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에서 사는 원주민 이누이트족 사이엔
[쿤랑게타]라고 불리는 남자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거짓말을 수없이 반복하고
남을 속이고
남의 물건을 훔치고
다른 남자의 여자를 성적으로 농락하고
뒷담화를 질펀하게 늘어놓으며
앞으로는 교묘히 착한 아기표정을 짓습니다.
쿤랑게타는
이누이트족에서의 소시오패스입니다.
이누이트족은 암묵적으로 이들을 고칠 방법은 없다고 생각해
그가 쿤랑게타라는 것이 확인이 되면
같이 사냥을 갔을 때
그 쿤랑게타를 인적없는 얼음 낭떠러지에서 밀어 버립니다.
이누이트족은 해악을 끼치는 자들에 대한 본능적인 거부감이 있어서
직감적으로 쿤랑게타를 알아볼 수 있다고 합니다.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공동체의 결속과 협조가 필수적인데
쿤랑게타의 존재는
생존에 위협적이기에 공동체 차원에서 죽여 버리는 거예요.
--소이오패스를 왜 못 알아보는가?
이누이트족의 사례처럼
소시오패스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입니다.
소시오패스가 나의 삶에 영향을 주지 못하게
미리 알아채서 단속하는 거죠.
그런데 이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이유는
그들을 여러분이 처음엔 잘 못 알아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 대부분에겐 이누이트족이 가진 본능적인 거부감이 없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소시오패스는 우리랑 비슷하게 생겼고요.
심지어 겉으로 보면 매력적으로 보이기까지 해요.
친절하고 좋은 사람 같다니까요.
사람의 판단력에 대체로 쏠림 현상이 있어서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고 일단 각인이 되면
그의 비양심적인 이상한 행위가 드러나도
사람들은 그걸 잘 안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는 3년 정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운영했었는데
정말 별의별 악한 것들이 있었습니다.
사건 사고를 처리하면서 제가 힘들었던 근본적인 이유는
그들이 자리를 잡도록 애초에 허용해 버렸다는 겁니다.
처음엔 진짜 정체가 어떤 사람들인지 모르니까.
못 알아봤기 때문이었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들이 자리를 잡고 똬리를 틀어버리는 거예요.
사람들이 소시오패스를 잘 구분하지 못하는 이유는
방해하는 요인들이 있기 때문에 그래요.
[성선설]은 모든 인간이 선천적으로 착하게 태어났다는 철학이잖아요.
그건 97퍼센트~98퍼센트 정도는 맞는 말이에요.
그러나 2~3퍼센트 정도의 인간들이 원래 악하게 태어납니다.
그들이 [소시오패스에요.
그래서 이런 성선설 같은 관념도
소시오패스를 못 알아 보게 [방해 요인]으로 작용해요.
-분명히 그자가 이상한 행위를 한 건데
-거짓말이 드러났는데
-비도덕적인 행동을 한 건데
많은 사람들은
-에이 깜박했겠지.
-화가 나서 그럴 수도 있어.
-사정이 있었겠지.
-애들이 아프다고 하잖아 와 같은 정상 참작을 미리 해줘 버립니다.
왜냐하면 양심이 있는 사람들은 공감하지 못 한다는 것에 대해
상상하는 게 어렵거든요.
사람을 때리고, 사기를 치고,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죄책감이 전혀 없는 심리 상태가 어떤 건지
상상하실 수 있겠어요.
죄책감을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은
그런 상태를 상상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죄책감이 없어 본 적이 없거든요.
지인들끼리 식사를 같이 하는데
탕수육 조각이 마지막으로 한 개가 남았어요.
그러면 그거 마지막으로
내가 집어 먹기 미안하단 말이에요.
미안해야 돼요.
여러분이 그거 안 미안하시면 이상한 겁니다.
모두가 먹고 싶어하는 탕수육이라고 했을 때
마지막 한 조각을 먹어야 되는지 말아야 되는지 우린 고민하게 돼요.
그런데 여러분은
마지막 탕수육 한 조각을 집었을 때, 미안함을 느끼는 것에 대해
공부를 하신 적이 있어요.
아니에요. 공부한 적이 없습니다.
우린 자연스럽게 그렇게 직관적으로 느끼는 거예요.
그것이 [죄책감]이란 감정이고
[양심]은 우리가 자연스럽게 죄책감을 느끼게 만들어요.
그런 죄책감이 우리를 더욱 더 인간답게 만들어줘요.
그래서 우린 상대방에게 미안할 짓을 덜 하게 됩니다.
-내가 그 짓을 하면 나는 편할지라도 상대방이 불편할 거니까.
-새치기를 하면 내게 더 이득이 되지만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미안하니까
새치기를 안 하게끔 되는 거예요.
그러나 그런 양심이 또한 우리로 하여금 [착각]하게 만듭니다.
“상대방도 나처럼 죄책감을 느낄 거야”
대체로 이것은 올바른 추정이지만
소수 몇 퍼센트의 소시오패스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그들은 죄책감을 전혀 못 느껴요.
걔네들은 그 감정이 어떤 마음인 건지 절대로 이해 못 합니다.
그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뇌 구조가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양심이 없는 심리 상태가
대체 어떤 건지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그들도 양심으로 인해
죄책감을 느끼는 심리 상태가 어떤 건지 이해해지 못합니다.
