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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박한과학] 인간이 외계 행성의 공기를 호흡할 수 있을까?|카이사르의 마지막 숨

Buddhastudy 2024. 12. 30. 19:12

 

 

당신은 공기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당신이 내뱉은 숨의 유령들은

주위를 스쳐 지나가면서 매일 당신과 마주친다.

 

내뱉은 유령들은

다른 사람들이 내뱉은 유령들과 뒤섞이는데

당신이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뱉은 분자들 중 일부를

다른 사람들도 들이마셨다가 내뱉기 때문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우리의 숨이

과거의 역사와 우리를 연결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다음번에 우리가 들이마시는 숨에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죽는 순간에 내뱉은

공기 중 일부가 함께 딸려온다면 어떨까?

 

<카이사르의 마지막 숨>이라는 책은

공기와 인류가 어떻게 서로를 빚어내고 지배해 왔는지 밝히면서

로스웰 사건의 못 다한 이야기와

외계 행성에 대해서도 흥미롭게 이야기한다.

 

인간이 외계 행성의 공기를 호흡하려고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오늘은 우리를 둘러싼 공기의 비밀을 밝힌 책

<카이사르의 마지막 숨>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로스웰 사건의 못다한 이야기

 

때는 19476,

목장에서 일하는 맥 브레절이라는 사람이

의문의 금속과 플라스틱 부스러기를 발견했다.

잔해 중에는 짧은 나무 기둥이 몇 개 있었는데

거기에 자주색으로 뭔가 갈겨 쓴 자국이 있었다.

그것은 글자처럼 보였지만 지구상의 문자가 아니었다.

 

며칠 뒤 브래절은 그 잔해를 이웃들에게 보여주었고

그들은 얼마 전에 그 주변에서

미확인 비행 물체가 나타났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말했다.

 

두려운 마음이 든 브래절은

근처의 공군 기지에서 근무하던 장교들을 불렀다.

브래절 때문에 현지에서는

갖가지 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 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공군 당국은 비밀을 지키는 대신에

비행접시에 관한 소문은 사실로 확인되었다라는 보도 자료를 발표했다.

 

실제로 한 장교는 신문사들과 방송국들을 방문해

배포된 보도 자료를 도로 회수했다.

이 조치는 의심을 품은 사람들에게

모종의 음모가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더 부추겼다.

 

공군이 모든 부스러기가 기상 관측 기구의 잔해라고 주장하자

사람들의 의심은 더욱 커졌다.

 

로스웰 사건은 군 당국과 계약을 맺고 연구를 하던

지구물리학자, 모리스 유잉으로부터 시작되었는데

소련이 원자폭탄을 손에 넣는 상황이 두려웠던 유잉은

소련을 정찰하기 위해 대기 중에 음파 통로라는 지역에

마이크로폰을 띄워 올려놓고

멀리서 핵폭발을 도청하는 방법을 생각해 냈다.

 

이 계획을 모굴 계획이라고 불렀는데,

모굴 계획 담당자들은

마이크로폰이 탐재된 기구의 제작을 장난감 회사에 의뢰해 만들었다.

장난감 회사는 반사체들을 접착제와 테이프로 기구에 붙였는데

이 테이프에는 자주색의 상형 문자가 새겨져 있었다.

 

로스웰 하늘에 나타난 미확인 비행 물체 목격 사례 중 상당수는

바로 금속과 플라스틱으로 만든 볼품사나운 기둥을 본 것이었다.

모굴 계획은 초특급 기밀로 분류되어 있었기 때문에

로스웰 비행장에서 일하던 사람들도

모굴 계획을 전혀 몰랐다.

 

1990년대에 마침내 공군은

모굴 계획의 진상을 자세히 밝혔지만

로스웰 UFO 추락 사건 소문은 하나의 진실처럼 자리를 잡고 난 뒤였다.

 

하지만 여기에는 반전이 있는데

역사는 음모론을 제기한 자들이 옳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공군은 실제로 그 당시 거짓말을 했는데

1947년에 로스웰 상공의 하늘을 조사한 것은 사실이지만

외계인 비행선을 찾기 위해서 그런 게 아니라

음파 통로에서 불길한 소리를 찾기 위해서 그랬다.

 

이 이야기는 우리 대기에

음향학적 변덕 때문에 일어난다.

오존은 땅 위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의 DNA를 보호함으로써

지구에서 생물의 진화를 가속하는데

어떤 기체보다도 큰 역할을 했다.

 

그리고 오존은 모굴 계획을 추진하게 함으로써

이때부터 더 많은 사람에게 다른 행성의 생명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었다.

 

 

--외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

 

외계 생명체 연구는 화려한 혈통을 자랑한다.

요하네스 케플러는 달에서

선진 문명의 증거를 발견했다고 장담했으며

윌리엄 허셜도 태양에서

외계 문명의 증거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태양은 불보다 훨씬 뜨거운데

원자조차 분해되어 플라스마 상태로 존재할 정도로 뜨겁다.

