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3월 14일, 파이데이에 스페이스X에서 만든
차세대 유인 우주선인 스타십이
3번째 발사 테스트를 가졌는데요.
높이가 무려 120m에 달하는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이 로켓은
완성만 된다면
우주로 무려 150톤에 가까운 화물을
한 방에 운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마치 비행기처럼 로켓 전체를
전부 다 재사용해서
간단한 정비를 마치고
바로 우주로 또 발사할 수 있도록 설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믿기지 않게도 스타십이
우주궤도에 도달하는 데 성공을 했습니다.
...
개인적으로는 이번 발사가 기대된 이유는
지난 2차 발사에서 이미 스타십이 Max-Q를 돌파했기 때문인데요.
Max-Q는 말 그대로
기체가 최대 스트레스를 받는 지점으로
사실상 이 로켓이 이론상으로 성공할 수가 있는지 없는지는
Max-Q를 통과할 수 있느냐 없느냐로 정해집니다.
Max-Q를 통과할 수가 있다면
발사체 전체 사이클 중에서
가장 스트레스가 큰 지점에서도
동체가 견뎠다는 뜻으로
구조적으로는 이미 성공했다는 뜻이기 때문이죠.
다만 현재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2차 발사 때는 소프트웨어에 있는 로켓의 질량이 잘못 계산이 되었고
이로 인해서 부스터가 핫스테이징을 할 때
생각보다 많은 산화제가 과도하게 투입이 되면서
핫스테이징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서
안전을 위해 부득이하게 부스터를 자폭시키게 되었는데요.
이번에는 이런 소프트웨어의 오류를 해결하고
발사대를 보강을 했으며
2차 발사 데이터를 가지고 엔진을 보완한 결과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로켓이
160km 고도의 우주 궤도에 진입하는 데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테스트에서 부스터가 재착륙을 안 한 걸 두고
왜 그랬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애초에 나사에서 제시했던 목표가
올해까지 스타십을 준궤도에 진입만 시켜주면
추가 계약금을 준다는 조건이었기 때문에
애초에 이번 테스트에서
재활용 계획은 넣지 않았던 것인데요.
결국에 스페이스X는 이번 발사를 성공으로
나사에서 거액의 투자금을 확보하게 되면서
스타십이 완성될 확률이 매우 높아진 상황입니다.
또한 스페이스X의 관계자 말에 따르면
이번에 발사로
부스터와 스타십이 대기에 재진입하는 과정의 데이터를 확보를 했으며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를 재점검해서
올해 안에 재사용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다고 했던만큼
적어도 내년까지
완전 재활용이 가능해진 스타십을 보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 이번 테스트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발사의 전 과정을
무려 실시간으로 생중계를 할 수가 있었다는 것인데요.
이게 왜 놀라운 거냐면
보통 우주에 나가면
통신망을 벗어나기 때문에 통신이 끊기기 때문이죠.
하지만 스타십은
스타링크라고 하는 위성 통신 사업을 추진 중이었기 때문에
현재 우주궤도에 있는 스타링크 위성 등을 통해서
발사 전 과정을 생중계할 수 있었던 것인데요.
그 결과 인류 역사상 최초로
100km 대기 상층부에서
마하 20의 속도로 지구에 재진입할 때 발생하는 플라스마를
실시간으로 볼 수가 있었던 게 가장 놀랍습니다.
그런데 또 어떤 사람들은
이미 스타십보다도 훨씬 더 안정적인 우주 발사체들이 많이 존재하는데
왜 스타십이 그토록 특별한지 되묻곤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한 번에 보낼 수가 있는 화물의 무게와
재활용의 여부입니다.
인류는 1950년대에
이미 우주에 인공 물체를 올려놓는 데 성공했고
1969년에는 달까지 갔다 왔지만
현재까지도 우주 개발이 진전이 힘든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비용 문제입니다.
역사상 가장 비싼 로켓이었던 세턴 파이브는
거의 3천 톤에 달하는 초거대 로켓이었음에도
달까지 갔다가 지구에 복귀했을 때의 무게는
고작 1톤 정도에 지나지 않았죠.
