큰 부작용은 없지만,
미래를 생각해서 유의하시면 좋겠어요.
제일 먼저 깨달음의 장에 빨리 다녀오세요.
깨달음의 장에 먼저 다녀온 다음에 술을 끊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스스로 약속을 못 지켜요.
깨달음의 장을 하고 나면
술을 끊기가 매우 쉽습니다.
...
술은 그냥 음식의 한 종류이니까 나쁘게 볼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데 술이라는 음식에는 고유의 성질이 있습니다.
첫째, 술은 사람을 약간 흥분시키거나 취하게 합니다.
그래서 술을 먹으면 참는 게 잘 안 돼서 화를 벌컥 내기도 하고,
용기가 나서 이성에게 고백을 할 수도 있습니다.
술에 취하면 마음이 약간 들뜹니다.
들뜨면 용기가 나서
도덕적으로 나쁜 행동을 할 수도 있고요.
어려웠던 좋은 일도 할 수 있게 됩니다.
수행자에게 술을 금지하는 이유는
이렇게 마음이 들뜨는 것은
수행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수행은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입니다.
술에는 이런 성질이 있다는 것에 유의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술을 먹고 실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술 먹고 운전하면
운전을 더 잘하는 기분이 드는 것도
마음이 흥분되어서 그렇습니다.
그래서 사고 낼 위험이 큽니다.
성추행 같은 범죄도 대부분 술에 취해서 일어나지
그렇지 않은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술에 취하면 도덕관념도 약간 약해지고
어떤 일을 해도 될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되죠.
술의 이런 성질에 좀 유의해야 합니다.
둘째, 술은 습관이 될 수 있습니다.
담배는 술처럼 사람을 흥분시키지는 않지만 습관이 되죠.
마약이라면 약간 흥분시키면서 습관이 되고요.
이렇게 물질마다 성질이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술을 금지하던 시기가 있고
종교별로 술을 금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것은 다 술의 이런 성질 때문에 그렇습니다.
술은 자주 먹거나 많이 마시면 부작용이 많이 생깁니다.
노는 자리에서는 보통 술이 나오죠.
사람을 약간 흥분시키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취하면 노래도 좀 부르게 되고,
춤을 못 추던 사람이 남들 앞에서 춤도 추게 됩니다.
반대로 부작용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부부간에 싸움을 할 수도 있고
사람들에게 실수도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술은
사람의 마음을 흥분시키는 요소가 있고,
습관이 되는 성질이 있습니다.
질문자가 술을 먹어야 재미있다는 것은
마음을 들뜨게 하는 술의 성질 때문에 일어나는 작용입니다.
또 매일 술을 먹는다는 것은
습관성을 말합니다.
아직 질문자는 술을 먹고 생긴 부작용이 크게 없었기 때문에
술을 인생의 윤활유처럼 여기는 것인데
앞으로도 계속 술을 먹으면
점점 부작용이 많이 생겨날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질문자가
술을 스스로 멈출 수 없을 정도로 습관이 들었다는 겁니다.
이 습관을 끊으려면
어떤 강한 충격이나 계기가 필요합니다.
자기 의지만 갖고는 술이 끊어지지가 않아요.
깨달음의 장 같은 수련은
질문자의 무의식에 강한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술을 끊는 데 도움이 좀 됩니다.
술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
깨달음의 장을 하고 나서
술을 끊은 경우가 많습니다.
한번 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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