이런 환경에서는 생명체는 말할 것도 없고

DNA 같은 복잡한 생체 분자조차 만들어질 가망이 없다.

 

달은 너무 춥고 건조한 곳이어서 생명체가 살기 힘들다.

하지만 이것은 생명체에 대한 우리의 편견일 수도 있다.

 

오늘날 천문학자들은

태양계에서 생명체가 존재하는 곳이 있다면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무엇보다 이제 우리는 다른 별들 주위에도

행성이 존재한다는 확실한 증거를 얻었으며

지금까지 천문학자들은 외계 행성을

3,200여 개나 확인했다.

 

대개는 별빛에 나타나는 주기적인 변화를 관찰함으로써

외계 행성의 존재를 확인한다.

외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이 더 커진 이유 중 하나는

생명의 기본 구성 요소 중 여러 가지가

우주에 보편적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천문학자들은 먼 우주에서

DNA 염기와 단순한 아미노산도 발견했다.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사실이 있는데

해저 화산에 열수분출공이나

남극 대륙 얼음 아래 800미터 깊이의 지하 등

지구에서도 아주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생명체가 발견되었다.

 

하지만 외계 행성에 탐사선을 보낼 가망이 없는 지금으로서는

대기의 기체에서 증거를 찾을 수밖에 없다.

 

천문학자들이 외계 행성의 바깥층 대기를 지나온 별빛을 볼 때

큰 관심을 갖고 살펴보는 것이 바로 흡수 스펙트럼이다.

염소나 수증기, 암모니아 같은 기체 화합물은

각각 그 종류에 따라

별빛 중에서 흡수하는 색의 띠가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별빛 스펙트럼에서 빠져 있는 띠는

그 기체 성분이 행성의 대기에 포함돼 있음을 알려주는

지문역할을 한다.

 

이렇게 빠진 색들의 패턴을 조사함으로써

천문학자들은 외계 행성에 대기에

어떤 기체 성분들이 있는지 알 수 있다.

 

천문학자들은 한때 산소가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결정적 증거라고 생각했다.

지구에서는 살아있는 생물이

산소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오존 역시 강한 긍정적 징후로 보였는데

오존이 만들어지려면

산소가 원재료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후에 천문학자들은

행성마다 지질학적 특징이 다르고

그에 따라 비생물학적 과정을 통해서도

산소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결국 어떤 기체도 단독으로는

이곳에 생명체가 살고 있음을 알릴 수 없다.

그렇지만 특정 기체 성분들의 조합은

강한 증거가 될 수 있다.

 

메탄과 산소는 대기 중에서 섞이면

서로를 공격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에 따라 그 농도가 함께 줄어든다.

 

그렇다면 생명체가 없는 행성에서는

둘 중 하나가 많이 발견될 수는 있어도

둘 다 많이 발견되지는 않을 것이다.

 

산소 같은 기체는

외계 식물과 동물을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결국 우리가 원하는 것은

외계 지능 생명체를 찾는 것이다.

오염 수준을 바탕으로 외계 문명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는데

먼 행성의 대기에서 수명이 짧은 오염 물질과 수명이 긴 오염 물질이

함께 발견된다면

우리는 그곳에서 산업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을 거라 추측할 수 있다.

 

 

--인류가 멸종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구에서 점점 증가하는 온실가스 농도 때문에

다른 행성으로의 거주 가능성 문제가

실질적으로 중요한 관심사로 떠오르게 되었다.

 

지금까지 지구에서 가장 중요한 온실가스는

믿기 어렵겠지만 수증기이다.

 

수증기는 혼자서만

지구의 기온을 약 22도나 끌어올린다.

 

그렇다면 실제로는 물이 더 큰 역할을 하는데

왜 이산화탄소가 모든 오명을 다 뒤집어쓸까?

 

가장 큰 이유는

이산화탄소가 아주 빠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남극 대륙의 거대한 얼음 빙하 아래에 갇힌

작은 거품들을 파내

지난 수천 년 동안

대기 성분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분석할 수 있다.

 

그러다가 산업혁명과 함께

사람들이 탄화수소를 엄청나게 많이 태우기 시작했고

그 결과로 부산물인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많이 흘러들게 되었다.

 

기후 변화 이야기를 비웃는 사람들은

인류가 나타나기 오래 전인 지난 수백만 년 동안

이산화탄소 농도가 오늘날의 농도보다

10배 이상 높은 적도 있었다고 지적한다.

 

물론 이것은 옳은 말이다.

과거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변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 200년 동안에 증가한 것만큼 빠른 속도로 증가한 적은 없었다.

 

물론 기후 변화가 일어난 뒤에도 생명은 계속될 것이다.

다만 인류가 과연 살아남을지 보장할 수 없을 뿐이다.