일론 머스크 이전에는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훨씬 더 비추력이 높은 엔진을 개발하거나
화학로켓에서 벗어나는
아예 새로운 물리학적인 엔진 개발만이 답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죠.
이런 생각이 주류였던 상황에
개인적으로는 2016년에 라이브로 발표했던 스타십 개발계획은
저한테는 큰 충격 그 자체였는데
스페이스 X는
이 문제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거의 테슬라식으로 해결했다는 것이었습니다.
테슬라가 15년 전에 로드스터를 만들었을 때
충격이었던 이유가
기존의 전기차들은 배터리 문제로
배터리 에너지 저장 용량이 너무나도 작다 보니까
최대한 경량화를 하는 게 추세였는데
그러다 보니 전기차 하면
초소형 경차인 데다가 고속도로도 진입하지 못하는
매우 느린 저속 차만 있었는데
일론 머스크는 아예 역발상을 통해서
배터리 저장 용량이 작으면
배터리를 더 많이 넣자는
대세적인 기술 개발 방향과 정반대 방향의 해결책을 들고 나왔고
이로 인해서 만들어진 로드스터 이후로 전기차는
가볍기는커녕 내연기관차보다 무거워졌지만
엄청난 주행 거리와 높은 성능을 확보하게 된 것이죠.
스타십도 이와 비슷한 방식의 역발상으로 만들어진 발사체인데,
“한 번 발사에 궤도를 올릴 수 있는 페이로드가 너무나도 작다면
애초에 무지막지하게 큰 로켓을 만들면
해결되는 거 아니야?”라는
이런 머스크스러운 생각으로 진행된 것인데
가장 큰 문제인 무려 아파트 35층에서 40층에 해당하는 이 물체를
우주로 올린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었음에도
이를 개무시하고 이번에 성공시킴으로써
아예 새로운 로켓 시대가 개막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거기에다가 현재 이미 부스터 재활용이 가능한 팰컨 나인은
거의 300회에 달하는 발사 횟수와
250회에 달하는 재활용 횟수를 기록 중인데
고작 아랫단 부스터만 재활용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로켓 발사 비용이 무려 10분의 1로 줄어들게 되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진짜로 스타십이
전체 100%를 재활용을 할 수가 있게 되면
우주 발사 비용은 거의 100분의 1
아니 그 이상으로 줄어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죠.
달에 기지를 짓거나 화성의 도시를 만들려면
아무리 현지 자원을 활용한다고 해도
지구에서 가져가야 할 물건들이 엄청나게 많을 텐데
이러한 운송비용이
인류의 화성 진출에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물론 화성에 가기 위해서는
엄청난 기술적 난제들이 차고 넘치지만
제가 자꾸 비용만 얘기하는 이유는
그 모든 기술적인 난제보다도
훨씬 더 큰 걸림돌이
수십만 톤의 물자를 화성에 운반한 것 그 자체가 불가능했었다는 것 때문이고
스타십이 대단한 이유는
그 가장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직전에 와 있다는 점이죠.
70년 전에 소련이 스푸트니크를 발사할 때만 해도
우주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말하지만
사실 너무 열악한 기술력으로 자원을 한계까지 짜내서
겨우겨우 우주에 도달했던 것이기 때문에
우주시대가 시작되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많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이
우주 시대에 도달하는 출발점이고
역사의 한 장면일지도 모르죠.
그것이 스타십이
도전 그 자체만으로
이미 성공인 이유인 것입니다.
그럼 이만.
'1분과학·북툰·SOD' 카테고리의 다른 글
[1분과학] 세상이 "없지" 않고 "있는" 이유 (0) | 2024.12.25 |
---|---|
[신박한과학] 세계적인 신경과학자가 전하는 완전히 새로운 뇌과학|편견 없는 뇌 (0) | 2024.12.24 |
[Life Science] 캥거루 주머니 속에는 새끼만 있는게 아닙니다 ㄷㄷ (0) | 2024.12.24 |
[신박한과학] 최신 뇌과학이 밝혀낸 인간의 숨겨진 능력|익스텐드 마인드 (0) | 2024.12.23 |
[Life Science] 지도에서 이 선을 넘어가면 생물들이 변합니다 ㄷㄷ (진짜임..) (0) | 2024.1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