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한말 187년, 후한의 장수였던 장순은
장거를 설득하여 오환족과의 연합
구력거와 함께 모반을 일으켰습니다.
이들은 요서, 요동속국, 우북평 오환 등, 삼군 오환의 우두머리가 되어
유주, 기주 등을 노략질하였고
이로 인해 10만여 명의 일반 백성들도 살해되었습니다.
이에 맞서, 공손찬은 자신의 병사들을 이끌고
장순의 무리들을 추격하며 토벌에 앞장섰으나
반란의 규모가 너무나 컸던 지라, 단숨에 세를 꺾을 수는 없었습니다.
조정에서는 유주, 기주, 청주, 서주 4개 주에
조서를 내려 병력을 동원하였는데
청주에서는 평원 사람 유자평이 유비를 추천했습니다.
당시, 유비는 탁현 현령으로 부임했던 공손찬과
각별히 친한 사이로 이름이 알려지고 있었고
무엇보다 유비의 강점으로는 사람을 이끄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소설 삼국지 연의에서는 이러한 유비의 인덕에 포커스를 맞춰
아예 유비를 삼국지의 난세 속 주인공으로 설정하였고
이 때문에 독자들에게 과도한 각색이라는 비판도 있어왔습니다.
하지만, 소설에서 다소 유비의 설정이 과장되었더라도
역사 속 정사 삼국지에서의 유비 또한
인간성에서 상당한 매력을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정사에서 언급된 유비의 모습으로는
성장기 시절, 노식 문하에서 수학할 때부터
동물과 풍류를 좋아하며, 음악과 멋을 알고 호걸들과 가까이 지내
많은 젊은이들이 유비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한 번은, 유비가 평원상을 지냈을 적에
평소 유비를 깔보고 불쾌해하던 유평(劉平)이
유비를 죽이기 위해 자객을 보냈지만
자객이 유비를 직접 대면했을 때
유비가 그를 친절하게 후대하자
도저히 유비를 찌를 수 없어
자신의 계획을 실토하며 암살을 그만두었다고 합니다.
유비 이야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수로는
역시 관우와 장비를 떠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들이 의형제로 맺어진 도원결의는
소설 속 이야기라는 것은 익히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비록, 도원결의라는 거창한 형식이 없었다 하더라도
정사 삼국지에서도 유비 관우 장비 이 3명은
단순한 군신 관계를 넘어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한
친형제 이상의 사이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황건적의 난이 발생한 184년 무렵에 만난 이들은
추후, 약 35년간 피보다 진한 관계를 유지했는데
이러한 사례는 역사적으로도 찾기 힘든 신의(信義)이기 때문에
현대 사회까지도 유비 관우 장비를 좋아하는 팬들이 많습니다.
관우는 삼국지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유명하여
삼국지를 대표하는 명장으로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그는 삼국지 팬들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의 중국 민간에서도 굉장한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정사 삼국지에서 서술된 관우의 초창기 행적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는데, 출사를 하기 전에는
서당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습니다.
또 다른 설로는 관우의 원래 고향이
중국 최대의 염호인 해지(解地) 근처이기 때문에
소금 밀매에 관련되었다는 추측이 있습니다.
내용인즉슨, 소금의 이권을 두고 권력을 잡던 호족이
서민을 갈취하는 횡포를 취하자
관우는 그를 직접 칼로 베어 죽이고 마을을 떠났습니다.
망명 생활에 접어든 관우는 수년 동안
먹고 자는 생활이 편치 않은 노숙 생활을 하다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도와준다는
유비를 찾아가기에 이릅니다.
어느 날, 유비는 친구인 간옹으로부터
떠돌아다니는 망명객을 소개받았는데
망명객 관우를 처음 본 유비는 그의 사연을 깊이 묻지 않고
씻을 물을 준비해 준 뒤, 함께 술잔을 나누었습니다.
관우의 외모는 키가 크고 수염이 길어
워낙에 눈에 띄는 모습이라, 거리를 함부로 다니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탁현 지방의 마을 사람들은
소년배 우두머리 유비의 빈객이 된 관우를 두고서
관우가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지는 않았습니다.
관우는 타고난 성격이 자존심이 매우 강하며
고향에서 쫓기면서 낯선 사람에 대해서는 경계심이 가득했습니다.
이 때문에, 유비나 장비 등을 비롯한 탁현 사람들에게는
텃세를 당하며 쉽게 어울릴 수가 없었던 처지였지만
유비의 깊고 따뜻한 친절로 인해 유비를 마음으로 섬기게 됩니다.