 

인류가 멸종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마도 기후 공학이 현실적으로 유일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즉 대기를 식히기 위해 의도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햇빛이 지면에 도달해 열로 바뀌기 전에

햇빛을 차단하는 것이다.

 

가장 많이 거론된 아이디어는

성층권의 이산화황을 수백만 톤 살포하는 것인데

이산화황은 햇빛을 반사해 우주 공간으로 내보내기 때문이다.

 

이렇게 살포한 이산화황은

하늘에서 쉽게 씻겨 내려오지 않는다.

비구름이 생기는 고도보다 더 높은 곳에 살포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구 바깥의 피난처

 

만약 기후공학이 실패해

지구가 정말로 지옥과 비슷한 곳으로 변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때가 되면 다른 행성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수밖에 없다.

 

달이나 화성은

장기적으로 최선의 선택이 아닐 수도 있다.

태양이 결국에는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을 파괴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때가 오기 전까지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외계 행성을 식민지로 만들 필요가 있다.

우선 우리가 숨 쉴 수 있는 공기를 가진 외계행성이 어떤 것인지 찾아내야 하는데

망원경과 흡수 스펙트럼의 도움을 받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다음에는 사람들을 데려갈

거대한 우주선을 만들어야 한다.

다행히도 항성 간 우주선에 필요한 원재료 중 많은 것은

이미 금속질 소행성의 형태로 우주에 존재함으로

그것을 채굴해 쓰면 된다.

 

지름이 500미터 밖에 안 되는 소행성에서도

지금까지 전 역사를 통해 지구에서 채굴된 것보다

더 많은 백금을 채굴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소행성에 남은 철은

나중에 우리가 우주에서 훌륭한 우주선을 만드는 데 사용할 수 있다.

그 우주선은 원하는 만큼 크게 만들 수 있는데

막대한 지구의 중력을 뿌리치면서

발사해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행성에서 얻을 진짜 보물은

그 표면에 들러붙어 있는 얼음이다.

가장 큰 천체인 케레스에는

지구의 모든 호수와 강을 다 합친 것보다 더 많은

민물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주를 여행하는 인간은

물이 식수로도 필요하지만

물을 분해해 얻은 수소와 산소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으며

물 분자를 분해하면 우주선 내부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숨 쉴 산소도 추가로 공급할 수 있다.

 

질소를 얻기 위해 우주 여행자들은

출발하기 전에 지구에서 일부 공기를 가져갈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지구의 대기를 이루는 아르곤과 암모니아를 비롯해

그 밖에 미량 기체 성분도 함께 딸려와

모두 새로운 고향으로 옮겨갈 것이다.

 

이들 기체가 우리 종을 이렇게 진화시키는데

얼마나 크게 기여했는지를 생각하면

이것은 아주 적절한 행동으로 보인다.

 

 

--마지막 숨이 경험할 새로운 이야기

 

그렇다면 어떤 행성으로 가야 할까?

통계적으로 말하자면

거주 가능한 행성 중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것은

12광년 거리에 있을지도 모른다.

 

인간의 수명이 계속 늘어나고 있으니

이론적으로는 한 사람의 생애 동안에 도달할 수 있는 거리이다.

하지만 외계 행성의 공기를 한 모금 들이마시는 것은

죽음을 가져올 수도 있다.

 

일부 미량 기체가

그의 폐를 태우거나 신경세포들을 마비시킬지도 모른다.

그보다는 이 낯선 공기가

그의 목을 화끈거리게 할 가능성이 더 높다.

 

그의 폐 속에 있던 질소와 그 밖의 기체

즉 고향에서 가져온 공기가 천천히 흘러나와

몸 밖으로 빠져나갈 것이다.

 

그 먼 거리를 여행한 끝에

지구에서 가져온 이 아주 적은 공기가

새로운 고향의 공기와 섞일 것이다.

 

지구의 대기와 새로운 행성의 대기가

이제 영원히 떨어질 수 없게 뒤엉킨다.

 

그리고 평균적인 사람은

항상 자신의 폐 속에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마지막 순간에 내뱉었던 공기 분자 한두 개가 들어 있기 때문에

이제 카이사르의 분자 몇 개가 위로 선회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이 새로운 행성으로 옮겨갈 것이다.

 

물론 이 이야기를 카이사르에 국한해야 할 이유는 없다.

우리 몸을 이루는 모든 분자는

기체로 생애를 시작했고

우리가 죽고 나서 한참 지난 뒤

빨간색으로 아주 크게 부풀어 오른 태양이

우리 주변에 모든 것을 집어삼킬 때

이 모든 원자들은 기체 상태로 되돌아갈 것이다.

 

내가 죽고 난 뒤에도

나의 일부가 계속 살아남는다는 생각은

어릴 때 들었던 천국 이야기처럼 들린다.

 

우리가 단 한 번 들이쉬는 숨 속에도

세계의 모든 역사가 들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다른 행성으로의 여행은

아주 작은 규모에서이긴 하지만

그 이야기들을 조금 더 오래 살아남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