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봄이라고 했지마는, 봄 같지 않고 쌀쌀했는데 오늘은 이제 봄 같은 봄을 맞이하는 거 같습니다. 오히려 여름 같은 봄이 온 것 같기도 하고요. 이런 날씨를 보면 봄이 왔는데도 추위가 계속 되니까 하루하루만 보면 또 며칠만 보면 이제 봄은 없어졌는가? 봄은 오지 않는가? 이렇게 생각하지마는, 봄은 기필코 오게 마련이다. 세월을 이기는 장사 없다. 계절을 이기는 장사가 없다. 조금 일찍 오고 늦게 올 뿐이지 봄은 반드시 찾아오고 조금 더 일찍 늙나, 늙게 늙어 보이나 차이만 있지 나이가 들면 결국 늙어가는 것은 누구도 피할 수가 없다.
그처럼 우리가 수행정진을 한다면 수행정진을 해도 재앙이 몰려오고 괴로움이 있기는 하지마는 봄날이 찾아오듯이 반드시 해탈과 열반이라고 하는 자유와 행복이 찾아오게 된다. 마치 겨울을 지나면 봄이 온다는 믿음이 확실하듯이 정진하면 업장이 소멸되고 해탈과 열반이 가까이 온다. 하는 것은 첫째 분명히 믿어야 한다. 믿으려고 애쓰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이치적으로 너무나 당연하다. 그래서 첫째 믿음이 중요한 거요. 정진하는 사람이 정진해봐도 이게 무슨 도움이 되겠나? 이런 생각을 하면 하다가 말게 된다.
정진을 하면 반드시 업장이 소멸된다. 고뇌가 사라진다. 그렇다고 며칠 한다고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몇 달 한다고 다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어떤 때는 더 많이 몰려오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가면 업장은 점점 소멸되고 고뇌는 사라지고 행복과 자유는 점점 증득되게 된다. 그래서 1_수행자에게는 믿음이 중요하다. 그래 첫 번째가 믿음이오. 부처님이 내게 복 주실 거다. 이런 믿음을 말하는 게 아니라 마치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는 것같이 해가 점점 길어지면 날씨가 따뜻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처럼. 이런 것을 인연과보라 그래.
인연이 지어지면 과보가 반드시 나타난다. 금방 안 나타난다 하더라도 그 나타나는 시기가 조금 차이가 있을 뿐이지 반드시 나타난다. 이런 믿음이 굳건해야 된다. 그러면 정진을 하는 데는 바르게 정진을 해야 된다. 관점을 바로 잡아야 된다. 이거야. 나로부터 이 괴로움이 일어났다면 나를 고쳐야 됩니다. 이게 원인이 바깥에 있다면 바깥을 고쳐야 된다. 원인이 안에 있는 것을 밖을 탓해도 해결 안 되고, 원인이 밖에 있는 것을 나만 탓해도 안 된다.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한 이해를 올바르게 해야 된다. 그래서 2_바른 이해다. 이거야.
3_실천이다. 안다고만 되는 게 아니다. 목적지에 찾아가려면 첫째 길을 알아야 돼. 길만 안다고 되는 게 아니오. 가야 되요. 실제로 해야 된다. 매일매일 정진을 해야 된다. 넘어지면 일어나고 넘어지면 일어나고 실패하면 또 연구해서 다시 하고, 꾸준히 해야 되요. 그래서 구경에는 목적을 이룬다. 목적지에 도달한다. 해탈과 열반을 증득한다. 업장을 소멸한다. 번뇌가 사라진다. 이것을 신해행증. 한문으로 말하면 그렇다.
우리가 수행을 할 때는 신해행증. 1_ 믿음. 2_법에 대한 바른 이해. 3_꾸준한 실천. 그리고 4_증득. 실제로 내가 그것을 체험해야 된다. 이루어야 된다. 그림의 떡이 돼서는 안 된다. 내 것이 돼야 된다. 그러니 우리가 이렇게 법문을 하는 것은 바른 이해를 가져오기 위해서다. 물고기가 낚싯밥을 물듯이 그거 먹으면 사는 줄 알고, 좋은 줄 알고 먹었다가 죽게 된다. 그런 길을 가서는 안 된다. 저게 낚싯밥이면 낚싯밥인 줄 알아야 되고, 저게 쥐약이면 쥐약인 줄 알아야 되고 그런 행위를 하면 나쁜 과보가 온다면 그걸 알아야 된다.
복을 받으려면 어떻게 어떻게 복을 지어야 되는지를 알아야 된다. 이치를 바르게 먼저 알아야 된다. 이치를 모르기 때문에 찾아 헤매게 된다. 이치를 바르게 알면, 여러분들은 부처님의 법에 대한 믿음이 생긴다. 또 부처님의 법에 대한 믿음이 있는 자는 이치를 바르게 알게 된다. 믿음이라는 것이 기도하면 복 받는다. 하는 그런 이치에 맞지 않는 믿음을 말하는 게 아니다. 콩 씨앗을 심을 때는 콩 싹이 튼다. 이런 믿음이 있어야 농부가 콩 씨앗을 심지. 씨앗을 심어도 날지 안 날지 모르겠다. 이러면 심을 리가 없지 않느냐.