한편, 장비는 민간 전승에 따르면 사대부 집안 출신으로
문무를 겸비하고 서화도 뛰어났다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미인도를 잘 그렸다는 기록이 있지만
이에 대해서는 근거가 부실하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장비는 관우라는 인물로 인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지만
결코, 관우에 밀리지 않는 장수로 촉나라 최고의 전투력을 자랑합니다.
그는 개인적인 무력만 뛰어날 뿐만 아니라
군대의 지휘, 전술, 전략 면에서도 출중한 능력을 보였습니다.
유비가 처음 거병할 때부터 관우와 함께 다닌 장비는
그 기록이 매우 부실하여, 대부분 추측설에 불과하고
그저, 유비와 같은 동네 출신이라는 정도만 알려져 있습니다.
장비에 관한 흥미로운 기록으로는
장비의 아내는 위나라 장수 하후연의 조카딸, 하후씨 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알려져 있지 않았으나, 예주 사람으로
하후연의 조카이자 하후패의 사촌 여동생이었습니다.
유비 관우 장비가 탁현에서 동거동락하던 약 15년 뒤쯤인 서기 200년
장비가 30대 중반 무렵의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하후씨는 13세로 고향집에서 땔감을 주우러 나갔다가
장비에게 사로잡히면서, 그만 장비의 아내가 되었습니다.
장비와 하후씨는 20살도 넘는 나이 차이에다가
13세라는 하후씨 나이는 현대 사회에서는 범죄라 여겨지지만
당대의 관점으로는 흔한 일로 여겨졌습니다.
이는 현대 사회보다 평균 수명도 많이 짧았던 터라
되려, 20세까지 결혼을 하지 않으면 문제가 있다고 여겼습니다.
장비와 하후씨간의 결혼한 사건을 두고서
위나라의 기록과 촉나라의 기록은
서로 입장 차이로 인해, 그 온도차가 심했습니다.
-위나라에서는 장비의 제멋대로인 행동을 두고
하후 집안의 여자아이에 대한 납치혼이라 하였고
-촉나라에서는 이는 조조 측에서 꾸민 이야기라고 주장했습니다.
되려, 서기 200년은 유비가 조조에게 의탁했던 시절이었던 만큼
조조가 유비 측근을 포섭하기 위한 정략결혼이라 말했습니다.
아무튼, 역사적 사실은 당사자가 아니면
아무도 정확하게 모르기 때문에
위나라와 촉나라 간의 시각 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유비 곁에는 관우와 장비, 세월이 흐르면서
조운과 제갈량 같은 멋진 영웅들이 많이 모여들었는데
이러한 능력이 출중한 인사들 외에도
초기 시절부터 유비 곁을 지켜온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바로, 조금 전 관우가 등장할 때 잠시 언급된
유비의 동향이자 친구인 간옹이라는 자였습니다.
간옹은 유비 세력이 미약했을 때부터
촉나라가 건국될 때까지 온갖 고생을 같이하면서
조용히 유비에게 도움을 주었습니다.
물론, 간옹에게는 관우나 장비처럼 전투 능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제갈량처럼 뛰어난 머리를 지니고 있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옛 친구라는 이유로 촉나라의 개국공신이 되면서
낙하산 인사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부정부패에 연루되지 않아, 주변에서는 큰 불만이 없었습니다.
간옹은 유비와 각별히 친했던 사이였던 만큼
유비가 고민을 해결하는 데 있어
평소, 그의 편한 말 상대가 되어주었습니다.
훗날, 유비가 촉한을 세운 후
곡식을 아끼기 위해 금주령을 내렸을 때
사람들을 단호하게 처벌하려는 명령을 했지만
간옹은 유일하게 이를 반대하며 유비의 뜻을 굽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간옹의 존재감이 워낙에 없는지라
삼국지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사람은 좋지만, 재주가 없는
유비 휘하의 대표적인 인사들인
‘간옹 손건 미축’을 묶어 간손미라 지칭하기도 합니다.
187년 6월 장거와 장순이 반란을 일으켰을 때
유비는 관우와 장비, 간옹을 불러 모아 기병을 논의했습니다.
평소 가까이 지내던 지역의 호걸들에게 연락하고
소년배들 또한 유비를 따르며 300명의 의병을 모집했습니다.
일찍이 184년 황건적의 난 때 유비는
교위인 추정의 휘하에서 활동한 적이 있지만
이번 전투에는 자신이 직접 부하들을 지휘하면서
좀 더 본격적으로 전투에 임하게 되었습니다.
유비는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이 출정에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좌우에 관우와 장비를 두고
선봉에 나서 적진을 향해 돌격했습니다.
적진에서는 장거 장순과 연합한
오환족 돌격 기병대들이 들판을 가득 메우며
목숨을 건 전투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늘은 삼국지 23번째 시간으로
유비 관우 장비, 그리고
간옹에 대한 이야기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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