소시오패스가 우리와 비슷한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인간 성의 핵심인 양심이 있느냐 없느냐
그거 하나로 인해 그들과 우리는
서로 다른 종이라고 봐야 합니다.
예전 영화 중에 <스피시즈>란 영화가 있었죠.
주인공이 아름다운 미녀였고
수많은 남자들을 유혹하고 다녔지만
실제로는 인간이 아닌 괴물이었어요.
소시오패스도 그와 같은 괴물입니다.
소시오패스 연구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자 중 하나인 하버드 대학의
정신과 교수 마사 스타우트의 저서에 보면
여섯 살짜리 여동생을 강간해서 잡혀 온
열두 살 남자 아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요.
그 아이를 상담하면서 마사가 물어봤어요.
“네가 여기에 왜 와 있는지 아니?” 그랬더니 그 아이는
“제가 한 일 때문이에요.
여동생을 아프게 한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어요.
마사는 당황하지도 않고
어떠한 죄책감도 없이 무감정스럽게 답을 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고
어지럼을 느끼며 불안했다고 기술했습니다.
이게 소시오패스입니다.
이런 악이 존재한다는 걸 여러분이 인정해야만
여러분의 양심 때문에
오히려 그들을 알아보지 못하는 과오를 저지르지 않을 수 있어요.
전 성격적으로 사람을 너무 잘 믿는 편입니다.
이제는 과거 표현으로 해야겠네요.
저는 성격적으로 사람을 너무 잘 믿는 편이었었죠.
어떤 사람이 뭔가를 하자고 말을 하면
그걸 곧이 곧대로 믿어버리는 거예요.
그래서 피해를 정말 많이 받았어요.
MBTI이론에 따르면
저는 다른 성격유형들에 비해
상대방을 더 잘 믿는 편이라고 설명이 되긴 합니다.
그런데 저는 궁금했어요.
“나는 왜 사람들을 그렇게 잘 믿는 것일까?
이 나이가 되도록, 아직 피터팬처럼 순수해서?”
그런 건 명확한 설명이 아니죠.
마사 스타우트는 [양심에 대해 정의] 하기를
그것이 [정서적 유대감에 기초한 사람에 대한 의무감]이라고 했습니다.
양심에 대한 이 정의가
제가 왜 사람들을 잘 믿었었는지에 대해 잘 설명을 해줍니다.
-저는 정서적으로 유대감을 느끼고 싶어서
-생활 용어로 표현하자면 친해지고 싶어서
그 사람이 하는 말이 진짜였으면 좋겠고
좋은 사람이기를 기대하는 일종의 희망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 마음이 방해했던 겁니다.
특히 저는 저에게 친절한 사람을 잘 믿어버리는 확고한 경향성이 있었는데
소시오패스들은
처음 사람에게 접근할 때 어떻게 한다고 했어요?
-친절하게
-세상에서 가장 좋은 사람인 것처럼
자신을 가장한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인간적인 친절함, 동정심이
오히려 여러분의 눈을 가려버릴 수 있는 겁니다.
그게 오히려 방해 요인으로 작용하는 거예요.
여러분의 사랑과 친절함이
여러분을 호구로 만들어서는 안 되는 겁니다.
--이론학습, 소시오패스의 투명 망토
우리가 소시오패스를 잘 알아보지 못하는 두 번째 이유는
그들이 투명 망토를 걸치고 있기 때문이에요.
투명 망토는 마사 스타우트가 사용한 표현인데
투명 망토를 걸친 것처럼 그들이 자신의 악함을 감춰 버린다는 의미입니다.
그들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투명 망토는
[사회적인 역할과 타이틀]입니다.
"설마 부모가 그럴려고."
"부모가 아이한테 그런 짓을 하겠어."
사람들은 이렇게 지레짐작을 합니다.
본인들이 양심이 있는 부모니까
설마 부모가 그런 짓을 했을 거라고는 상상할 수가 없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어금니 아빠 이영학은 설마 그런 짓을 했죠.
장하영은 정인이를 발로 밟아 죽였어요.
소시오패스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타이틀도 투명 망토 역할을 합니다.
소시오패스가 가장 많이 발견되는 사회적 직업군, 두 군데가 어디일까요?
교육자랑 의사래요.
우리는 어떤 사람이
선생님이나 교수, 종교 지도자들이라고 하면
일단 좋게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의사들도 마찬가지고요.
특히 이런 직업군에선 피해자들과 소시오패스가
1:1로 폐쇄된 관계를 형성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소시오패스가 맘대로 할 수 있는 거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밖에선 안 보이잖아요.
권위가 있는 사회적 타이틀과 더불어 사람들과
1:1로 폐쇄적인 관계를 비밀스럽게 가질 수 있는 직업적 특성은
소시오패스들이 학대 환경을 조성하기 쉽게 만듭니다.
이것을 [닫힌 세계]라고도 표현해요.
마사 스타우트가 이들의 투명 망토에 대해 설명하기를
“썩어서 악취가 나는 검은 액체를 우유곽에 넣고
겉면에 우유라고 써넣은 것과도 비슷하다”고 설명했어요.
안은 썩어서 고약한 냄새가 진동하지만
겉에는 서울우유, 이런 식으로 써 있으니까
사람들은 그걸 맛있고 고소한 우유라고 믿게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걸 모르고 마시게 되죠.
그럼 그걸 마신 사람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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