그래서 이 믿음은 올바른 이치에 대한 믿음이에요. 인연과보에 대한 믿음, 인연 과보에 대한 올바른 이해, 인연 과보에 따른 실천, 이런 걸 말한다. 그러니 이런 날씨도 우리들에게 교훈을 준다. 이 말이오. 작년 같으면 이때 날씨가 따뜻했는데 올해는 왜 안 따뜻할까? 올해는 봄이 안 오나? 이런 게 의심이다. 의심. 믿지 못한다. 저 사람은 100일 기도하니까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얼굴이 환하고 저래 좋아지는데. 그래서 나도 따라 해 봤더니 좋아지기는커녕 나쁜 일만 더 생긴다.
그러면 나는 안 되나 봐. 기도해봤더니 아무 소용도 없더라. 영험이 없더라. 이렇게 의심이 생기고 못 믿는 불신이 일어난다. 그러니 그것은 사람에 따라 다르고 경우에 따라 다르다. 인연의 과보가 일어나는 것은 즉시 일어나는 것도 있고, 하루 만에 일어나는 것도 있고, 일 년 만에 오는 것도 있고, 10년 만에 오는 것도 있고, 다음 생에 오는 것도 있고, 몇 생을 지나서 오는 것도 있다. 은행에 저축을 할 때도 그렇다. 금방 찾아 쓰는 저축은 이자가 별로 없고 오래 있다 찾는 건 이자가 많다.
그러니까 좋은 인연을 지었는데 좋은 과보가 안 나타나면 뭐가 붙고 있다 지금? 이자가 붙고 있다. 좋은 일이에요. 장기 고리 저축이다. 이 말이오. 나쁜 짓을 했는데 나쁜 과보가 금방 나타나면 좋은 일이에요. 왜? 이자가 덜 붙고 나타나니까. 나쁜 짓 했는데도 나쁜 결과가 금방 안타나면 이생에 안 나타나면 좋아할지 모르지마는 다음 생에 지옥에 떨어져서 100배 1,000배 받는다. 그러니까 좋은 인연을 짓고 좋은 과보는 안 올수록 좋고, 나쁜 인연을 지었을 때 나쁜 과보는 빨리빨리 올수록 좋다.
이런 생각을 하면 사는 데 힘이 들겠어요? 안 들겠어요? 안 들겠지? 그런데 거꾸로 생각해. 자꾸. 그래서 나쁜 짓을 해놓고는 이자 붙여 받을라. 그러고, 좋은 일을 해놓고는 금방 까먹으려고 그러고. 그래서 박복한 중생이다. 이래. 으음. 도무지 복 받을 짓을 안 하고 복 까먹을 생각만 한다. 우리 이런 말이 있지 않습니까? 몸으로는 복을 많이 지어놓고 입으로 다 까먹는다. 이런 경우 있죠.
복을 지었으면 입을 꾹 다물고 좀 숨겨놔야 그게 나중에 이자가 붙어가지고 사람들한테 감동을 주는데, 복 조금 지어놓고 사람들이 ‘아이고 저 사람 착하다.’ 이래가지고 감동을 받으려고 하는데, 제 입으로 다 불어버리니까. 다 날아가 버리고 없다. 이 말이오. 그러니 봄도 마찬 가지오. 겨울이 이렇게 긴 것처럼 봄이 빨리 안 오면 여름도 늦어질 거 같죠? 그렇지 않습니다. 여름이 더 빨리 옵니다. 그러니까 좀 앞에 가 늦는듯하면 어때요? 뒤가 빨리 오는 거니까. 조금 늦고 조금 빠르고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그 뭐 벚꽃이 1주일 먼저 피면 어떻고 1주일 늦게 피면 어때요? 크게 보면 별 상관이 있어요? 없어요? 없어요. 그거 지어 놓은 복 올해 오면 어떻고 내년에 오면 어떻고 다음 생에 오면 어떻겠어. 어차피 내건 데. 그런 생각을 해야 되는데. 첫째 어리석은 자는 복을 짓지도 않고 복을 바라니 아무리 기다려도 복은 오지 않는다. 이런 얘기요. 2_조금 현명한 사람은 복을 지어놓고 금방 복 받으려고 한다. 그래서 제 것밖에 못 찾아 먹는다. 보살은 복을 짓고 받으려는 생각이 없다. 그래서 나중에 저절로 이익이 붙어서 많은 이자가 붙어서 폭포처럼 쏟아진다.
그러니 여러분들 이런 봄날에 놀기만 좋아해야 되겠어요? 농부라면 밭 갈고 씨 뿌려야 되겠어요? 밭 갈고 씨 뿌려야지. 봄날에 밭 갈고 씨 뿌리는 게 뭐냐? 바로 부지런히 수행 정진하는 거다. 봄날에 밭 갈고 씨 안 뿌리고 농부가 꽃놀이나 들놀이나 다니고 놀고 그러면 가을에 거둘 것이 없어지듯이 봄날에 수행정진 안 하고 좋을 때 수행정진 안하고 이게 내복인가? 야~ 참 내 복 받았다. 이러다 보면 나중에 쥐약 먹은 쥐처럼 고통을 호소하게 된다.
그러니 괴로움이 큰 사람은 괴로움에서 벗어나려고 부지런히 정진해야 되고, 즉 빚진 사람은 빚 갚으려고 부지런히 정진해야 되고, 또 지금 좋은 사람은 복 받았다. 하는 사람은 이것을 지속시키기 위해서 까먹어버리고 지옥에 떨어지지 않으려고, 빈털터리 안 되려고 복을 꾸준히 지어야 된다. 꾸준히 수행정진을 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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